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촌리에는 산구름이 없었네.
야생화/최상섭
스물일곱개의 산에 오르는 산길이 있다는
모악산에도 산구름은 없었고
월천동네에는 그가 마지막으로 집필해서 올린 몇 줄의 시
“드디어 완주하다”의 인생의 마지막을 불꽃처럼 살다 간
친구의 이야기가 자기 인생의 마라톤 경주를 완주한 것이
될 줄을 모르고 그것을 시라고 올렸는가?
그래서 차마 인생이 억울해서 눈을 감지 못하는가---
친구가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양촌리에도
이제는 산구름을 볼 수 없었테고
삶이 버겨우면 찾아가 혼자 울었다는 숙정암에도 친구의 그림자는
새소리와 흰 구름 속으로 날아가 버릴테지.
무엇이 그리 다급해서 한창 일할 이 꽃다운 나이에
한마디 말도 없이 우리들만 남겨두고
홀연이 세상을 등졌는가?
너무도 안타까워 나는 밤새도록 친구 이름을 부르면서
실성한 사람처럼 온 밤을 뜬 눈으로 새웠다네.
부디 이생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
저승에서라도 꼭 이루기 바라고 편히 잠들게나.
친구는 우리를 버렸어도 우리는 친구를 잊지 못하고
영원히 그리워 할 것이라네.
첫댓글 참으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죽마고우도 십년지기도 아니었을 산구름님이 오히려 지음의 관계로 보입니다. 무상의 질서를 대표하는 자연현상이 산구름인데 우리는 그 속에서 평안함과 위안을 찾게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데서 찾아야 하는지요? 가시고 나니 수더분하셨던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야생화님! 친구의 의미를 되새기며 머물다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많은 용기와 격려를 바랍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정말로 좋은 벗이었는데 1월7일 술잔을 나눈뒤 너무나 무심한 듯 후회스럽구려 산구름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숙정암은 끝내 같이가보지 못한 미완의 코스로 남았습니다. 양촌리의 추억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마음을 달래며 눈물을 삼킵니다. 그리고 영원히 그리워 할것입니다.
우리보다 더 마음 아프셨을 교수님 야생화님 회장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이 세속에 환멸(염세주의자 )을 느껴 친구의 의리고 뭐고 다 끊어 버리며 훌훌 털고 떠나셨겠죠. 생전에 못다한 우정이 그립고 아쉬워서 꿈속에서라도 야! 상섭아 ! 하며 나타날지도 모르죠. 언제 날잡아 산구름님 산소에 주과포라도 올리게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산에 산에 진달래 꽃 필때 쯤..
산구름님의 시속에 나타난 인생의 의미까지 가슴 아프게 나타내셨습니다. 야생화님과 더불어 산구름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