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날씨가 흐리더니 차츰 개어 햇빛이 활짝난다.
안양천에 한번 나간다 했더니 집사람이 2~3일 비가 왔는데 어제도 나가더니 왜 또 가느냐며 나를 걱정하게 만드느냐고 말린다.
이제 비도 안오고 활짝 개었는데 뭘 그러냐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현관을 나선다.
계단에 매 논 자전거를 엘레베이터에 실고 내려간다.
이 건 재작년에 테니스장에서 운동하다가 회원들이 도림천에 놀러 나가자고 할 때 자전거가 없다고 했더니 회원 중 하나가 자전거를 좋은 것으로 바꾸며 쓰던 것을 집에 방치하고 있다며 가져온다 해서 끌고 나왔는데 그냥 쓰라고 하는데 양심상 그냥 쓸 수도 없었고 회원들이 12만원정도는 되겠다해서 12만원에 인수를 받아 가끔 이용을 한다.
"ALTON"이라는 상호에 T22EF라 써 있는데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
이걸 타고 한강에서 아라뱃길따라 김포터미널에서 인천터미널까지 두 번 가보고 한강 상류쪽으로는 조정경기장 좀 못미치는 곳까지 가봤다.
아라뱃길은 배는 전혀 볼 수 없고 자전거 타는 사람만 있고 물류창고는 도로를 이용해서 유지되고 있고 김포터미널과 인천터미널은 문이 굳게 닫힌 채 녹이 슬고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안전모도 없고 햇빛에 탄다고 복면 같은 것이 있어야 되는데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 지금까지도 구비하지 못했다.
10시쯤 자전거를 끌고 도림천을 들어서니 어제와는 달리 물이 빠져서 언제 비가 왔냐는듯하다.
페달을 밟아 달리다보니 바지가 체인에 가끔 걸린다.
추리닝을 입고 나올걸하며 후회를 한다.
다리 밑에는 아직 물이 덜 빠졌고 진흙이 튄다.
곳곳에 떠 내려가다 걸려있는 쓰레기더미들이 보인다.
신도림역을 지나 안양천으로 합류되는 곳의 다리밑에 펜스를치고 통행을 막고 있다.
못 간단다해서 할 수 없이 뚝위로 올라와 도림천을 건너보니 영등포쪽에서는 통행을 막고 있으나 구로구쪽에서는 막는 사람이 없길래 다시 도림천으로 내려가 신정교에서 다시 영등포쪽 안양천을 따라 오목교 목동교 양평교 양화교까지 왔다.
양화교 근처에 오니 아직 물이 덜 빠져 물살을 가르며 물위로 천천히 서행을 한다.
양화교를 지나 조금 더 가니 물이 깊고 주위 분간이 안되어 갈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한참을 들어갔다가 역시 되둘아 나온다.
자전거를 끌고 양화교위로 올라가려니 출입금지 줄을 매놨다.
고개를 숙여 빠져나와 자전거를 끌고 차도를 따라 한강쪽으로 가는데 보니 자전거 통행금지 표지판이 있었으나 무시하고 그냥 차도로 달리다 보니 한강하류쪽과 상류쪽 갈림길에서 하류쪽으로 달리다보니 한강으로 내려가는 길이 없다.
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놓고 가드레일을 넘어 가서 살펴봐도 뽀족한 방법이 없었다.
한강에는 물이 가득차있고 월드컵대교 공사현장이 보이고 멀리 하늘공원도 보인다.
자전거를 들고 가드레일 넘어 내려가자니 엄두가 나지 않고 설령 그렇게 내려갔다가 길이 물에 잠겨 있어 자전거를 탈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할 수 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 천천히 자전거를 끌고 올 수 밖에 없었다.
자동차들이 계속 밀려 온다.
역주행길이라 조심스럽게 갓길로 오면서 버스나 덤프트럭이 오면 멈추면서 겁을 먹은 채 천천히 오는데 뒤에서 자건거 두대가 나를 추월한다.
나도 용기를 내어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갓길을 역주행하며 간신히 빠져 나와 양화교에서 다시 아까 왔던 길로 내러가는데 올라오던 사람들이 물어본다.
그쪽으로 갈 수 있느냐고 멈칙거리고 있었더니 앞에 두 사람이 그 쪽으로 갔더니 갈 수는 있는데 도로가 물에 잠겨있어 자전거를 탈데가 없어서 그냥 왔다고 한다.
다시 안양천을 상류쪽으로 올라오다가
신정잠수교로 안양천을 건너다보니 쓰레기더미가 다리 양쪽 난간에 걸려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한강으로 말하면 잠수교에 해당한다.
평상시 와보면 다리 밑에 항상 잉어들이 있던 곳이다.
안양천은 안양시 광명시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구에 걸쳐있다.
양천구는 부자구라 그런지 시설이 영등포쪽보다는 더 좋아보인다.
물론 내 선입견인지는 모르겠다.
분주하게 쓰러기차와 살수차를 동원해 쓰레기를 한 데 모으고 쓰러진 화초를 일으키고 청소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주위에서 맹꽁이 울음소리가 시끄럽고 햇빛이 활짝 난 가운데 벌써 해바라기 코스모스도 피어있다.
비비추, 원츄리꽃, 꽃이 피지않은 목화도 보인다.
다시 방향을 안양천 하류로 향해 내려가니 역시 양화교에서 또 막힌다.
또 물에 자전거를 세운 채 아쉬움에 한참을 있었더니 자전거 한 대가 오더니 내 옷 뒤 쪽이 흙이 잔뜩 묻었다고 알려준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살펴보니 뒤쪽이라 잘 안보인다.
남이 알려줄 정도이면 꽤 많이 묻은 모양이다.
어차피 집에 가면 세탁을 할 껀데하며 자위해본다.
다시 안양천 상류로 방향을 틀어 페달을 밟는다.
집사람에게 문자가 왔다.
사진을 찍어 보내란다.
보냈더니 물이 많이 빠졌다며 안심이 된다고 답장이 온다.
역시 내 걱정해 주는 사람은 마누라밖에 없구나.
구로구 쪽도 물놀이장에 119소방차로 물을 빼고 급수차로 물청소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오금교를 지나 고척교 안양교를 지나 뱀쇠다리에서 안양천을 건너 광명쪽의 안양천을 따라 내려오다 다시 신정잠수교를 건너오는데 쓰레기더미가 아침에 본 그대로다.
다른 곳은 치우고 정리하느냐고 분주한데 왜 여기는 손도 대지 않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안양천에 걸쳐있는
신정잠수교의 쓰레기처리를 놓고 영등포구와 양천구가 서로 미루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돈들고 책임지는 일은 서로 미루는 것이 다반사이므로.
집에 와 보니 오후1시 .
운동화. 자전거. 옷도 진흙으로 흠뻑 뒤집어썼네!
첫댓글 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
창기 친구 고마워요~
창기친구..나는 서울 지리는 잘모르지만~ 왠지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를 얘기하느거 같애. 건강 건강하자구~~
자전거에 뒷편 흙받이를 달게나.ㅎ
졸필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가끔 소식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