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예술제 창시한 파성 설창수(34)
파성이 김동렬과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파성이 쓴 희곡 <동백꽃 다시 필 때>를 무대에 올리던 그 무렵이었다.이 작품을 순회 공연하던 때는 1946년 겨울이었다. 내고(乃古) 박생광(朴生光)의 소개로 한 음식점에서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김동렬은 파성의 첫 인상을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 초면에 귀를 덮은 장발이 인상적이었고 훤칠한 용모와 열정적인 눈빛, 조리있는 달변에 단박 매력을 느꼈어요. 그 역시 내가 문학에 뜻이 있고, 또한 왜정때 옥고를 겪은 사실을 알고는 손을 잡으며 함께 일해 보자고 말했지요."
여기서 잠시 김동렬의 아들 김위찬 교수, 아버지 손을 잡고 존경하는 파성 어른에게 가 인사 드렸던 김동렬의 둘째 아들에 대해 살펴보고 넘어갈까 한다. 김위찬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영학자로 최근 노벨상 경제학 분야에 후보로 추천되었고, 경제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의 모임에서 노벨상 수상 대상 후보군에서 뽑는 인기 학자 그랑프리를 받았다. 김교수가 경영학자로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 후보가 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학문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이 소통하는 계기가 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김위찬 교수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1월 동료인 르네 마보안 교수와 함께 낸 < 블루 오션 전략 > ( BLUE OCEAN STRATEGY )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출판 1개월만에 전미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하버드 출판사 역사상 최다인 25개 언어권 100여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단번에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올라 전공을 초월하여 선풍적 인기를 끌었었다.
기업인들은 물론 정치가, 군사전략가들로부터 동네 슈퍼 주인들에 이르기까지 블루오션이라는 말을 예사로 쓰고 있음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대학에서는 도서관 이름을 ' 블루 오션 '이라 쓴 바 있고 잠재적 대권 후보들도 이 말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위찬 교수가 내세우고 있는 ' 푸른 바다 전략 '이란 유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핏빛 바다 ( 레드 오션, 현실 시장 )를 넘어 경쟁이 필요없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말한다. 김교수는 블루 오션에 닿기 위해서는 회사의 비용을 낮추면서 동시에 구매자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 해서 첨단 기술과 경영 혁신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교수는 첨단 기술이 없이도 성공에 이를 수 있는 수많은 사례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것은 전세계 30여개 산업분야 108개 기업에 대한 연구와 100년 이상 축적된 역사적인 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런 데서 경영인이나 기업가들이 김교수의 가치 혁신 이론에 열광하게 된다 할 것이다.
김위찬 교수는 '경영 구루(guru)'라 불린다 '구루'는 원래 힌두교의 지도자를 뜻하는데 '존경할 만한 큰 스승'을 지칭할 때 쓰인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피터 드러커가 구루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김교수는 산청에서 출생하고 진주고교(40회)를 졸업했고 서울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를 받고 이어 미쉬간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유럽 구주 공동체가 운영하는 프랑스의 인시어드(INSEAD) 경영 대학원 교수로 있으면서 싱가폴 경제자문 위원장 (역임), 말레지아 경제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번 아세안 회의에서 아세안과 무관한 김교수가 사회봉을 잡은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라 할 것이다. 지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김교수를 각별히 바라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산청 신등고등학교에서도 김교수가 고향 신등에서 방위로 근무하고 있을 때 잠시 영어를 가르쳤던 일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 소문 또한 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