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03376C4851E930BF1A)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엔 숲길이 제격
이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명품 숲길을 찾았다.
한남리에 있는 머체왓 숲길이다.
작년에 친환경생활공간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
되어 만든 길이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우리에게는 큰 장점이다.
5.16도로 서성로 입구에 9명이 모였다. 김립은
이승이 탐방안내소에서 기다리는 중이다.
뜻밖의 반가운 손님이 왔다. 목요일마다 장모님
7일제 봉제에 바쁜 선달님이다. 오늘도 새벽에 제
를 지내고 건너왔다가 친구들에게 하귤을 한아름
![](https://t1.daumcdn.net/cfile/cafe/0319A34851E930BF1F)
선물하려고 일부러 나왔다. 친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렇게 애틋하다. 그의 말처럼 49제를 마
치고 광복절날 태극기 휘날리며 상봉할 날을 기대
해본다.
머체왓 숲길 탐방안내소는 감귤가공공장 조금
지나서 있었다. 서중천 내를 끼고 아담한 주차장
도 마련되어 있다. 다른 숲길과는 달리 목장지대
를 이용하여 숲길을 만든 것이 이색적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8304851E930C035)
처음 500m 정도는 목장길이다. 서성로를 따라
서쪽으로 돌아 넙거리오름 부근에서 북쪽을 향
하다가 머체오름 앞을 지나 동쪽으로 가다가
서중천을 따라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코스다.
방애혹숲길에 접어 들었다. 약 1km 정도의 곶
자왈 숲길이다. 동백나무와 조록나무가 특히 많
다. ㅈ.밤낭 기원쉼터에서 돌을 얹고 우리 C오동
의 건강을 기원해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4CCD4851E930C02F)
숲길이 끝나면 다시 이렇게 아늑한 목장길이
이어진다. 토종 잔디가 곱게 깔린 시골길이다.
우리 어린시절의 시골길은 거의 이랬다. 큰 신
작로에서 버스에서 내려 할머니집 가는 길에는
곱게 잔디가 깔렸다. 가다가 지치면 잔디에 누
워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던 기억이 난다.
야생화길이라고 명명한 이 길가에는 일부러
구절초 등 야생화를 심어놓았으나 가뭄 때문에
제구실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일부러 꾸미기보다
발밑에 밟히는 잔디와 길섶에 자라는 고사리 만
가지고도 충분히 제 구실을 하는 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F664851E930C125)
이 숲길의 크라이막스격인 머체왓전망대에
닿았다. 머체왓 숲길은 물론이고 서귀포의 동부
지역 및 바다까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곳이
다. 망원경과 의자 몇 개를 놓은 것이 빈약해 보여
서 제법 큰 팽나무 두 그루를 옮겨 심었다.
장난끼를 달고 사는 김립이 얼른 나무에 오르자
질새라 남산댁도 따라 오른다. 우리와 같이 사진
을 찍은 아가씨는 평택에서 관광온 손양이다.
남자친구와 놀러 왔다가 남친이 낚시를 하는 동
안 숲길을 찾았는데 혼자여서 우리와 동행을 하
게 된 것이다. 같이 사진도 찍고 음식도 나누어
먹는 등 요즘 아가씨 닮지 않게 싹싹하게 우리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약속을 지켜 우리 카페에 가
입하고 인사말도 올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129404851E930C106)
출발한 지 3km 정도 되는 삼나무 숲에 오자 걸음
을 멈췄다. 즐거운 점심시간이다.
제멋대로 자란 풀들을 발로 꾹꾹 눌러 자리를
만들고 깔개용 포대를 펴니 일등석이 따로 없다.
머리에서는 피톤치트 쏟아져 내리고 정성스럽게
싸온 음식에 게다가 시중드는 젊은 아가씨까지
있으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스마트폰으로 업데이트한
유머 강의와 C오동 메들리가 머체왓 숲속에 메
아리친다.
내려올 때 걸은 서중천 숲길은 명품이었다.
201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