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민주주의뉴스〕우리는 어찌 역사의 퇴행을 반복하는가?
강현만 시인의 〖따따부따〗
http://m.ddnews.org/986
‘동학은 어따 쓰는 물건인고?’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던가. 시류를 보다 보면 운동의 어느 지점도 유행을 좇아서 휩쓸리고 반짝인다. 그 시류에 편승을 잘하는 능력 꾼들이 있다. 잘도 올라타 자리도 차지하고 돈도 꿰차고 등등 남다른 능력이다.
동학도 유행의 들불처럼 번졌다. 지금도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고 할 것이다. 이모저모 동학이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만들고 자리도 꿰차고 뭐라도 있는 것처럼 행세도 하고 명함도 내민다. 딱 거기 까지다. 반체제로서 동학의 정신과 운동은 기념관 전시물로 충분하다.
동학은 반봉건 반외세 투쟁의 구호를 전면에 내걸었으며, 신분 차별이 없는 평등 세상을 만들려고 했다. 동학농민혁명은 그러했다.
‘사발통문 그리고 폐정개혁안’
동학농민혁명의 사발통문은 이렇다. 1. 고부를 점령하고 왕의 졸개 군수 조병갑을 효수한다. 2. 군기창과 화약고를 점령한다. 3. 군수에게 아첨하여 인민의 것을 빼앗은 탐관오리는 척결한다. 4. 전주를 함락하고 서울로 진격하여 정권을 무너뜨린다.
동학농민혁명군이 전주를 점령하고 고종 정권과 맺은 폐정개혁안 12조의 내용은 이렇다. 1. 동학도는 정부와 원한을 씻고 행정에 협력한다. 2. 탐학한 관료는 그 죄목을 조사하여 하나하나 엄징한다. 3. 횡포한 부자들을 엄징한다. 4. 불량한 유림과 양반들을 징벌한다. 5. 노비 문서는 소각한다. 6. 칠반천인(七般賤人)의 천인 차별을 금지하고 백정이 쓰는 평량갓을 없앤다. 7. 청상과부의 개가를 허용한다. 8. 무명 잡세는 일체 폐지한다. 9. 관리채용에는 학벌, 지연을 타파하고 인재를 등용한다. 10. 공사채는 물론 기왕의 것은 무효로 한다. 11. 왜와 통하는 자는 엄징한다. 12. 토지는 평균하여 분작한다.
‘조선의 자치정부 코뮌으로서 집강소’
조선의 고종 정권은 동학과 약속한 폐정개혁안에 대해 흐지부지하였다. 동학농민혁명군은 점령한 지역에 집강소를 설치하고 자치정부로서 폐정개혁안을 실행하였다. 518 광주에서도 확인하였지만, 민중의 자치성은 그 어느 왕조, 정권보다 지혜롭고 훌륭하다. 동학농민혁명군의 집강소는 짧은 기간이었으나 인민의 위대한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종 정권은 약속한 폐정개혁안은 뒤로한 채 자국의 민중을 죽이기 위해 골몰했다. 동학농민혁명군을 진압하기 위해 청과 왜를 끌어들이는 데 주저가 없었다. 그 결과 한반도는 피와 시체로 뒤덮였다. 특히나 동학농민혁명군의 주력군이었던 전라도는 일제강점기까지 이어지며 잔인하게 도륙을 당하였다.
‘죽 쒀서 개 주는 퇴행을 넘어서자’
죽 쒔으면 죽 쑨 사람이 먹어야 한다. 홀라당 엉뚱한 잡것이 먹어버리면 그건 역사의 퇴행이고 반동이다. 일본제국주의를 우리의 힘으로 물리치지 못한 결과는 다시금 외세의 지배였다. 미제국주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따라 철저히 한국을 요리했다. 미제국주의에 한국의 역사와 주권, 새 세상의 비전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미제국주의의 이해에 충실한 하수인은 약점을 가진 친일 매국노들이었다.
일본, 미국 등 매국에 기반해 수십 년 간 암흑의 독재 정권의 통치가 이어졌다. 4.19 혁명으로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렸으나 그 자리는 미제국주의의 결재에 따라 박정희 군사독재로 이어졌다. 죽 쒀서 박정희가 먹어버렸다. 박정희 정권은 YH, 부마항쟁 등 민중의 투쟁으로 무너졌다. 그 자리는 미제국주의의 결재에 따라 전두환 군사독재의 연장이었다.
1987년 6월항쟁, 789노동자대투쟁의 결과는 노태우 군사독재의 연장이었다. 1997년 김대중 정부, 2002년 노무현 정부를 어찌어찌 만들었다. 2016~2017년 촛불 항쟁은 조선의 선조, 인조, 고종을 몽땅 합쳐놓은 역사의 퇴행 문재인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지고 흩어지고 말았다. 립서비스와 지지율만 바라보던 민주당 문재인 정권은 윤석열, 김건희를 낳았다.
역사의 고비마다 최루탄, 몽둥이, 군홧발, 폭력, 고문, 살해 속에서도 민중은 투쟁으로 독재와 반동의 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때마다 그 과실은 온건한 친일에 뿌리를 둔 한민당의 후예 민주당이 독차지하였다. 민주당 정권은 민중의 구호와 염원을 언제나 배신해왔다. 국민을 호도하는 미사여구와 립서비스는 있었으나 역사의 지향과 국민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적대적 공범, 적대적 공생관계가 되었다.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하나도 사라질 운명 속에 놓인 것이다. 앞에서 싸우고 뒤에서 거래하는 관계일 수밖에 없다. 철저히 국민을 속이는 관계다. 국민은 이들에게 짜고 치는 개, 돼지에 지나지 않는다.
