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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자료는 리더스 다이제스트 3월호에서 보고 베낀것(-_-;)임을 명확히 해 둡니다.
이런 사건이 있었는줄도 몰랐다가 우연히 리더스 잡지를 보고 알게되고
혹시나 저처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여 올려봅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잡지에 기사가 나와있는 페이지를 휴대폰으로 찍고
그걸 컴퓨터로 보내서 사진으로 띄운다음 일일이 보고 쳤습니다ㅜㅜ 오타 많을듯ㅜㅜ)
잡지에 나온 내용은 밑의 글이 전부인지라 잡지 안에서도 이게 어디서 나온 얘긴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사건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것 같습니다.
소설로 생각하고 읽으면 꽤나 재밌습니다만 문제는 이게 소설이 아니고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거겠죠.
나오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읽으실때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해주세요^^;
저도 치면서 이사람이 누구더라? 이러면서 다시 몇번이나 읽었거든요.
조금 앞뒤가 안맞는 말도 있고 상황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꽤 있습니다만
제가 어떻게 손을 댈 수가 없는 부분이라 그대로 올립니다.
글의 편집도 원본 잡지 그대로 했습니다.
(다만 띄워쓰기 몇개는 귀찮아서 패스하고 제맘대로 했습니다................-_-;)
사진에 써 놓은 글씨들도 원래 잡지에 나온 사진 밑에 써 있던 설명들입니다.
사진이 많이 흐릿합니다;; ㅜㅜ 폰카의 한계인가 봅니다.........ㅜㅜ
(사진 몇개는 혐오.......까지는 아니지만 좋지 못한 장면이 있습니다.)
마지막 아이들이 앉아있는 사진에서 오타가 났습니다ㅜㅜ
아슬란 초등학교가 아니고 베슬란 초등학교 입니다ㅜㅜ
제발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꼬릿말로 길어서 패스~ 이런얘기는 쓰지 마세요.
보시기엔 별거 아닌거 같아 보이겠지만 치는것도 힘들었고
허접해보이지만 사진편집도 힘들게 했습니다.
길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조용히 뒤로 누르시고 나가세요.
글이 많이 길어서 끝까지 다 읽으시는분도 많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꼬릿말도 안습일테고 조회수도 안습이겠죠ㅜㅜ
그래도 몇분이라도 이 글을 읽고 이 사건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본다면
그걸로 만족입니다.
이 글은 리더스 잡지에서 뭐라뭐라 태클이 들어올때까지(무단으로 올렸으니 뭐라할지도...)
냅둘 생각입니다.
그러니 지금 길다고 생각하시면 나~~~중에 할일 없고 심심하실때 한번 읽어보세요.
2004년 0월 1일 오전 9시 10분
초등학교 운동장
러시아의 카프카스산맥 기슭에 위치한 북오세티아 공화국의 인구 약 3만 5000명의 도시 베슬란. 제1초등학교의 개학식 날 아침이었다. 학생들이 붉은 건물 옆에 줄지어 서 있었다. 그들은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신입생들이 행진할 때 선물할 꽃다발 초콜릿 풍선 등을 들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잘리나 레비나는 집에서 두살먹은 손녀딸 아미나를 돌보고 있었다. 손녀딸이 학교로 줄지어 가는 아이들을 보고 "할머니, 우리도 가자"고 졸라대자 잘리나는 청바지를 입고 함께 대열을 따라나섰다.
그때 난데없이 테러범들이 나타났다. 군용 트럭이 멈춰서더니 남자들이 짐칸에서 뛰쳐나와 총을 쏴대면서 "알라는 위대하다!" 하고 외쳤다. 먼저 뛰어내린 몇명은 교문으로 달려가 탈출로를 봉쇄했다. 어떤 아버지가 권총을 빼들었지만 곧 사살됐다.
잘리나는 복면 쓴 남자 한명이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또 한명이 그 뒤를 따랐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총을 들고 달려가는 테러범들을 등지고 있었지만 일부는 테러범들을 보았다. 학생들이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놓쳐버린 풍선들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
테러범들은 겁에 질린 사람들을 뒷마당으로 몰고 갔다. 잘리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일러실로 달려들어가 숨었다. 문이 열렸다. 어떤 남자가 문간에 써 있었다. 그가 말했다. "나와. 안나오면 쏘겠다. "
잘리나는 손녀딸을 데리고 있다고 사정해볼 생각이었다.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와 손녀딸만 남게 되자 테러범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특별 초대장이라도 필요하다는 거야? 당장 쏴 죽일거야."
잘리나는 마당으로 걸어나가 여러사람들과 함께 체육관으로 끌려갔다. 인질들이 농구코트를 가득 메우자 어느 테러범이 천장에 대고 총을 쐈다. "모두 조용히 해!" 그가 말했다. "당신들은 인질로 잡혔다. 우리는 곧 요구사항을 발표할 것이다."
규칙이 정해졌다. 허가 없이 말하면 안된다. 이야기는 오세티야어로 하면 안되고 테러범들이 알아듣도록 러시아어로 해야한다. 누구든지 저항하면 처벌한다.
테러범이 말을 마치자 어떤 아버지가 일어서서 지시사항을 오세티아어로 통역했다. 테러범들은 그가 말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가 말을 마치자 테러범 한명이 그에게 다가갔다. "말 다 했소?"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테러범은 그의 머리에 총을 쏘았다.
