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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화순 자연속학교 되돌아보기[5.9-5.14]
올해 첫 봄 화순 자연속학교를 잘 마쳤습니다. 코로나19 방역단계를 감안해 보통 때보다 한 주 늦춰 다녀왔고, 화순의 새로운 마을과 잠집에서 지냈어요. 백아산 오르기, 텃밭 일하기, 고인돌공원, 국립5.18민주묘지, 운동장 축구, 김삿갓 공원, 그리고 날마다 산책과 놀이, 깡통화덕과 밤참험, 계획한 공부들도 모두 잘 마쳤습니다. 해마다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삶을 가꾸는 자연속학교를 완성하는 데에는 정말 많은 도움과 응원이 있습니다, 덕분에 탈 없이 모두 안전하고 건강한 자연속학교를 완성했습니다.
모두 다 처음의 설렘
올해 화순 봄 자연속학교는 처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설레고 추억이 많았어요. 교사회에서는 두 분이 봄 자연속학교가 처음이고, 모두가 처음 지내는 잠집이라 새로운 호흡으로 살아가는 또 새로운 기회이자 교사회 연수의 과정이기도 한 봄 자연속학교의 뜻을 잘 살려 살았습니다.
또한 처음 가는 마을과 잠집이라 특별했어요, 화순은 그동안 수만리들국화마을, 야사리마을 이서커뮤니티센터, 운주골문화체험관에서 지냈습니다만 농촌유학센터로 지정되는 바람에 새롭게 찾은 숲소리마을에서 살게 됐어요. 다행히 화순 인연들이 도와주어 급하게 답사를 다녀왔고, 우리들에게 알맞은 잠집과 마을을 찾아낸 덕분입니다.
또 새로운 건 뭐니 뭐니 해도 우리 푸른샘 1학년이지요. 학교에서 하룻밤 자는 연습을 하고, 드디어 사흘 밤 나흘 낮의 자연속학교에서 매력을 뿜어낸 우리 푸른샘 1학년의 놀이와 설렘은 가득한 화순 자연속학교였습니다.
잇따른 부모자원교사가 있어 행복한!
그동안 봄 첫 자연속학교에는 1학년 어린이들과 부모님을 더 찾는 아이들을 위해 되도록 부모자원교사 도움을 거의 받지 않거나 최소로 받아왔습니다만 자연속학교를 안정되게 열기 위해서는 부모자원교사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이번에는 운전과 밥 선생 노릇을 해주신 부모자원교사들의 도움으로 24시간 함께 살아가는 선생들의 체력과 호흡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선생들은 더 아이들 속에서 일하고 놀 수 있었고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차량 운전이 가능했습니다. 집에서도 그렇지만 자연속학교에서 하루 세끼 밥 때는 어김없이 많은 채비가 필요합니다. 밑반찬을 만들어왔지만 꺼내서 데우고 먹을 수 있게 채비하는 것과 음식을 요리하는 것은 자연속학교 모든 것의 중심입니다. 선생들이 돌아가며 밥 당번을 하며 어린이들과 함께 밥을 채비하는데, 교육활동을 이끈 뒤 다시 밥을 채비하는 것은 그만한 체력이 들어갑니다. 선생 수가 아주 많을 때도 체력이 필요한 일이기에 교사 수가 부족할 때는 자원교사가 절실함을 느끼곤 합니다. 해마다 자연속학교 때마다 부모자원교사로 오신 분들이 있어 자연속학교를 열 수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도 부모자원교사가 날마다 계셨어요. 일부러 회사 연차를 내고, 또 일정을 바꾸고 참여해주신 일곱 분의 부모자원교사가 있어 화순 자연속학교는 행복했습니다. 벌써부터 여름 자원교사를 찾기 시작한 까닭입니다. 물론 부모자원교사가 없을 수도 있고 그에 맞게 채비를 하겠지만 자원교사 없이 교사회 구성만으로 살아가려면 그만한 교사 채용과 임시 자원교사 모집할 재정 또한 필요합니다. 더욱이 여름과 가을에는 자연속학교가 두 곳, 세 곳에서 열리니 선생 수가 더 필요합니다. 따라서 더 안정된 자연속학교를 위해 필요한 과제도 있지만, 교육과정을 교육주체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과 줄곧 이어간다는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부모자원교사는 꼭 필요합니다.
