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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J] "수능으로만 뽑으면 강남 S고 서울대 100명씩 가"
유지혜 입력 2019.03.18. 05:00 수정 2019.03.18. 08:5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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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데아 2019 ③
'입시 피라미드' 정점 선 서울대 새내기 4명
수시 전형 다양, 사교육 부담 더 커
공정한 건 정시, 공평한 건 수시
재수하는 데 2000만원, 집안 휘청
코디 없이 합격한 친구들도 많아
서울대 합격은 ‘입시 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라섰다는 일종의 ‘인증서’다. 여기에 이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서울대 19학번 새내기 4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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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종영한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차민혁 교수(김병철 분·오른쪽)는 자녀들에게 피라미드의 '정점'만을 강요한다. 그의 바람처럼 고학력 부모를 둔 학생이 명문대에 가는 교육 대물림 현상이 탐사보도팀의 서울·연세·고려대 신입생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JTBC 화면 캡처]
재수한 소비자아동학부 박규리, “재수가 제일 부익부빈익빈…SKY서성한 아래 경계선 확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상일여고를 졸업, 재수를 거쳐 정시전형을 통해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아동가족 전공)에 입학한 박규리(20·여)씨는 “공정한 것은 정시 전형이지만, 공평한 것은 수시 전형”이라고 말했다.
Q : 입시 과정에서 무력감과 우울감을 자주 느꼈나.
A : 매일매일 너무 힘들었다. 재수학원은 한 달에 한 번 시험 결과를 1등부터 죽 석차 순위를 내서 몇 등까지는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내용을 전체에 공개하고 집으로도 통보했다. 한 번씩 실패를 겪고 온 친구들인 데다 비좁은 공간에 갇혀서 경쟁하니 힘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Q : 재수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하던데.
A : 재수가 제일 부익부 빈익빈이다. 한 달에 200만원은 우습게 나간다. 재수하는 데 2000만원 정도 들었는데, 우리집 전체가 굉장히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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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19학번 박규리(20)씨. [사진 박규리씨]
Q : 대학에선 사교육을 많이 받은 듯한 지원자는 배제한다는데.
A : 진짜 아닌 것 같다. 특히 논술은 전문가 도움 받는 게 수준 차이가 크다. 글의 수준이 똑같다면 학원에서 배운 티가 안 나는 학생을 뽑겠지만, 그게 아니면 학원에서 배운 티가 나도 당연히 더 수준 높은 글을 쓴 학생을 뽑지 않겠나.
Q : 서울대는 정말 수억 원짜리 코디를 써야 갈 수 있는지.
A : 실제로 코디 없이 본인이 교내 활동 열심히 해서 서울대 간 친구들이 너무 많다. 교습학원이라면 모르겠지만 수시를 전반적으로 코칭해주는 학원이 필요한가는 의문이다.
Q : ‘교육사다리’가 붕괴됐다는 데 동의하나.
A : 예전보다 학벌이 주는 경제적 혜택은 퇴색한 것 같다. 하지만 학벌사회가 느슨해졌다고 해도 SKY서성한(서울·고려·연세·서강·성균관·한양대) 이상에서만 그런 것 같다. 그 아래에는 여전히 더 밑에서는 올라오기 힘든 경계선이 확실하게 그어져 있다.
Q : 수시보다 수능 중심의 정시가 더 공정하다는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 실력의 공정성 면에서는 정시가 훨씬 낫다. 하지만 집 여력에 따라 들이는 사교육 비용 차를 고려하면, 수능으로만 하면 강남 S고 애들이 100명씩 서울대에 갈 수밖에 없다. 교육의 공평성에서는 수시가 낫다고 생각한다. 또 어차피 대학 가면 취업에 필요한 면접, 자기소개서 준비를 할 텐데 수시가 그 축소판 같다. 학점도 수시로 온 친구들이 더 잘 챙기더라. 나도 정시 전형 합격자로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정시 출신 경영학과 김동운, “교육은 더 이상 계층이동 수단 아냐…체계적 수시 위해선 돈이 필요”
서울 소재 외고를 거쳐 올해 정시로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동운(19·가명) 군은 “유명 강사의 수업이나 과외가 성적 상승의 중요 요소로 자리하면서 교육과 공부는 더 이상 계층 이동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Q :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학교 수업보다 학원 강의나 과외에 대한 의존도가 높더라.
