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그림의 이해
- 정병삼 숙명여대 한국사학과 교수
출처:이재윤의 불교교양강좌
차 례
1. 절과 그림
2. 부처의 모임
3. 붓다의 삶
4. 정토와 지옥
5. 가르침의 바다
1. 절과 그림
우리가 절을 찾으면 법당마다 여러 가지 불화들이 걸려 있다. 그러나 불화가 기억에 남는 일은 그다지 흔치 않다. 으레 법당에 걸려 있는 것으로 무심히 지나치고 말기 때문이다. 불화의 내용을 알고 절을 찾으면 전혀 다른 생각으로 순례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가르침은 경전에 있는데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으로 헤아려지는 경전은 많기도 하다. 그중 어떤 것을 보아야 할지 가름하기도 어렵고 그걸 알아도 막상 경전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 대신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걸어두면 사람들이 한눈에 보고 금방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경전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사실적으로 그려낸 변상도(變相圖)가 많이 그려졌다.
○용도에 따른 분류
장엄(莊嚴)용 불화- 후불탱화 후불벽화 단청 벽화
교화(敎化)용 불화- 本生圖 佛傳圖, 팔상도(八相圖), 지옥변상도(地獄變相圖),
미타내영도(來迎圖), 영산회상(靈山會上), 經變相圖, 寫經變相
예배(禮拜)용 불화- 후불탱화 掛佛畵
○불화의 삼단(三段)배치
上壇幀: 佛菩薩
中 壇: 神衆- 四天王 八部衆 帝釋 梵天/ 十王/ 三藏菩薩(天藏 地持 地藏)/
七星 山神 獨聖
下 壇: 靈壇- 甘露幀
○전각에 따른 불화의 종류
대웅전(大雄殿): 영산탱(靈山幀) 협시 문수 보현 2보살/ 문수 보현 미륵 관음 약왕(藥王) 묘음(妙音) 상정진(常精進) 무진의(無盡意)의 8대보살/ 10대제자 4천왕 8부중 교화성중(聖衆)
대웅보전(大雄寶殿): 석가 약사 아미타불의 삼계불(三界佛), 연등 석가 미륵불의 삼세불(三世佛)
대적광전(大寂光殿; 비로전毘盧殿 대광명전大光明殿): 비로자나탱 문수 보현
삼신불탱(三身佛幀)- 비로자나 노사나(盧舍那) 석가불.
극락전(極樂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미타전彌陀殿): 미타탱 관음 세지/ 관음 세지 문수 보현 미륵 지장 제장애(除障碍) 금강장(金剛藏)의 8대보살 아미타불- 설법도나 내영도(來迎圖; 극락으로 영접해 들이는 모습) 관경(觀經)변상도: 석가의 설법 모습(序分)과 극락왕생을 위한 수행 방법(16觀)
약사전(藥師殿): 약사탱 일광(日光) 월광(月光)보살 12신장
미륵전(彌勒殿): 미륵탱 미륵보살이 설법하는 도솔천궁/ 용화수 하생하여 중생 제도
팔상전(八相殿): 후불탱과 팔상탱
응진전(應眞殿): 후불탱과 16나한도
관음전(觀音殿; 원통전圓通殿): 관음보살, 문수전(文殊殿): 문수보살, 지장전(地藏殿)명부전冥府殿): 지장탱과 시왕탱(十王幀), 삼장탱(三藏幀), 시왕 중에 염라왕만의 현왕탱(現王幀).
감로탱(甘露幀): 지옥과 사바 세계와 부처의 세계. 如來像 盛飯 遷度齋 餓鬼 生活相 極樂接引
삼성각(三聖閣): 독성 칠성 산신. 전통신앙의 산신을 모신 산신탱(山神幀)/ 도교의 수명신인 칠성신을 불교적으로 수용한 칠성탱(七星幀)/ 석가의 수기를 받아 천태산에서 수도하면서 부처의 열반 후 중생 제도를 기다리는 빈두로(賓頭盧) 혹은 나반(那畔)존자의 독성탱(獨聖幀)
2. 부처의 모임
主尊/
4方佛/
10弟子/
6菩薩/
4天王/
8部衆/
2天/
4帝/
奏樂/
聽衆/
比丘/
供養床
대웅전 법당에는 영산회상을 주재하는 붓다를 중심으로 온 대중이 모여 장엄한 회상을 이루고 있다. 정갈하게 세상의 크나큰 이치를 깨달은 붓다는 45년 동안 사람들에게 그 진리를 설파하였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뭇 대중들에게 설법을 했지만 그중에도 가장 즐겨 설법한 곳이 영취산이고, 그 성대한 자리를 그림으로 옮긴 것이 영산회상이다. 그러니 영산회상도 안에서는 붓다의 설법이 직접 이루어진다. 그런 만큼 장엄과 감동이 충만한 자리이다. 아래쪽에서 법을 청하는 비구의 파르라니 깎은 뒷머리가 수도자의 경건한 자세로 보는 이의 옷매무새를 추스리게 한다. 맑은 물과 향과 꽃으로 꾸민 정갈한 공양상을 앞에 두고 붓다는 제자의 청을 들어 진리를 설한다. 중생을 널리 구하려는 붓다의 마음은 자비로운 얼굴에 넘쳐흐른다. 그래서 이 영산회상에서는 중앙의 붓다와 중간의 제자들과 아래쪽에 자리잡은 중생들이 그림의 내용을 이끌어 가는 중심 인물이 된다. 윗부분의 분신불이나 좌우로 화려한 천의를 입은 문수 보현을 비롯한 보살들 그리고 주악천인과 동자와 불법을 수호하는 선신들은 이 장엄한 회상의 보조자이다.
