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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맛집 스크랩 [다시쓰는 제주맛집] 그때그맛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236 13.09.28 10: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제주에서 성산가는 길은 크게 해안을 따라 가는 방법과 중산간을 거쳐가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중산간을 거쳐 가는 길을 좋아합니다.  대천동에서 송당방향으로 가다가 나오는 삼거리에서 성산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지점부터 보이는 오름들의 향연은 정말 아름다움 그 자체거든요.  그 길은 여름이건 겨울이건 그 때마다의 매력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성산에 도착하면 참 많은 것들이 아쉬워집니다.  국내외 프렌차이즈 까페가 전부 들어서버린 성산일출봉의 부근의 광경과 번잡하게 드나드는 버스들, 그리고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들려오는 중국말과 무질서함..  그리고 결정적으로 즐겁고 맛있게 먹고 나올만한 식당이 없다는 점!  제주살이 10년차를 넘긴 어떤 지인은 일이 있어 성산에 와서 점심을 먹다가 식당의 무성의함과 맛없음에 화가 나서 주인을 불러다가 따지기까지 했다더군요.  그만큼 성산은 맛집의 불모지입니다.  물론 여러 방송에서 성산의 음식점들을 취재해가곤 했지만 그것이 맛집의 증거일 수도 없고, 저 역시도 그리 자세하게 성산을 돌아다녀본 것은 아니어서 확답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여튼 성산은 제주사람들에겐 그저 관광지일 뿐, 한번쯤 찾아가 맛있는 것을 먹어볼 수 있는 동네는 아닙니다. 

 

  그렇게 성산은 먹을만한 데가 없나보다 하며 다니던 중, 아내의 촉에 들어오는 집이 하나 있었으니, 오름사이길을 따라 성산방면으로 오며 만나는 금백조로 한 켠에 조그마한 식당이 종종 회자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주차장이 마땅하지 않아서도 그렇겠지만, 다니다보면 종종 차들이 그 앞에 서 있어서 무슨 맛집인가 싶은 의문이 들기도 했던 생각이 나네요.  이름도 '그때그맛'이라니 그닥 관심을 가질만한 식당이름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촉에 들었으니 안가볼 수가 없었죠.  그리고 무난한 맛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두 번인가 방문했었습니다.  가격도 나름 착하고 메뉴도 납득이 갈만한 정도여서 일단 국밥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밥과 고기국수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반찬도 무난하고 나름 손맛도 있더군요.  저 땡초는 어디가나 빠지지 않는 찬입니다.

  국밥이 나왔습니다.  제대로 만든 찰진 순대가 인상적입니다.  맑은 국물같지만 안에 다대기가 숨어있습니다.

  잘 섞어주면 순대와 함께 고기들이 듬뿍 들어있고 다대기에 국물도 빨갛게 변합니다.  돼지냄새 없이 나름 진하고 담백한 국물이 아주 좋았습니다.  제 입맛엔 약간 싱거운 듯 하여 새우젓을 조금 넣었습니다. 

  이건 두번째 방문에 따로국밥을 주문해본 건데 내용물이 머릿고기에 당면 콩나물 등등이 들어가 있네요.  해장으로도 좋겠죠? 

  고기국수는 국물의 진하기나 고기의 모양으로 봐서도 제주시내의 국수거리의 여느 고기집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김이 듬뿍 들어가는게 특징적이랄까요?  국물이 좀 더 진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집은 나름의 손맛이 있고 동문시장 순대국밥같은 깊은 내공은 없어도 중간이상의 맛을 지니고 있다 생각됩니다.  만족스러운 것은 제대로 된 순대가 많이 들어가고 고기등의 내용물이 질적으로 매우 좋았다는 것입니다.  한낮에 막걸리 한 잔과 함께 하면 아주 좋을, 한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집이랄까요?  상대적인 이유겠지만, 그닥 갈 곳없는 성산부근에서 이 정도의 식당을 찾았다는 것도 무척 만족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성산을 오가는 일이 생기면 한동안 이 집은 꼭 들리게 될 듯한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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