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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선천성 근이영양증 한살배기 영인이 | ||
산소호흡기 없으면 숨도 못 쉬어 | ||
먹지도 못하고 몸도 못 가누고… 필리핀 이주여성 '애끊는 모정' | ||
지금 헬렌씨의 한 살 박이 아기, 영인이는 선천성 근이영양증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혼자서 숨을 쉴 수도 없습니다. 먹지도 못하고 몸을 가눌만한 아주 작은 힘조차도 없이 병실에 누워 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의 끈을 붙잡고 있는 영인이를 지켜보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너무나 큰 슬픔입니다.
지난 2003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여성인 헬렌씨는 작은 제조업체에 다니는 남편을 만나 두 딸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둘째 영인이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원인도 모른 채 근육의 힘이 자꾸만 빠져버리는 선천성 근이영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기의 웃음으로 행복해야 할 헬렌씨의 집은 이로 인해 슬픔과 한숨소리만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 신생아실에 한 달간 입원하면서 발생한 병원비만도 300여만원에 달할 정도로 의료비는 너무 부담이 됐습니다. 사회복지기관에 도움을 청해 의료비를 지원받기도 했지만 일부분만 해결됐을 뿐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헬렌씨가 믿을 곳이라고는 남편밖에 없고, 남편도 역시 영인이를 살리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해결책이 쉽지 않습니다.
주변의 복지기관 등에서 헬렌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도와주기 위해 서로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늘어만 가는 병원비를 해결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그냥 영인이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자꾸 스치지만 그럴 때마다 엄마, 아빠를 걱정이라도 하는 듯 방긋방긋 웃는 영인이의 얼굴을 보며 마음을 다 잡고 있습니다.
영인이의 언니는 이제 4살. 동생과 같이 놀고만 싶은 언니는 병실에 있는 동생의 볼에 "어서 나아서 같이 놀자. 언니가 호∼해줄게"라고 속삭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큰 눈망울에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밤마다 눈물로 지새며 영인이가 하루라도 빨리 우리 곁에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헬렌씨의 손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김나영·부산 동래구 명장1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550-4913. ·지난 22일자 현숙씨 이야기 56명의 후원자 269만5천780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9월 1일자 이말숙 할머니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총 44명의 후원자로부터 모아진 177만6천원의 성금은 할머니에게 전달됐습니다. 이후에도 반찬 제공, 목욕봉사 제안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사연이 소개된 지 사흘이 지나 경남 김해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독자는 병원비를 받지 않고 무료로 할머니를 입원해 치료해주겠다고 제안한 뒤 구급차까지 보내줬습니다. 현재 할머니는 이 병원에 입원해 깨끗한 환경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보내준 후원금은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할머니의 기저귀 구입비용으로 소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받게하고 싶었던 초로의 아들은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