2011.10월 27-30 일<창원 세계 아동문학 축전>이 창원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주최측으로부터 인형전 제의를 받았을 때 거절을 했었다.
8월 교보문고 , 9월 제물포 구락부, 10월 창원 전시까지 이어지면 내 몸이 망가질 것 같아서 였다.
게다가 이원수 선생님 작품도 새로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전시는 진행 되었고 열과 성을 바치기로 했다.
시사인 양한모 기자에게 방정환, 이원수 선생님 인형을 제작의뢰 했다.
"짧은기간 안에 해낼까?"나는 반신 반의 했고
남동생은 "기자는 마감을 목숨처럼 지키니까 걱정 말라"고 했다.
창원으로 내려가기 전 날, 자정 넘은 시간에 그가 인형을 안고 집으로 왔다.
양 기자가 케리커쳐 인형을 만드는 동안 .
나는 <고향의 봄> 인형을 만들었고.
남동생이 돌담을 쌓아주고 배경을 만들었다.
정선혜 선생이 시간 없는 나를 돕겠다고 돌멩이를 주워다 주었고,
김혜환씨가 천연 염색한 무명천을 보내주었다.
복숭아 나무는 유럽 여행 하느라 아버지가 만든 분재를 죽이는 불효를 저질렀는데 작품 속에 살려 놓았다.
밤샘 작업 끝에 가까스로 이원수 선생님의 작품이 마무리 되었고.
전시 오픈 전날 무진동 차량에 작품을 싣고 내려가 셋팅 작업을 했다.
작가는 작품에만 신경 쓰면 되고 전시 기획은 큐레이터의 몫이다.
미술관 큐레이터는 철두철미하게 작업한다.
작품 상태를 살펴보고 사진을 찍어둔 다음, 목록을 만들고 보험을 든다.
박스작업을 하고 작품 사진을 붙여둔다.
무진동 차량으로 이동 후 전시장에서 셋팅작업.
전시마감후 다시 집으로 운송해주고 작가 입회 하에 파손 작품이 있나 확인 후 돌아간다.
큐레이터가 있는 경우, 작가인 나는 강연 준비만 하면 되니 몸이 망가질리 없다.
이번 전시는 예산 부족이라니 몸으로 때울 수 밖에.
남동생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오후 10시 30분에 셋팅작업을 마쳤다.
‘2011 창원 세계아동문학축전’ 개막식
개막식에서 ‘제1회 창원아동문학상’ 시상을 했는데 김남중 씨가 수상을 했다.
김남중씨와 웅진 출판 이화정 사장님이 전시장의 첫 번째 손님이 되었다
전시는 성황을 이뤘다.
오후 1시 명곡여중에서 <꿈>이라는 주제로 '찾아가는 릴레이 특강'을 했다.
교감 선생님이 1학년은 '오리무중' 2학년은 '천방지축' 3학년은 '요조숙녀'라고 하셨는데
강연 전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을 때 학교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교실에서 강연을 듣던 학생들이 사인을 받겠다고 영어체험실로 몰려왔다.
"선생님, 짱 멋져요!"
"선생님은 너희들이 정숙해서 짱 예쁘다."
빈말이 아니었다.
나는 이미 학생들의 태도가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집중력이 좋고 반듯하다는걸 관찰했었다.
껄렁한 태도나 상스러운 말씨를 쓰는 아이들을 보지 못했는데
그것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했기 때문이다.
이벤트홀에서 초청작가 <책먹는 여우>의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사인을 받았다.
(가운데 있는 이가 최양숙 재미작가)
비어만은 마치 인쇄를 한 듯 책마다 일러스트 사인을 해주었다.
그렇게 하다 팔목 아파서 어쩔 셈이냐 했더니 트레이닝 되어서 괜찮단다.
다음엔 <책먹는 여우> 작품도 만들어야지.
둘째날은 창원 최고의 풀만호텔 주변을 탐색하는 여유도 있었다.
겔러리도 가보고 부대 시설도 눈여겨 보았다.
남동생은 정호승 시인이 초청강사로 오신다는 말에 정시인을 만날 겸 하루 더 봉사해주기로 했다.
전시장 안 부스를 돌면서 풀잎 메뚜기, 볏짚 말, 흙인형 만드는 법을 배웠다.
사인회를 끝낸 정호승 선생님을 만났다.
나는 작년 9월 헬렌 샤르보니를 만나러 부산 행사장에 갔다가 뵈었지만,
남동생은 신문사 근무시절 함께 일하던 정 선생님과 20년만에 조우했다.
동생은 선생님이 세월을 비껴간다고 놀랐고
정선생님은 동생 몸이 불었다고 놀랐다.
