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업사(죽산)
목필균
죽주산성에서 내려다보면
찰나로 찰나로 이어진 세월이
축지법으로 날아와도 천 년을 넘어선
큰 도량 봉업사 터가 남아있다
보물로 지정되면 무엇하랴
거친 세파에 붕대도 두르지 못한 상처로
기우뚱 서있는 오층 석탑
일주문도 사천왕문도 맞아주지 않는
속리의 부처님 도량은
당간지주만 보초를 서고 있는데
고려 시대 편안한 마을 안성을 지킨
죽주산성을 쌓은 안간힘은
민초들 굵은 손마디이고.
몽골군과 맞선 송문주 장군의 호령 소리는
묵직한 동상이 되어 사계절 절터를 둘러본다
한바탕의 꿈이요
번개같이 사라질 육신이라도
선업을 쌓고. 악업을 지우고
서방정토로 향하는 불심은 어디로 갈까
잡풀 우거져 바람 소리 무성한 절터에
오층 석탑 무한한 기도가
봉업사 재건의 연꽃을 피우고 있다
* 한 달 전에 안성 친구를 만나러 갔을 때 간 곳입니다. 지금은 문화재 발굴 작업 중이라서 주변이 썰렁하기만 했지만 인근 죽주산성은 장엄했습니다. 대로변에 방치된 벌판 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보물 오층석탑과 당간지주가 언제나 제자리를 잡을지 막막해 보였습니다.
첫댓글
안성을 수없이 많이 드나들었어도 죽주산성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고 안성에 왜 대나무 竹자가 들어간 면이 형성 되었는지가 궁금했어요.
근처에서 대나무숲을 보지 못했기때문입니다
일죽,이죽,삼죽 그리고 죽산면...
대나무 산이 없는 죽산을 드나들때마다 지어지는 의문부호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어요
단지 죽산 칠장사 별채에 화재가 일어나 큰스님께서 입적하셨다는 뉴스가 들렸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목시인님의 시로 인해 천년도량이었던 봉업사 터를 알게되었으니 지나는길에 들려 봐야겠어요..
그냥 허허벌판으로 보이고, 겨울이라서 더 쓸쓸합니다.
문화재 발굴로 인해 들어가지 못하지만 역사를 입히면 의미가 됩니다.
칠장사도 몇 번 가 본 곳이지만 자승스님 입적으로 다시 가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오호? 죽산 인근을 십여년 넘게 다니고 있지만
무슨 석탑과 산성이 있다는 걸 알긴 했어요
한번도 가 보려고 해 본적도 없구요
더구나 봉업사라는 사찰 역시 처음 듣습니다
등잔 밑이 왜 어두운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광혜원이 고향인 제 할머니는 죽산과 그 인근에
인척들이 계시다고 하던데
지금은 할머니와 부친이 안계시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냅니다
내년 봄에 날 풀리면 저도 한번 가 보도록
해야겠네요...
봉업사는 절터가 문화재 발굴 작업 중이지만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죽주산성은 가 볼만한 곳으로 친구의 추천이 있었습니다. 저도 아직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다시 안성에 가면 올라갈 생각입니다. 이 날은 무릎이 아픈 친구가 있어서 그냥 바라만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