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이의 함께는 이야기(대한민국 대표선수)
*^0^*
오늘 정말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토론토 와서는 이렇게 기쁜 날이 있었나 쉽습니다.(^0^)
매일같이 학원 끝나기가 무섭게 도시락 싸들고서는 U of T 도서관 근처의 운동장 잔디로 달려갑니다.
이 곳이 제가 발견한 저만의 휴식처거든요.(^^;)
나무 그늘 밑에 신문 한 장 펼쳐 놓고서는, 선선히 부는 바람소리와 음악소리를 들으며 여기 저기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고, 날아다니는 새들과 뛰어 다니는 강아지들 보며 여유롭게 점심먹는게 저의 하루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 곳으로 달려갔죠..
날씨가 너무 좋았지만, 학원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서 그리 좋은 기분만은 아니였답니다.(몇 일전에 새로운 학생들이 왔거든요. 2명이나.. 역시나 한국인.. 모두 7명중 6명이 한국인... 근데, 모두 한국말 합니다. 학원 내에서요.. 가끔 수업시간에도... 이젠 통달(?)해서 신경도 쓰지 않지만, 그래서 쬐금은... ^^;)
언제 나처럼 스스로 만든 점심도시락에 감탄(?)하며 여유롭게 점심먹고 있었죠..
한쪽에서는 축구를, 한쪽에서는 원반던지기(여기 사람들 이거 정말 좋아하더군요. 저도 아주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0^)를, 한쪽에서는 배구네트를 설치하며 배구를 하려고 하더군요.
점심식사를 끝내고서는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도서관으로 향했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바로 도서관으로 가기는 아쉬웠는지, 계속해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배구를 하는 한 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이분 왈...
‘come on...'
나 왈..(^0^)
‘..........??’
저보고 배구하러 들어오라지 뭡니까.. 순간 당황해서 조금 망설였죠....
그러다 갑자기 ‘이런 기회가..!!’ 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큰 소리로 ‘OK~~!!’ 하고는 가방이며 물통이며 모두 팽겨(?)치고 달려갔습니다.(*^0^*v)
저보고 함께 배구하자고 소리쳤던 분이 자기 소개를 하더라구요.
‘나 JJ’
‘나 China'
'나 너 보니, hi~~'
그리고는 자기 친구들 하나씩 소개 해 줬는데, 이탈리아, 일본, 캐내디언..
정말 다국적이더군요..(^^;)
서로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서는 신나게 배구를 했죠..
5명밖에 되지 않는 인원이라 조금 재미가 덜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뛰어다녔죠..
몇분있다 한 분이 집으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여기서 끝나나...?’ 하며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탈리아 분께서 저에게 묻더군요.
‘쪼까 있음 우리 조직(?)들 올 끼다.’
‘니 이후에 시간 괜찮나?’
제가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를 해줘서 자신 있게 대답했죠..
‘OK.. I am free man..'(ㅋㅋㅋ*^0^*)
그러고는 30분 정도 그늘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자연적으로 모든 질문이 저에게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니 어디서 왔노?’
‘여기 캐나다 어떻노?’
‘니 한국에서 뭐했노?’
‘여기 왜 왔노?’
‘니 혹시 북한사람 아이가?’
쉴세 없이 질문이 쏟아지더군요..(^^;)
모두 알아 들었냐구요? 당근...., 못 알아들었죠..(^0^;)
내가 이해 못했다고 그러니까, 더 쉬운 단어써가며 손짓 몸짓으로 저를 이해시키더군요.. 우찌나 눈물(?)나게 고맙던지...(*^0^*)
‘나요, 한국에서 와쓰요.’
‘여기 영어 공부랑, 장애에 관해서 공부하러 와쓰요..’
‘한국에서 아가들 가르치다 왔고요..’
‘그라고 저는 토종 south 코레아 아인교..’
한국에서 학생들 가르치다 왔다고 했더니 모두들 저를 보고 그러데요..
‘임마야~~!’
‘여기 우리 모두도 쌤 아이가..’
‘우리 U of T Teacher 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다니.... 그것도 저 보다 끗발(?)이 높은 교수님들을....(처음엔 U of T Teacher 라길래, 초중등학교 샘들인 줄 알았습니다. U of T는 대학굔데...(*^0^*;))
‘저요, 한국에서 아가들 체육갈켯단교..’
‘옴마야~~ 욤마(JJ를 가르키며)도 체육 갈킨다 아이가..’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으니 한 사람씩 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제일 먼저 도착한 분은....
귀여운 외모의 캐내디언 여자 분이었습니다.(씁~~ 침닦고... *^0^*;)
여자 분이 저희들 근처로 오기 전에 키가 큰 이탈리아 분이 저보고 그러더군요.
‘봐라~~ 임마야...’
‘니 의사다 알긋제..’
‘......??’
‘여기여자들 의사라면 뿅!! 간다.. 니 의사해라 알긋제...’