‘부화뇌동하는 진보(?)’
촛불행동 등 윤석열 탄핵의 목소리가 크다. 임기 단축 4년제 개헌의 목소리도 들린다. 탄핵도 임기 단축 개헌도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 김칫국물이라 할 것이다. 윤석열, 김건희는 결코 그렇게 권력을 내줄 종자가 아니다.
현 체제에서 합법적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다. 탄핵은 박근혜 때 학습효과를 이미 가졌다. 국민의힘의 탄핵 동조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은 희망 사항에 가깝다.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의 믿음과 뒷배경이 든든한 이유다.
사발통문, 폐정개혁안을 앞세워라.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내용이 없는 탄핵은 그저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들러리임을 자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온건한 친일매국노 한민당의 후신으로서 민주당 정권으로 충분하다면 무슨 말을 덧붙이겠는가? 그렇지 않고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 해방과 평등이 꿈틀대는 세상을 바란다면 사발통문, 폐정개혁안을 들어라.
‘그놈이 그놈이다.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어라’
이재명, 조국 민주당 부류는 ‘검찰공화국’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180석을 가진 민주당문재인 정권에서도 검찰개혁은 목소리가 전부였다. 정권의 홍위병으로 검찰이기를 원했다. 야권 192석을 가진 이재명민주당에서도 검찰공화국이라는 목소리는 높지만, 검찰의 수사권을 폐기하고 공소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길 한가운데 똥을 누는 놈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국민의힘은 친일매국노, 친미매국노에 뿌리를 굳건히 박고 있다. 일신의 부귀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친중매국노, 친러매국노도 될 수 있다. 문제는 길가에 똥을 누는 민주당이다. 어설픈 친일매국노, 친미매국노로 우왕좌왕하는 세력이다. 혹여라도 민주당이 어설픈 친일매국노, 친미매국노 정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민주당이 그간에 취해왔던 정책과 자주외교 노선을 비춰보면 된다.
나쁜 놈보고 나쁜 놈이라고 손가락질해봐야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 양심의 가책으로 오락가락 부대끼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고 혼내야 세상이 그나마 바뀔 수 있다. 물론 민주당이라고 해서 다 같지는 않다. 권력의 맛에 놓여 있는 놈들과 지지자들의 순박한 마음은 매우 다를 것이다.
‘탄핵은 부수다. 바꿔야 할 구호를 전면에 걸자’
21세기 윤석열판 사발통문과 폐정개혁안을 들어보자.
이런 사발통문은 어떨까? 1. 노동자, 농민, 서민의 민생으로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주거를 실현한다. 2. 군사작전권을 환수하고 미군은 500명 내외 상징으로 주권 국가임을 확고히 한다. 3. 권력에 아첨하고 중소영세기업을 착취하는 재벌에 대해 엄중하게 문책한다. 4. 미, 일, 중, 러 등 외세의 이익과 반통일에 앞장서는 세력은 쓸어버린다.
이런 폐정개혁안은 또 어떨까? 1. 권력은 지역에 이양한다. 대중의 자치, 마을공화국 체계를 세운다. 2. 입법, 사법, 행정(검찰, 고위 관료) 등 권력형 범죄는 엄하게 단죄한다. 불량한 관료와 토호 세력은 징벌한다. 3. 횡포한 재벌은 엄징한다. 4.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 등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한다. 5. 국제노동기구 등 노동자의 모든 권리를 보장한다. 임금과 노동조건의 차별을 금지한다. 6. 학연(학벌계급사회), 지연, 혈연 등 모든 차별을 금지한다. 여성, 장애인, 약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 7. 정당법, 선거법, 정치 관계법 등 민중의 참여를 앞세우고 보장하는 법 개정을 한다. 8. 서민의 등골을 빠는 세금은 줄이고 부자증세를 한다. 9. 남북의 통일을 실현한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한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교류 왕래를 자유롭게 한다. 10. 경제적 범죄는 몰수를 원칙으로 하며, 먹은 것에 10배를 환수한다. 11. 자주권에 반하여 외세와 통하는 자는 처벌한다. 12. 토지는 경자유전하며, 환경, 기후 위기 등 농민에 대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강화한다.
선한 마음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우르르 몰려 다녀봐야 매일반이다. 스스로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을 만큼 잘났다고 으스대면서 이놈 빨고 다시 이놈 빨고 하는 짓은 그만하자. 그래봐야 꼬리가 열두 개인 여우에 놀아나는 꼴이다.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내 편에 유리한 판결 하면 환호하다가 네 편에 유리한 판결 하면 천하의 개잡놈이 되는 세상이다. 내 편이 하면 무조건 옳고 상대방이 하면 무조건 틀렸다고 하는 세상이다. 옳고 그름은 시시각각 변한다. 진영사회는 파시즘의 길목이다.
130여 년 전 동학농민혁명군의 반봉건 반외세는 오늘날에 반자본 반외세의 체제 혁명이다. 차별 없는 평등한 인간 세상은 오늘에도 여전히 앞세워야 할 내용이며, 본질이다. 앙꼬 없는 찐빵이 아니라 앙꼬가 가득 찬 찐빵으로, 투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