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년 때 찬양단에서 얼마 동안 활동했었다. 그 때는 서울 용산에서 중앙 대학교 병원으로 매 주 토요일 새벽에 가서 병실 복도 이곳 저곳에서 찬송가를 불러 주었다. 기타를 아주 약하게 치면서 찬송가를 4부로 부렀다. 물론 나는 테너 였다. 가끔 기타도 쳤다. 찬양이 다 끝나면 아침 7시 30분 정도 되었다. 다 마쳤을 때 다들 찬송가를 많이 불러서 허기가 졌다. 아침 찬양이 끝나면 가끔 병실에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고맙다고 준 얼마의 돈과 돈이 좀 있는 대학생 형들이 가끔 보태는 돈으로 곧장 싼 가격에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으로 달려 갔다. 나는 오징어 덮밥과 순두부 찌개를 자주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따라 시켰다. 예전에는 김밥 천국이 없었다. 그 때 그 집은 그런 비슷한 집이었다. 찬송을 많이 부르고 배고픈 중에 먹는 아침은 정말 맛있었다. 그런 맛으로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토요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 찬양을 나갔는지 모른다.
이제 내가 교회의 리더가 되고 나니 심야 기도회를 마친 어린 찬양 대원들을 맨 입으로 돌려 보내기가 뭐하다. 그래서 장년 성도들은 더 기도하라고 교회에 놔 두고 이 아이들을 데리고 때로는 롯데리아, 때로는 이렇게 스쿨 피자, 때로는 심야에도 영업을 하는 자장면 식당으로 데리고 간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이 아이들의 머리 속에 넣어주기에는 음식을 나누는 것이 딱 안성맞춤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