그 분의 농담이 너무 재미있고 웃겨서 정말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여자 분이 저의 옆으로 다가오자 키 큰 이탈리아 분과 웃기는 이탈리아 분이 저의 소개를 서로 번갈아 가며 하시더군요.
‘욤마.. 한국에서 왔단다..’
‘으사다 으사...’
그러면서 서로를 쳐다보며 막~~ 웃더군요.
저요? 우짭니까.. 그냥 웃고만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여자 분이 저의 곁으로 다가와서는 저의 어깨에 손을 얹어 놓고서는 웃으시며 그러데요..
‘니.. 진짜가??’
짧은 순간이나마 숨이 멋는 줄 알았슴다..(*^0^*;)
숙녀 분이 농담인 것을 눈치 채셨는지, 조용히 저의 곁으로 다가와서는 이런 저런 질문을 하더군요.
되지도 않는 영어가지고 떠듬떠듬 대답했더니, 한국을 잘 알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친구가 수원에서 2년 정도 영어교사로 다녀왔다고 하더라구요.(^^;)
몇 마디 주고받고서는 배구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세 사람이 더 오셨더군요..)
게임을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남미 쪽인지, 그리스 쪽인지.. 암튼, 그쪽 계통(?)으로 보이는 학생 두명이 자기들도 끼워달라고 왔더군요.
모두들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근데...
두 분 중에 한 분이 한 팔이 없더라구요.
정말 열심히 쫓아다니며 적극적으로 배구하시길래 감탄했더랬죠..
‘음~~!! 바로 저 정신이야.. 저 정신...’(^0^)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분(한 팔이 없던...)의 행동이 이상해서 그분 몰래 곁눈으로 그분을 유심히 관찰했더니..
‘Oh~~ my God...'
이 분은 양쪽 팔이 없는 분이 섰습니다.
한 팔은 의족을 하셨더라구요.
나머지 한쪽은 팔꿈치에서 5cm 정도 되는 부분을 두 갈래로 갈라서 손가락처럼 사용하시더군요.
정말 놀랬습니다.
계속해서 공을 발로 차길래 ‘이상하다..?’ 했더니..
시합 내내 열심히 하시더군요.
정말 감명 받았습니다.
주위의 다른 분들도 그분을 장애인으로 보지 않으시고 똑같이 대하시더군요.
시합 내내 ‘한국에서 이런 모습을 봤음...’ 하는 생각만 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서 서로 악수를 할 때도 그분이 먼저 자신의 손(?)을 내미시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절대 보기 힘든 모습인데...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스스럼없이 내 보이다니...
그만큼 자신을 장애인으로 생각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군요..
저 경기 어땠냐구요? 말도 마세요..(^^;)
본의 아니게 한국대표(?)가 되어서는 ‘못난 꼴 보이면 안되지...’ 하며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이 말을 경상도 버전으로 바꾸면... ‘똥꼬에 불이 나도록 뛰어 다녔다..’ or ‘내 똥줄 빠지는 줄 알았다...’ ^0^;)
저의 영어 이름이 'Sam ' 이라고 소개했더니, 계속 저만 불러대더라구요.
‘ Sam...Sam...Sam...Sam...Sam...Sam...Sam...'(^^;)
육중한(?) 몸매 이끌고 다이빙 캐치까지 했다면 말 다한 거 아니겠습니까...(^^;)
몇 번 놀라운(?) 모습도 보여줬죠..(*^0^*)
그렇게 3시간 동안 운동하고서는 모두들 헤어졌습니다.
영어가 되면 담에 또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물론, 그 여자분한테요.. *^0^*;)
아쉬웠지만, 오늘 정말 즐거웠노라고 이야기하고는 도서관으로 왔습니다.
‘..........’(^-^)
여기서는 남녀노소불문하고 정말 운동을 좋아합니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를 따지지 않고.... 서로 어울려 함께 뛰고 달립니다.
정말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 와서 여자 럭비경기를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0.0)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죠.
한국에서의 럭비경기는 오직 남성경기니....
고교럭비팀의 경기 같았는데, 서로 어깨부딪쳐가며 넘어뜨리고 밀치고... 정말 멋있었습니다.(유독, 눈에 띄는 동양인 학생이 있길래, 열심히 응원했죠.. 정말 멋있더라구요. 정말 잘하기도 했구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저희 교회에 다니는 고등학생이지 뭐예요.. 저, 지금 그 애 팬이에요.. *^0^*)
함께 뛰고 달리는 과정에서 서로의 친밀감이 더해 갑니다.
이런 것이 바로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
이번 기회에 운동한가지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2003년 4월의 향기를 느끼며...
토론토에서 최동일 올림..
첫댓글 넘 재밌게 잘 읽었어염...^^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을 빨리 볼수 있게 되기를....동일씨가 앞으로 할 일이겠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