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06. 아마데오의 우리 집
한 달만에 돌아왔다.
그동안 확 달라진 날씨가 아직도 익숙지 않다.
4월과 5월은 이 나라 최고의 건기이자 제일 더운 여름이다.
그간에도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나보다. 잔디가 마르고 땅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다.
그렇지만 현관 앞에 아직은 불 타듯 붉은 빛으로 실하게 피어 있는 표인세츄아꽃이 화려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 새 잭푸릇도 여러개가 달려 있고 지난 번 자루로 씌워주었던 열매는 벌써 자루가 가득차게 엄청 커졌다.
올 해는 우리 정원에도 망고가 꽤 달렸다.
산톨나무 꽃은 요즘이 만발이다. 8월 쯤이면 그 열매가 엄청나게 떨어질 것이다.
여전히 아침이면 형언할 수 없는 각종 새 소리들이 들려오고 이름 모를 꽃들이 여기 저기 또 새롭게 피어서 눈길을 끈다.
우리가 없는 한 달 동안 Milla는 꾸준히 출근을 해서 집을 보살피고 이불과 침대커버는 물론 매트리스 커버까지도 모두 세탁을 해서 깨끗하고 단정하게 손질해 놓았다.
아래층 거실에 격자 무늬의 문짝 두 개를 떼어서 새로 사온 한지로 발라 놓았다.
아늑하고 환하다. 아주 새로운 분위기이다.
이 층의 옆면 넓은 벽엔 역시 이 번에 새로 사온 큰 세계 지도와 필리핀 지도를 나란히 붙여 놓았다.
우리도 심심하면 한 참씩 들여다 보는데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마다 벽에 다가서서 뭔가를 열심히 찾아본다.
"지난 번엔 여길 갔었지." " 여기를 한 번 가 보고 싶어."
손가락으로 짚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또 꿈을 꾼다.
재래시장에 들러 정말 푸짐하게 과일을 사 들인다.
너무나 달고 큰 수박이 우리 돈 5천 원도 안 된다. 토마토 6kg에 2 천 원, 파인애플 세 개에 2천 5백 원.
파파야, 구아바, 망고,....오랜 만에 만나는 여름과일이라 절제하는 게 힘들어 한꺼번에 욕심껏 또 사게 된다. 달랑 두 식구가 살면서.
의사가 이젠 운동을 조금씩 하랬으니 곧 잔디에도 나갈 것이다. 반갑다고 여기 저기에서 전화를 받으니 참 고맙다.
더 사랑하고 더 감사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살아야겠다.
첫댓글 짹후룻 과일은 자체가 크다 보니
가는 가지보다 굵은 기둥에 매달려 있는 것이
태국에서 처음 봤을 때
재미 있어 보였죠.
보기가 참 좋습니다.
Keep it up…
자연환경이 최고조인가봅니다
그래도 적응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