3. 붓다의 삶
붓다의 생애를 한눈에 보여주는 팔상전에는 불화가 가지는 교화적인 뜻이 가장 잘 드러난다. 무수히 많은 공덕을 쌓아 금생에 가비라국 왕자로 태어나 출가하여 6년 동안의 힘든 수행 끝에 큰깨달음을 이룬 붓다. 그 영원한 진리의 가르침을 중생들에게 설하여 깨달음으로 이끌고자 이곳저곳을 찾아 뭇 대중들을 45년 동안 교화하고 고요히 열반에 들 때까지의 생애가 여덟 폭 팔상탱에 감동적으로 나타난다. 한 폭 마다 여러 장면을 나누어 그려 유심히 살펴보면 한 마당에 붓다의 생애를 모두 담아낸 것을 읽을 수 있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그대로 살면서 인간을 넘어서는 크나큰 길을 열어 보인 영원한 스승의 자취. 팔상탱은 인간적인 감성과 성인의 위대함이 서로 교차하며 장면마다 의미 있는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1 도솔래의(兜率來儀) 天宮 淨飯王摩耶
2 비람강생(毘藍降生) 降生 灌水 獅子吼 還宮 初面父子
3 사문유관(四門遊觀) 夫人來見 東 西 男 北
4 유성출가(踰城出家) 踰城 車匿離別 還宮 空席
5 설산수도(雪山修道) 剃髮 苦行 宮供養物 沐浴 乳粥
6 수하항마(樹下降魔) 獻草 乳粥 魔王出戰 攻擊 變身 敗退 悟道
7 녹원전법(鹿苑轉法) 金剛戒壇 五比丘說法 祇園精舍 幼兒施土 說法
8 쌍림열반(雙林涅槃) 弟子嗚咽 禽獸慟哭 槨示雙趺 現七佛 三昧火 分舍利
4. 정토와 지옥
○극락으로 가는길
관경(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변상도: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한 곳에 집중, 16가지 관법(觀法)
중앙에 석가 중심으로 10대제자 16성중 6대천왕 등 무수한 성중(聖衆)이 둘러싸고 있는 정토, 그 아래 3단에 상품(上品) 중품(中品) 하품(下品)에 각각 상생(上生) 중생(中生) 하생(下生)으로 나뉘는 9품 중생을 상배관(上輩觀) 중배관(中輩觀) 하배관(下輩觀)으로 묘사한다. 상부에 1 일상관(日想觀), 왼편으로 2 수상관(水想觀) 3 지상관(地想觀) 4 보수관(寶樹觀) 5 보지관(寶池觀) 6 보루관(寶樓觀) 7 화좌관(華座觀), 오른편에 상상관(像想觀) 9 진신관(眞身觀) 10 관음관(觀音觀) 11 세지관(勢至觀) 12 보관(普觀) 13 잡상관(雜想觀)
○감로탱(甘露幀)
진리의 현장인 영산회상 앞에서도 우리는 닥쳐올 지옥을 걱정한다. 실상 우리보다 더 시급하게 지옥을 걱정해야 하는 쪽은 벌써 돌아간 부모형제이다. 선행은 선행대로 그렇지 못하면 그런 대로 사후의 세상은 걱정거리이다. 돌아간 분을 위해 자리를 마련한다. 적어도 칠칠재와 소상 대상에는 정성껏 음식을 마련하고 재를 올린다. 감로탱 앞에 서면 현세의 잘잘못이 모두 드러나는 듯하다. 감로탱은 아래쪽으로 세상 모르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현세 사람들의 온갖 모습과 그들 중에 지옥에 가서 받을 고통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상단부에는 이와 대조적으로 지장보살의 원력으로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불보살이 한 무리를 이룬다. 죽음 앞에서 모두는 경건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의 자리를 갖는다. 그리고 우리는 망자가 행여 저질렀을지 모르는 잘못을 죽음의 길에서 참회할 수 있도록 성대한 공양상을 차리고 범패와 바라춤이 어우러진 작법 의식을 올린다. 남은 자들의 이러한 공덕으로 망자는 아귀 다툼의 지옥을 벗어나 극락에 오르는 것이다.
○지장탱(地藏幀)과 시왕탱(十王幀)
대웅전을 나와 지장전에 오르면 지옥과 이 세상은 더욱 가름 없이 서로를 넘나든다. 염라대왕을 비롯한 시왕상들의 표정은 무섭기보다는 인자롭기까지 하지만 시왕 뒤에 있는 시왕탱에는 온갖 지옥들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여기에 묘사된 지옥은 우리가 알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 이 불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우리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갖가지 고뇌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옥에 가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을 불러내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끄럽지 않는 떳떳한 행동만이 최선의 길이다. 살아 있는 사람이 우선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지장전에 들어가서 먼저 돌아간 사람이 행여 지옥에 떨어지지 않았나를 살펴보고, 그의 영혼을 건져 올려 구제하는 천도재를 뜻한 대로 베풀 수 있을 것이다.