동생이 자신이 만든 <달님은 알지요> 세트를 설명했다.
남편은 홍대 공예과 전공이고 남동생은 그래픽 전공을 했다.
남편이 도와 주던 일을 동생이 발벗고 나섰는데 나는 동생이 작업을 할 때마다 놀란다.
톱질도 못해본 사람이 연장을 떡주무르듯 하니.....
셋째날, 명곡여중 교장 교감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유승규 교장선생님의 교육관은 '학생이 행복한 교육'이다.
두 분 국어과 선생님들 덕분에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순탄이 넘긴다면 더 바랄게 무언가.
아이들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데.... 사인하다 손목 부러졌다는 소리 못 들어봤으니 죽어라 사인을 해댔다.^^
입소문을 타고 일요일 까지 몰려왔는데 전교생이 다녀갔지 싶다.
드디어 전세버슥 도착하고 전국의 아동문학인들이 행사장으로 몰려왔다.
김문홍 선생님을 위시한 부산아동문학인협회원들이 당도하고.
박선미 선생한테 선물받은 책인형을 들고 소년처럼 활짝 웃는 배익천 선생님.
이벤트홀에서 작가 사인회를 하는 동안
특설무대에서 인사말로 개회를 하는 이상배 회장님,
전국에서 모여든 아동문학인협회원들의 가을 문학세미나가 진행되었는데
아마도 역대 최고의 참석률이지 싶다.
임신행 선생님과 창원대학 이창규 교수님
임신행 선생님은 전시 첫날부터 여러 차례 살펴 보시며 애로 사항이 없는지 신경을 써주셨다.
생전의 이원수 선생님과 각별하셨던 분이라 이번 전시를 무척 반가워 하셨다.
이번 행사는 이원수 선생님이 멍석을 깔아주신 것이나 다름없다.
계몽문학회 오순택 회장님이 문삼석 명예회장님을 모시고 관람을 하셨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도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하는데,
스테디셀러여야한다는 원칙이 있다.
<인형으로 읽는 동화 전>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기에
생명력있게 꾸준히 출판되고 있는 책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지금은 작품들을 우리 집에 전시 해놓은 상태라 박물관을 짓기 전까지는 많이 만들 수도 없다.
토요일밤 풀만호텔 만찬장에서 박완수 창원시장님의 환영인사로 아동문학인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여러 단체로 갈라진 한국아동문학계는 한국아동문학의 발전을 위해 정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축시 <앳된 마음 하나로>를 낭송하는 이상교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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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물 뚝뚝 둗도록 푸르른 것들은 모두 모여라.
우뚝우뚝 힘차게 자라려는 것들은 모두 모여라.
불꽃놀이의 불티처럼 휙휙 내닫으며
용솟음치는 용틀임 하나로
지금 아이인 아이들과 지금 어른인 아이들은
모두 모여라.
세계 아동문학의 새 물꼬가 시작된 곳, 창원!
우리는 갓 돋아난 엄마무 새순 같은 눈빛으로
세계 아동문학의 깃발을 추켜들었으니
나부낌은 그침없어라!
영원하라, 창원!
동요 메들리에 이어
할머니들로 구성된 아동극단의 <브레멘 음악대 >공연이 있었다.
어린이들의 동시낭송이 이어지고
작가들의 자작시낭송도 이채로웠다.
엉겁결에 인형전으로 고생했다고 불려지고
그 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북면 천마산 온천에서 밤드리 이어졌을 터....
나는 다음날 전시 일정을 마칠 때까지 매인 몸이라 동료들과 함께 못하고
풀만호텔 숙소에서 피곤을 풀었다.
전시 마지막날,
전시장을 빠져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한의원을 찾다가
일요일 이라는 말에 호텔로 가서 누웠다.
결국,<인형만들기 체험 행사>를 펑크내고...
대구에서 포항에서 온 독자들이 찾는다는 전화에 전시장에 나와앉았지만
몸은 천근만근 물먹은 솜뭉치였다.
자원봉사자들 도움으로 철수작업을 하는데 정 아무개가 나타나 거들었다.
그녀가 어깨를 주물러주면서 파주에서 열린 첫번 째 전시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했다.
인형전을 소재로 동화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맛난 저녁을 먹었다.
( 그러고 보니 끙끙 앓느라 점심도 거른 것이다)
작품을 실은 차량을 서울로 올려 보내고 까무룩 뻗어버렸다.
월요일 아침,
6일동안 머물렀던 컨벤션 센터를 등지고 혼자 씩씩하게 서울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삶이란 얼마나 많이 소유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감동하면서 살아가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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