놀고 놀고 또 놀고
자연속학교는 자연 속에서 정말 실컷 놀아요. 놀고 놀고 또 놀면서 마음껏 자연 속에서 감성을 쌓고 제 기운을 뿜어냅니다. 부모와 편안한 집을 떠나 함께 자고, 놀고, 일하면서 함께 살기를 실천하며 마음을 살찌웁니다. 더 일찍 잠이 깬 어린이들은 아침 6시 30분부터 밖에서 놀다, 아침산책을 다녀와 아침을 먹습니다. 오전, 오후에 다 함께 하는 교육 활동 빼고는 모두 자유 시간이니 저마다 좋아하는 놀이로 하루를 지내는 셈입니다. 야구를 하고, 강가에서 놀고, 그네를 타고, 풀과 나무를 찾고,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놀이를 하는 다양한 모습이 그대로 다양한 기운과 결입니다. 그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놀고 놀다 규칙 있게 먹고, 자며, 일과 놀이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쌓이는 함께 살기와 자연의 감성은 컴퓨터와 손전화에 빠져서는 익힐 수 없는 눈부신 교육입니다.
눈부신 자유, 자율과 자치
자유는 사람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건 성장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자연속학교에서는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원 없이 자유 시간을 누리며 함께 놀이를 하고, 스스로 저마다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학원을 순례하며 입시에 치중된 교육 현실에서는 자유를 누릴 수가 없지요. 자유를 누리는 어린이들에게는 자율과 자치가 싹틉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나오도록 충분한 자유가 보장되고, 그만한 시간이 주어지는 자연속학교야말로 자율과 자치가 일상으로 일어납니다.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모둠을 짜고, 먹고 자는데 필요한 청소와 상차림을 모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물론 자유와 규칙은 함께 가는 것입니다. 먹고 자고 활동 시간의 큰 테두리와 규칙은 함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약속입니다. 그 규칙 속에서 일상보다 더 무한히 주어지는 자유는 자연스럽게 자율과 자치의 힘을 높입니다.
자연은 위대한 스승
도시에 있다 보면 골목길 안전이 걱정되고, 날마다 시나브로 자연의 감성을 느낄 기회가 많이 없어요. 더욱이 운동장이 없는 대안교육현장에게는 자연속학교가 참 소중합니다. 날마다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 속 일과 놀이로 가득한 교육활동이 일상입니다. 우리가 가는 자연속학교로 가는 마을마다 아주 오래된 나무가 있고 절경이 곳이 많았습니다만 숲소리마을에도 6백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요. 또 맑은 강가가 바로 옆에 있고, 오래된 나무가 많습니다. 아침마다 느티나무 산책, 야구, 물수제비 뜨기와 족대질, 백아산 하늘다리 올라가기까지 날마다 자연 속에서 지냈어요. 코로나로 2년간 무등산에 가지 못해 이년 만에 무등산 자락을 오르는 셈이라 가파른 백아산 하늘다리 오르는 길이 더 힘들기도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마을의 특징이 있는데 숲소리마을 또한 큰 나무들과 물수제비를 뜰 수 있는 강가, 백아산이 많은 추억을 주었어요. 자연 속에서 편안함과 힘듦, 평화로움, 호연지기가 가득한 화순자연속학교였습니다.