지장탱- 지장과 도명(道明)존자 무독귀왕(無毒鬼王)의 삼존, 제왕형의 시왕, 사명(司命) 사록(司錄) 구생신(俱生神), 아래쪽으로 귀왕(鬼王) 옥졸(獄卒)과 판관(判官) 사자(使者) 시립
제1 진광(秦廣)대왕 철상(鐵床)지옥
제2 초강(初江)대왕 박피(剝皮)지옥
제3 송제(宋帝)대왕 발설(拔舌)지옥
제4 오관(五官)대왕 확탕( 湯)지옥
제5 염라(閻羅)대왕 대애지옥 지옥의 왕, 업경(業鏡)으로 현세에서의 일체 행위를 재판
제6 변성(變成)대왕 도산(刀山)지옥
제7 태산(泰山)대왕 거해(鋸解)지옥 망자의 선악 기록
제8 평등(平等)대왕 중합(衆合)지옥 팔한(八寒) 팔열(八熱)지옥 죄와 복을 정함
제9 도시(都市)대왕 한빙(寒氷)지옥
제10 오도전륜(五道轉輪)대왕 흑암(黑暗)지옥 중생의 번뇌 다스려 육도 중에 태어날 곳 결정.
○신중탱(神衆幀)
신중들이 후불탱의 한 부분이 아니라 독립된 존재로 그려진 것이 신중탱이다. 제석(帝釋)과 범천(梵天) 그리고 동진(童眞)보살로 불리는 위타천(韋馱天)이 하나 아니면 둘 또는 셋이 여러 권속과 함께 한 불화에 등장하여 신중탱의 다양한 형태를 이룬다.
범천(梵天)은 힌두에서는 우주를 창조하였다는 최고신. 제석천(帝釋天)은 인도의 무용신(武勇神)인 인드라, 삽십삼천이라고도 하는 도리천( 利天)의 주재자로서 수미산 정상에 머무르면서 세상을 수호. 위타천(韋馱天)은 사천왕 중의 증장천이 거느린 8대장의 하나, 사천왕의 32대장을 대표하는 수령으로 어려서 동진(童眞) 출가하여 청정한 범행(梵行)으로 오로지 불법 수호를 위해 진력, 동진보살이라고도 함. 신중탱은 단독탱, 범왕제석탱, 천룡팔부탱, 39위신중탱, 104위 신중탱 등.
신중탱에는 주 신중 외에 일궁천자와 월궁천자 및 천동(天童)과 천녀(天女), 그리고 사람들에게 복을 주는 복덕대신(福德大神), 계를 받은 사람들을 옹호하는 호계대신(護戒大神), 도량을 청정하게 하고 지키는 도량신(道場神), 가람과 대중을 수호하는 가람신(伽藍神), 산의 신인 주산신(主山神), 부엌의 신인 조왕신( 王神), 비를 내리게 하는 용왕신(龍王神) 같은 토속신도 있다.
○사천왕(四天王)과 팔부중(八部衆)
사람들이 사는 곳은 수미산 기슭에 있는 4대륙 중 남 염부제(閻浮提), 수미산 중턱에 사천왕이 머무르는 사천왕천(四天王天)이 있고, 그 바로 위 하늘로 수미산 정상에 있는 제석천이 주재하는 도리천( 利天, 三十三天)이 있다.
사천왕은 제석천을 도와 불법을 수호한다.
동방 지국천(持國天) 제두뢰타(提頭賴 , Dh ita-r ra)천왕, 건달바와 비사사 시종, 비파
남방 증장천(增長天) 비루륵(毘樓勒, Vir haka)천왕, 구반다와 벽려다, 칼
서방 광목천(廣目天) 비루박차(毘樓博叉, Vir p ksa)천왕, 용과 부단나, 용
북방 다문천(多聞天, 毘沙門天) 비사라바나( 舍 婆拏, Vai rava a)천왕, 야차와 나찰, 보탑
팔부중(八部衆)은 사천왕에 버금가는 수호중
불 팔부중(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과 사천왕 팔부중
5. 가르침의 바다
사경(寫經)을 제작할 때 첫머리에 경전의 내용을 압축하여 그린 변상도. 목판에도 변상도.
경전 변상도들은 단 한 장면으로 경전의 도입을 훌륭히 이루어내기 위해 대체로 설법상을 그리거나 보다 구체적인 경전 내용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엄경(華嚴經)변상도
(7처9회/ 80권)/
법화경(法華經)(7권)/
은중경(恩重經)(10重大恩)
관음경(觀音經):
응신도(應身圖)
- 32응신(應身)
구난도(救難圖)
- 20 고난구제
칠난(七難)
삼독(三毒)
구자녀(求子女)
[출처] 절 그림의 이해|작성자 향수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