A : (나는) 워낙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또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성격이란 걸 알아서 학원보다는 과외를 선호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수학과 영어 과외를 꾸준히 받아 왔고 고3 막판에는 사회탐구 영역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과목별로 과외 선생님을 구해 공부했다.
Q : 그 정도로 과외를 받다 보면 경제적인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A : 과외 선생님이 올 때마다 죄송한 마음이 들긴 했는데 오히려 부모님께서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더 공부하고 싶은 과목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도 된다’고 해 주셨다. 나 역시 한정된 기간 동안 과외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재수를 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성적을 올리자는 자기 최면을 걸고 공부했다. 물론 과외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무조건 성적이 올라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Q : 학교 수업과 자율학습은 공부에 도움이 별로 안 됐나.
A : 아무래도 학교에선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내가 가려워하는 부분을 긁어주지 못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학교는 모두를 위한 수업이고 과외는 나 하나만을 위한 맞춤형 수업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과외가 더 효과적인 공부 방법일 거라고 본다.
Q : 교육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있다고 보나.
A : 집안 사정에 따라 교육을 받는 질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실제 고3때 학교에서도 집이 잘 사는 친구들은 고액 과외와 비싼 학원 강의 위주로 공부하는 등 경제적으로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반강제적으로 학교 수업과 자율학습에 의존해 수능을 준비하다보니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Q : 수시가 정시보다 공정한 전형이라고 생각하나.
A : 수시와 정시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다르고 본인의 성향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되는 영역이지만 기본적으론 수시전형에 훨씬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 같다. 정시의 경우 사실 고1때부터 어느 정도 그 결과가 예측되지만 수시는 학교 생활에 얼마나 충실한지, 얼마나 꼼꼼하게 대비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수시를 정말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정시도 학원과 과외를 받으려면 돈이 들지만 수시만큼은 아니다.
지역균형선발 기계항공공학부 조주현, “현 시스템은 수혈 필요하니 약간의 통로 열어놓은 것”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강서고를 졸업하고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입학한 조주현(19)군은 “드라마에 나오는 고액 입시 코디의 역할은 부모가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Q : 고액 코디의 도움을 받아야 서울대에 갈 수 있나.
A : 아니다. 코디를 쓰는 게 아니라 부모가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성적 꾸준히 오른 친구들도 그런데, 노력해도 안 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노력을 진짜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이 중요한 요소다. 나도 막판에는 대치동 학원을 다녔지만 사실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Q : 부모님은 어떤 지원을 해줬나.
A :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이 아니라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선행학습을 했다. 그러다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몰라서 힘들 때가 있었다. 중학생 될 무렵에는 공부를 하다가도 목적을 모르겠더라. 무기력에 빠졌다. 그래서 고민하다 로봇 공학을 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의 CEO가 되고 싶다고 꿈을 정했다. 그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했고, 한국에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게 내 꿈을 이룰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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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19학번 조주현(19)군. [사진 조주현군]
Q : 서울대 전형이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을 잘 반영해 평가하는지.
A : 수시 일반전형 구술면접에서 내는 수학 문제 같은 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가 없다. 수학의 본질에는 그게 더 가깝긴 하겠지만, 학교에서 그런 것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학원을 다녀보면 방법이 있다. 사고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그 문제에 답하는 방식을 학원에서는 가르쳐준다. 학교만 다니면 상상도 못할 문제 풀이다.
Q : 수시와 정시 전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나.
A : 뭘 늘리든 공정성 면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수능을 확대하는 것이 일반고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지역 간 불균형을 줄이는 방법이라고는 생각한다.
Q : 일반고에서 수시 준비하기 힘들지는 않았나.
A : 진학 준비는 학원보다는 학교 중심으로 했다. 방과후수업을 팀을 짜서 원하는 선생님에게 신청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개념부터 잘 배운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 학교는 정말 실력 우선이었다. 수시 지원이 가능한 학생들에게 교내 행사 참여 안내 등 지원을 많이 해줬는데, 교내 전체 방송으로 누구를 교무실로 부른다든지 그 방식이 너무 뚜렷해서 그런 부분은 좀 그랬다. 일반고 다니는 게 억울한 적이 한 번 있었다. 교육청에서 하는 ‘일반고를 위한 토요과학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재미 있고 학교에서 하기 힘든 실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신청을 자사고 위주로 받더라.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서까지 일반고를 차별하는 것은 기분 나쁘고 치사하다고 느꼈다.
