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을 힘있게...
국어 문법 중에 대명사(代名詞, pronoun)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명사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대신 나타내는 낱말, 또는 그런 말들을 지칭하는 품사를 가리킵니다. 다르게 말하면 '대이름씨'라고도 합니다.
구약성경에는 악의 도구로 쓰이는 대명사의 역할을 하는 다수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러한 인물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요즈음 매주 느헤미야서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가 되려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느헤미야서에서도 악한 일에 쓰임받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산발랏과 도비야입니다.
마치 이들은 이스라엘의 성벽 재건 역사를 방해하는 것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들처럼 훼방합니다.
산발랏이라는 인물은 유대인의 피가 흐르는 인물임에도 사사건건 느헤미야의 성벽 재건 대역사를 방해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고도의 심리전과 성동격서의 전략으로 이스라엘의 약점을 끈질기게 공략을 했음에도 지도자 느헤미야와 백성들의 연합으로 그들의 전략은 수포로 돌아갑니다.
그러자 이들은 다시금 전략을 바꾸어 표리부동(表裏不同)의 방법으로 속내는 감추고 겉으로 만남을 제안합니다.
그런데 지도자 느헤미야의 탁월성은 이러한 적대 세력들의 속셈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있다는 점입니다.
산발랏 일당의 평화 제의의 바탕에는 느헤미야를 해하고자 하는 속셈이 있음을 알고서 적절한 명분을 이유로 거절합니다.
자신들의 발톱을 감추고 제안한 전략이 실패하자 이들은 거짓 편지 곧 요즘말로 하면 가짜 뉴스를 생산하여 느헤미야를 세 번이나 함정에 빠뜨리고자 모략을 꾸미게 됩니다.(느6장)
이들이 거짓 정보와 술책을 책략하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그것은 느헤미야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진을 빼 놓아 원하던 목표 곧 성벽 재건 공사를 중단 시키고자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지요.
그런데 느헤미야 6장에는 참 흥미로운 느헤미야의 기도 내용이 나오는데, 바로 “이제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입니다.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이 말씀은 언제 읽어도 늘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입니다. 손이라는 히브리어는 유드라 발음하기도 하고 야드라 발음한다고 합니다.
구약성경에서 야드, 손(유드)은 하나님의 능력의 손을 나타냅니다.
또한 “능력, 힘, 소유, ,활동”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느헤미야가 내 손을 힘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자신의 활동속에 하나님의 능력과 힘이 임하기를 기도하는 셈입니다.
눈 앞에 있는 산발랏 세력들의 방해 공작을 바라보기보다, 보이지 않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이 자신의 손을 붙잡아 주시길 기도하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농촌교회 목회자로 살아가는 연수가 늘어갈수록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점과 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향후 5년 뒤의 제가 섬기는 교회 상황과 마을의 현실이지요.
개인적으로 지난 십 일년동안 몸부림치듯이 살아왔습니다.
이런저런 실험과 목회적 시도를 해오면서 처절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분은 성령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교회의 내, 외적 부흥의 열쇠도 하나님 손 안에 있음을 뼈저리게 고백합니다.
그러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성심껏 노력했다는 자평을 하면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에는 약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점에서 느헤미야의 기도는 깊은 도전과 울림을 주는 말씀입니다.
“이제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하나님! 연약한 제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우리 가정의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더불어 우리 교회 공동체의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나아가 우리 대한민국의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라고 기도하려고 합니다.
불확실한 세태와 불투명한 내일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손에 하나님의 지팡이가 들려지고, 하나님의 권능을 힘입어 삶의 자리가 힘을 얻은 우리들 한명 한명 때문에 성령 안에서 회복되어지는 은총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