행복의 시간, 선생의 삶, 부지런함, 호흡, 배려
자연속학교는 24시간 어린이들과 선생들이 함께 지내는 기숙학교입니다. 기숙학교는 공동체의식을 자연스럽게 기르며 함께 살기를 익히는 학교이지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어린이 삶을 가꾸는 철학을 굳게 실천한 선생이 있어야 열릴 수 있습니다. 일놀이교육 철학과 어린이를 사랑하는 선생들이 있어 (맑은샘학교 16년(물이랑 포함 18년)째 한 해 4-6회 열렸던) 자연속학교 역사가 쌓여왔습니다. 당연히 어린이들과 선생들이 함께 만들어온 놀라운 역사이고, 학부모님들의 굳건한 믿음과 자원교사, 뒷바라지가 함께 일궈온 교육공동체가 있어 교육과정의 성과가 그대로 어린이들의 성장으로 이어졌지요. 그 한 가운데에 교사가 있습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돌봄과 교육을 하는 선생은 때로는 부모가 되고, 때로는 이모 삼촌이 되어, 자연스럽게 함께 일하고 놀고 함께 잠을 잡니다. 그렇기에 어린이 삶을 가꾸며 함께 자란다는 것이 아주 뚜렷하게 보이는 시간이 자연속학교입니다, 어린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하루 종일이니 정말 많은 이야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보다 더 자세히 아이를 들여다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니 더 어린이들 매력에 빠지며, 어떻게 아이를 사랑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천합니다. 그래서 자연속학교는 교사 성장의 시간이자 교사 성찰의 장입니다.
처음 봄 자연속학교에 참여하는 선생들에게는 선배교사들이 어떻게 몸을 놀리며 어린이들과 함께 사는지, 앞 채비 뒤 채비를 어찌 하는지를 그대로 볼 수 있어요. 다 함께 아침을 열고, 낮 공부를 열고, 저녁 마침회를 이끄는 것도 꼭 필요한 노릇입니다. 부엌에서 밥 채비를 더 챙기고,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며 즐거워하고, 힘든 산 오르기와 텃밭 일도 칭찬하고 격려하며 함께 하는 선생의 모습 속에서 서로 배울 게 많습니다. 바깥활동 안전 지도와 현장 상황에 따른 활동의 구성과 실천은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영역은 아닙니다. 사실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것은 더 몸을 쓰는 부지런함에서 나옵니다. 배려는 부지런함에서 보장되는 것이지요. 내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 내가 먼저 찾아서 몸을 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 몸을 살피며 배워가며 호흡을 맞춰가는 교사회가 있어 화순 자연속학교는 충분한 성장이 일어났다 여깁니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챙기려는 새내기 교사, 더 몸을 쓰고 챙겨내는 선배교사가 함께 어우러진 덕분입니다.
고마움
자연속학교를 채비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고마움은 켜켜히 쌓여갑니다. 화순 자연속학교 또한 고마움을 생각하며 되돌아봅니다. 하나의 교육활동을 위해 아주 많은 채비가 필요하지요. 어린이들과 선생들은 자연속학교를 앞두고 사전 공부할 게 많지만, 그 가운데 마음채비 몸채비가 또 중요합니다. 부모님과 집을 떠나 살 마음을 채비하는 것부터 건강하게 자연속학교를 갈 수 있기 위해서는 어린이 스스로 또 온 식구가 함께 돕습니다. 어린이, 부모, 교사 모두가 그렇습니다. 함께 채비를 시작하지요. 선생들은 답사부터 자연속학교 교육밑그림, 식단표, 약품, 많은 예약, 재정지원 신청서와 결과보고서까지 앞 채비가 아주 많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 떠나보낼 채비부터 반찬 만들고 나눠서 얼리지요. 또 부모자원교사로 가기 위해 일정을 바꾸고 연차를 내는 분들도 있어요. 이번에도 차를 운전하고 부엌을 맡기 위해 일곱 분이 오셨습니다. 어린이들과 선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임을 알기에 참 존경스럽습니다. 자연속학교가 시작되면 선생들은 24시간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가 됩니다. 