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연관성이겠지만, 책을 읽다 노자의 글귀가 눈에 들어와 페북에 옮겨 적으며 문득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가 생각났습니다. 우선 노자의 말은 이렇습니다.
노자 왈 "우리는 그것을 바라보지만 그것을 보지 못하고 우리는 그것을 '한결같은 것'이라고 명명한다. 우리는 그것에 귀기울이려고 하지만 그것을 듣지 못하고 '들을수 없는 것'이라고 명명한다. 우리는 그것을 붙잡으려고 하지만 붙잡지 못하고 그것을 '포착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명명한다."
저번주 응팔이 14회를 보면 덕선이가 택이에게 "내가 너에 대해 모르는게 뭐가 있냐!"하며 택이를 바둑밖에 모르는 놈(?)으로 확신합니다. 사실 소실적 상대 이성에 대해 이런 오해 한번 다 해 보셨죠. 결국은 "너 변했어"하며 이별의 원인을 상대 탓으로 돌리며 위안을 삼고는 했죠.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 <봄날은 간다> 속 상우가 은수를 향해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며" 자신과 다르게 변한 은수를 향해 뱉은 외마디 비명은 이런 맥락일테죠. 은수는 애당초 은수 자신이었으니. 헤어자는 말을 하는 은수나, "라면 먹고 갈래요?"라고 말한 과거의 은수나 변한건 없죠.
여하튼 저는 덕선이의 이 말을 들으며 결국 덕선이가 바라본 택이는 택이 자신이 아니었으며, 덕선이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떠보는 정환이 또한 온전한 정환이가 아닐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진정으로 덕선이를 사랑하는 이는 덕선이에 관해,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는다 하고,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남들이 귀기울이는 것을 들으려 하지 않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정환이가 덕선이의 짝이 또는 최후(?)의 승자가 될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별것도 아닌 시덥지 않은 얘기를 길게했네요.
연말이라 그런지 저녁 강남역은 좋군요.ㅋ
그나저나 다들 응팔이 보시죠?ㅋㅋ
첫댓글 저는 정봉이가 맘에 든다고 동문서답을 ㅋㅋㅋㅋ
강동원 패러디 장면은 원본을 뛰어 넘을 정도였죠.ㅋㅋ
@윤정현 오늘은 시가 패러디네요 옷차림 본 순간부터 꺄하하하하하하 빵터졌어요 ㅋㅋ
@이나리 저도 노란 니트와 털모자를 보는 순간..설마 설마했는데...ㅋㅋㅋㅋ 제가 보기엔 거사 후 떨어지려했는데, 무게중심이 무너져 못 그런듯..하하!!!
내가 아는 어떤 여성도 정봉이가 좋다고.....ㅎㅎㅎ
택이가 생활력이 없어 보여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요즘 보니까 나름 씩씩하고 솔직하고 괜찮네요. 그래도 정환이와 연결되겠죠?
그런데 정현샘의 노자 왈은 지리에도 통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것에 귀기울이려고 하지만 그것을 듣지 못하고 '들을수 없는 것'이라고 명명한다. 우리는 그것을 붙잡으려고 하지만 붙잡지 못하고 그것을 '포착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명명한다."
우리는 지리를 잘 알고 있는 걸까요? 지리는 한결같은 것일까요? 사회구성적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인 거고, 늘 바뀌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