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와 테니스 이야기]
어제 탁구클럽 개업식에 갔는데, 실업선수와 대학선수와 인천코치 등이 총출동해서 화려한 게임들을 보여주었다.
뭔가 하나라도 배우려고 눈이 뚫어져라 지켜봤는데, 공과 선수들 움직임이 하도 빨라서 종종 시선을 놓치곤 했다. TV나 유튜브에서 보는 것과 달리, 숨가쁜 호흡 소리와 공의 타격 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러면서 오래전 올림픽경기장 국제테니스대회 경기를 관람객이 거의 없는 예선 경기를 2층 관람석에서 관람했던 추억을 상기했다. 마치 대포음 소리 같고 번개치듯 순식간에 벌어지는, 눈이 쫓아가지 못하는 장면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중 인상에 깊이 남아 있는 장면 하나는, 왼쪽 선수가 퍼스트 서비스를 넣었는데, 오른쪽 선수 라켓이 그 공을 받아치면서 라켓이 360도 휙 비틀려 돌아갔던 장면. 공은 너무 빨라 못 보았고 빵~ 하고 경기장을 울리는 소리와 라켓 돌아가는 모습만.
테니스 라켓 종류는 여러 종류지만, 타격 존이 작은(좁은) 것과 넓은 것 두 종류로 크게 분류할 수 있는데, 선수들은 주로 전자를, 그리고 아마추어나 발리(볼리) 중심의 복식 선수들은 후자를 선호. 그만큼 공을 쫓는 눈의 속도가 차이가 난다는 뜻. 라켓이 뒤틀렸다는 것은 타격 존 안에 정확히 들어가지 못했다는 뜻.
내가 봤던 그 경기 장면에서 그때의 공의 속도는 대략 시속 200km 정도였다고. 그 정도로 어제 탁구클럽에서 현역 선수들의 타구 속도는 눈으로 쫓기 어려운 속도감이 있었다. 게다가 그걸 또 받아쳐서 때린다.ㅋㅋ
역시 여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탁구의 길은 멀고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 오후, 시크해보이지만 잘생기고 친절한 박사범이 부인과 함께 체육관에 들렀기에 잠시 레슨을 청했다. 흔쾌히 응해주는 박사범. 호칭이 애매해서 그냥 내맘대로 박사범이라 부른다.
그동안 내 포핸드는 거의 완벽하다고 자만했는데, 단 5분만에 깨졌다. 무엇이 문제인 지 친절하고 세심하게 설명해주는데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동안 지도 받았던 다섯분의 코치님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주셔 제잘난 맛으로 나름 거드름을 피웠는데, 쪽팔리게 됐다.
역시 탁구의 길은 멀다고 다시 느꼈다. 미세한 부분까지 들어가면 허점들이 너무나 많은 거다.
더불어 쇼트의 문제점도 지적 받았는데, 이것도 역시 지금까지 내 쇼트가 허당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ㅋ
저녁 먹으러 간다기에 어디로 가냐 물었더니 왕뼈감자탕 먹을 거라고. 레슨 지도도 진심 고맙게 받았는데, 전에도 드라이브와 연결하는 시스템 하나를 얻었고, 그래서 밥을 사야 되는데, 요즘 지갑이 가벼워져 마음 속으로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탁구의 길이 너무 멀어보이는데 그만 둘까? 그냥 여기서 만족할까?
그런데 3일 전 박사범이 또 해준 조언이 있다. 복식 파트너를 구해서 복식 시합에 나가 보라고. 솔깃했다.ㅋ
어쨌거나 3일 연속 개안에 개안을 거듭했다.^^
kjm / 2024.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