아이들 먹고 자고 씻고 옷 입고 놀 때마다 선생들이 곁에 있습니다. 24시간 돌봄과 교육이 한 몸입니다. 때로는 자다 깨서 이불을 빨기도 하고, 실수한 아이들 속옷을 빨기도 하지요. 아무도 모르게 티 안 나도록, 아이를 감싸 안으며 돌봅니다. 자기 전에 옛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읽어주고, 자다 일어나 방 온도를 조절합니다. 그런데 선생들을 감동시키고 웃게 하는 건 어린이들입니다. 집을 떠나 사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동무들과 형 동생들과 함께 놀고 어울리며 함께 살기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어린이들이 가장 고마움의 으뜸이지요. 함께 살기는 조금은 불편해도 참아주고 배려하는 것이라는 걸 온 몸으로 느끼며 글로 써서 들려준 것도 어린이들입니다. 그런 어린이들을 넉넉하게 품어주고 안아주는 자연이 있어 고맙고, 인연이 선물해준 인심이 있어 호강하니 또 고맙습니다. 8년째 한결같이 아이들을 위해 수육 고기를 안겨주거나 놀이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인연이 곧 마을이고 인심이기도 해요. 그렇게 자연속학교를 마칠 때마다 또 새로운 인연과 품을 선물받는 셈이고, 인연이 줄곧 이어집니다. 교육은 일관되고 줄곧 갈 때 살아납니다. 우리는 자연속학교를 갈 때마다 고마운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소중한 인연이 줄곧 되어 아이들을 반겨주고 넉넉한 인심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자연속학교는 고마움의 산실일 수밖에요. 모두가 있어 고마움은 해마다 쌓여갑니다. 고마움이 바탕이 되어 오늘 행복할 수 있음을, 알게 모르게 수많은 고마움이 있다는 게 자연스레 스며드는 교육 현장이 자연속학교입니다. 화순 자연속학교 또한 제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화순 자연속학교 쪽지
2022. 5. 9. 달날
[첫 날]
에너지 넘치는 우리 어린이들, 첫 날부터 놀고 놀고 또 논다. 운동장이 없다고 아쉬워하지만 어느새 잠집 앞 마당에서 야구를 하고, 곳곳을 다니며 놀이터를 만들어낸다.
2022. 5. 10. 불날
[백아산 하늘다리]
백아산 하늘다리는 화순의 제 3경이다. 도윤이가 화순을 여러 곳 다녀봤는데 하늘다리를 못 갔다고 했다. 산 오르기는 언제나 그렇듯 쉬운 산은 없다. 가파른 오르막은 가도 가도 끝이 없을 듯 하지만 어느 순간 꼭대기에 다다른다. 오랜만에 무등산 줄기 가파른 백아산 덕분에 땀을 많이 흘렸다. 밑에서 올려다보는 산과 산꼭대기에 올라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모두 멋있다. 하늘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오랜만에 높은 산을 타서 어린이 등산가들이 힘들어했는데, 잠집에 와서 떡볶이 먹고 힘이 나서인지 또 줄곧 뛰어논다. 정말 대단한 어린이 체력이다.
오후 때 어제 같이 내려와 이틀 동안 운전과 온갖 일을 다 한 나광욱님이 가고, 오늘 내려오신 손종칠님이 터미널까지 배웅했다.
2022. 5. 11. 물날
[푸른샘 1학년 왔다]
아침 산책 중에 도윤이와 유하가 나눈 이야기가 생각났다.
도윤: 왜 밤에는 어머니 아버지가 생각날까요?
나: 글쎄.
유하: 안고 자니까.
도윤: 가까이 없으니까 그런 거 같아요. 바로 갈 수도 없기도 하고요.
아침나절에 텃밭 일을 했다. 잠깐 일이지만 텃밭 뒤 먹는 얼음과자 맛은 모두를 즐겁게 한다. 5학년 자람여행을 돕기 위해 머위를 따서 모두가 껍질을 벗겼다. 오후에 바로 머위장아찌를 담갔다. 박경실 선생에게 머위장아찌 담는 법을 알려주었다.
낮에는 기다리던 푸른샘 1학년이 왔다. 유난히 더 귀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1학년은 오자마자 귀여움을 뿜어낸다. 푸른샘 외계인 둘이 미끄럼틀을 만들었다고 해서 가보니 잠집 옆 가파른 2미터 되는 둔덕을 썰매 타듯이 미끄러진다. 빌린 차로 1학년을 태우고 온 자원교사 김대현님 덕분에 다 같이 1학년 환영 맞이 전교생 개떼축구 한 판을 했다. 뛰고 달리느라 땀으로 온 몸이 젖었다. 5학년끼리 꼭 편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형님 편 아우 편으로 나뉘어 한 셈인데 끝내 형님편이 이겼다. 사실 형님편이 이겨야 어린이들 억울한 게 덜하다.