Q : 교육사다리 붕괴에 동의하나.
A :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은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위치를 공고히 하려하고, 다만 그래도 수혈은 필요하니 약간의 통로는 열어놓는 게 지금 우리 사회 아닐까. 지금 통로도 근본적으로 교육을 통해 뭐가 변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정책을 쓰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할당해준 좁은 틈이고, 당연히 모든 중산층이 성공하기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학종 출신 서울의대 김윤서, “고2부터 학원과외 전부 끊어…서울대 가는 정답 한 가지 아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진선여고를 졸업한 김윤서(19)양은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김양은 “과외보다는 자율학습이, 학원보다는 학교가 입시에 더욱 큰 도움이 됐다”며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자기통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언제부터 학종을 염두에 두고 대학 입시를 준비했나.
A : 입시 전형을 알아보고 전략을 세웠다기보다는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놓여 있는 과제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후회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본격적인 입시 준비는 고3때부터였는데 선생님께서 길을 잘 설계해주셨고 또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덕분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Q : 내신 관리를 위해 학교 친구들과 경쟁하는게 부담스럽진 않았나.
A : 시험을 볼 때마다 늘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내 목표는 1등이 아닌 100점이 돼야 한다.’ 목표를 1등으로 잡는 순간 경쟁이 되지만, 100점을 목표로 시험을 본다면 다른 친구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 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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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과대학 19학번 김윤서(19)양. [사진 김윤서양]
Q :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보단 학원이, 학교 선생님보단 학원 강사의 전문성을 신뢰하던데.
A : 고3 시절 매일 오후 10시까지 남아서 자율학습을 했는데 모든 선생님들이 단순한 감독관을 넘어서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최대한 충실하게 대답해주려고 노력했다. 하루는 2시간 가까이 선생님을 붙잡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에 대해 질문했는데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너무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다. 또 다른 선생님은 내게 설명을 해주고 싶다며 주말 동안 따로 공부를 하셔서 저를 가르쳐주시기도 했고. ‘이런 선생님들이라면 내가 100% 믿고 의지해도 되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Q :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공부 방법은.
A : 수업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엔 학원이나 과외 없이 자율학습에 ‘올인’했다. 학원과 과외를 전부 끊은 것은 고2때부터였는데 당시 학원을 다니는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교 수업의 질이 좋았고, 무엇보다 생활패턴과 공부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율학습을 통해 어떤 과목에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공부할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면서 균형있는 공부가 가능해진 것 같다.
Q : 드라마에 나왔던 코디 찾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 학원가가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A : 지나친 공포심은 문제이지만, 어느 정도의 공포심을 갖고 입시를 준비하는 것은 더 철저히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드라마의 코디처럼 서울대에 들어가는 방법의 정답이 딱 무엇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처한 환경이나 공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춘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탐사보도팀=유지혜·정진우·하준호 기자 wisepe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교실이데아 2019] 학부모 선호도 높은 초등학교,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를 인포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news.joins.com/article/2341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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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21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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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순최신순과거순
제주하늘2019.03.18.06:29
조중동 얘기는 반대로 생각하면 그게 답이다.
답글45댓글 찬성하기2057댓글 비추천하기134
Artemis2019.03.18.06:39
이게 논리가 성립되냐!? 서울대 입학한 애들 데리고 자기들이 ‘~라고 생각한다.’ 하는 이야기들을 짜깁기 해서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의 파편논리를 모자이크한거 밖에 결국 기자가 기레기고 언론사는 중앙이구나
답글13댓글 찬성하기1296댓글 비추천하기43
바라돌이2019.03.18.06:41
실제로 정시찬성론자들 중에 강남애들이 많음 수시는 꼭 공부만으로 안가도 되니깐 공부에 치여살지 않아도 되니깐 애들한테도 좋음 그리고 학업만족도는 대부분 수시가 더 높음 대신에 수시는 학생스스로 할수가 없어요 전형이 너무많아 학교선생들도 능력이 없어서 못해요
답글38댓글 찬성하기735댓글 비추천하기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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