자원교사로 오신 김혜련님이 사흘 밤 나흘 낮으로 밤낮으로 아이들 밥을 챙기시고 손종칠님과 갔다. 지난해 화순 자연속학교 때도 줄곧 계셨는데 이번에도 아이들이 정말 맛있게 싹싹 밥을 먹었다. 운전과 부엌일을 이틀 밤 사흘 낮으로 챙기고 큰 도움을 주신 손종칠님이 정말 고맙다.
밤늦게 동무 승오가 왔다 갔다. 8년째 아이들 먹인다고 고기와 선생들 줄 곡차를 선물해주는 깨복쟁이 동무다. 언제나 동무 덕분에 아이들 입이 호강한다.
2022. 5. 12. 나무날
[고인돌과 신나는 밤탐험]
다 함께 차를 탈 수 없어 아침나절에는 활동을 나눠서 했다. 김삿갓 공원에서 또 낮은 학년끼리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들과 놀다보면 시간이 휙 간다. 그네를 타고, 시소를 타면서 우리 외계인들 매력 속에 또 푹 빠졌다. 높은 학년은 그림을 그렸다. 6백년 된 느티나무를 그렸다.
낮에는 다 함께 세계문화유산 고인돌공원에 갔다. 고대사 공부하는 높은 학년에게는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는 공부이기도 하지만, 해마다 고인돌공원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어린이들은 드물다. 고인돌 선사체험관도 둘러봤다,
저녁 되기 전에 깡통화덕에 불 넣기 위해 모둠마다 나뭇가지를 주우라고 했더니 모둠마다 잘 골라서 줍는다. 마른 나뭇가지 고르는 눈이 길러진다.
자원교사로 김인호님, 이재윤님, 이경민님이 왔다. 덕분에 깡통화덕 불붙이고 라면을 끓여먹는 밤탐험 활동이 더 잘되었다. 봄철 별자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보물찾기와 문제 맞히기도 재미났다. 우리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밤탐험 활동은 절정은 라면와 수육 먹기다. 정말 잘 먹는다, 어른이 먹을 만한 양을 먹는 1학년 외계인들을 봤다. 어린이들이 김치를 더 찾는다.
2022. 5. 13. 쇠날
[두부 만들기와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아침나절 두부를 만들었다. 숲소리마을 젊은 분들이 수만리들국화마을에서 배우고 틀도 빌려와서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해주었다. 모둠마다 차례로 두부 만들기를 하다 보니 오전이 휙 갔다. 맷돌에 콩을 갈고, 콩물 맛도 보고, 간수를 넣어 순두부를 먹고, 틀에 넣어 단단한 두부까지 전 과정을 모두 겪어본다. 예전 수만리 들국화마을에서도 했던 활동이고, 학교에서도 해본 적 있는 활동이다. 두부를 반기지 않는 어린이들도 더 잘 먹는다. 아침열기나 마침회 때 어린이들에게 콩비지찌개 끓이는 법도 알려주었다.
낮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부르는 때다. 어린이 이끄미들이 대표 노릇을 했다. 한 주 늦게 왔더니 참배객이 많다. 언제나 확인하는 진실이지만 아픈 역사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았다는 걸 늘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 아 1학년은 참배를 같이 가지 않고 잠집에서 푹 쉬며 올라갈 채비를 미리 하기로 했다. 어린이들은 돌아가는 짐을 싸는 건 정말 속도가 빠르다.
2022. 5. 14. 흙날
[돌아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모님을 만나러 갈 채비를 하는 어린이들 덕분에 정말 일찍 하루가 시작된다. 일어나자마자 침낭을 개고 가방에 넣는 걸 도왔다. 가방을 뺀 뒤에는 모두 청소를 했다. 마지막 아침산책을 다녀와서 아침을 먹고 쉬었다. 타고 갈 버스가 일찍 와서 어린이들이 더 설렜다. 긴 아침열기이자 마침회를 하며 자연속학교를 되돌아보았다. 다들 무탈하게 즐거운 추억 많이 쌓고 돌아가서 좋다. 고마운 분들이 많고 고마운 곳이 정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