학생들 거의 전부가 인질로 잡혔다. 학부모와 교사들을 합쳐 모두 1100명이었다. 체육관은 아이들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통역하던 아버지의 시신을 끌고 간 자리에 길게 핏자국이 남았다. 검은 옷을 입고 베일로 얼굴을 가린 채 폭발물 벨트를 두른 젊은 여자 두명이 천천히 체육관을 돌아 다녔다. 체첸사태때 사망한 젊은이들을 위해 복수를 다짐한 이슬람 여성 자살특공대인 "샤히드카" 였다.
등짐을 진 테러범 두명이 체육관에 들어와 장비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펜치와 절단기를 들고 양쪽 농구대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설치하고 양쪽에 폭탄을 매달아 놓았다. 그리고 바닥에는 더 큰 폭발물들을 갖다 놓았다.
농구대에 매달린 폭탄들은 터지면 파편이 아래로 쏟아져 피할 방법이 없었다. 테러범 한명이 폭파장치 위에 서 있었다. 그가 발을 들면 전류가 흘러 폭탄이 터지도록 되어 있었다.
오후. 체육관
카즈베크 미시코프는 자기 가족들 위에 매달린 폭탄을 쳐다보았다. 떡밥 형태의 폭발물과 금속으로 된 단순한 플라스틱 양동이였다.
폭탄이 터지면 파편이 쏟아져 자기와 아내 이리나 그리고 두 아들 아트사마스와 바트라스가 모두 죽을 판이었다.
카즈베크는 한나절 동안 혹탄의 전기배선과 주변의 폭발물 설치 상황을 살펴보았다. 이제 그는 농구코트에 웅크리고 앉은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들을 둘러보았다. 임시 감옥이 된 체육관은 기온이 오르면서 오줌과 땀 냄새가 진동했다. 인질범들은 탄피 조끼를 입고 구식 소총을 메고 있었다. 몇몇은 스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대부분은 더위 때문에 마스크를 벗고있었다. 몇몇은 10년간의 체첸전쟁중에 생겨난 범법자 부류의 무뢰한 같은 모습이었다.
카즈베크는 이 인질극이 결국은 전투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러시아 군대는 체육관에 진입할 때 강력하지만 서투른 공격을 벌일 것이다. 그 자신도 전에 러시아군에 있었기 때문에 짐작이 갔다.
카즈베크는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천천히 전선으로 옮겨갔다. 위에 매달린 폭탄은 자동차 배터리에 연결되어 있었다. 회로를 접속하면 전류가 흘러 폭탄이 터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선을 잘라 놓으면 가족들 위에 매달린 폭탄은 터지지 않을 것이다. 카즈베크는 오랫동안 전선을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는 테러범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발각되면 그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었다. 그는 폭발물의 전원을 끊을 생각이었다.
아슬란 쿠드자에프는 테러범들의 감시 하에 의자 한개를 들고 복도를 지났다. 아슬란은 차출되어 교실 창문에 바리케이트를 쌓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가 의자를 끌고 갈 때 테러범이 그의 얼굴에 권총을 겨누었다. "당신은 머리가 짧군. 경찰이지?" 테러범이 말했다. 아슬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오."
테러범이 그에게 주머니에 든 물건을 꺼내보라고 일렀다. 경찰이라는 증거가 없었다. 건자재 상점을 운영하는 아슬란의 딸은 개학을 알리는 종을 치는 학생으로 뽑혀있었다. 테러범이 손짓으로 그에게 일을 계속하라고 일렀다.
창문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난 후 일꾼들은 손을 머리 뒤로 올리고 복도에 앉아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제 인질들은 테러범들을 어느정도 파악하게 되었다. 그들 모두가 불그레한 턱수염을 기른 "대령" 이라 불리는 남자에게 복종하고 있었다. 그는 빡빡 깎은 머리에 사발 모양의 모자를 쓰고 복도를 천천히 오가고 있었다. 그의 밑에 여러 지휘관들이 있었는데 아슬란의 얼굴에 권총을 겨눴던 압둘라라는 이름의 슬라브인도 그중 한 명이었다.
테러범들은 라리사 쿠드지예바 라는 여자대문에 넌더리를 냈다. 테러범들이 인질들에게 입 다물고 있으라고 명령한 후에도 그 여자는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날씬한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와 갈색 눈을 지닌 전형적인 카프카스 미인이었다. 테러범 한명이 그녀를 영영 진정시킬 작정으로 걸어갔다.
라리사는 오른쪽 어깨에 총을 맞은 바딤 볼로예프를 돌보고 있었다. 흰 셔츠가 붉은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농구코트에 누워 죽어가고 있었다.
"저자들이 왜 총을 쏜 거예요? " 라리사가 그에게 물었다.
"내가 무릎을 꿇지 않았거든요" 그가 말했다.
라리사가 상처를 살펴보았다. 뼈가 으스러져 있었다. 그녀는 몸을 구부려 피흘리는 남자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물과 붕대가 필요해요!" 라리사가 소리쳤다.
테러범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일어서!"
라리사가 일어서자 테러범이 총부리로 그녀를 밀쳤다. 그리고 그녀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했다.
" 싫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볼로예프도 무릎을 꿇지 않은 탓으로 총에 맞았다. "다시 말한다. 무릎 꿇어." 테러범이 말했다.
"싫다." 그녀가 말했다.
두사람은 잠시 서로 노려보았다. 테러범이 소총을 들어 그녀의 미간에 총부리를 갖다댔다. 라리사는 자신의 몸에 차가운 금속이 닿는것을 느꼈다. 라리사의 자녀들이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볼로예프도 몸을 일으켰다.
라리사가 손을 들더니 총을 잡아 한쪽으로 제치며 테러범에게 쏘아붙였다. "지금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예요? 여기 있는 여자들과 어린애들이 겁을 먹고 있다구요."
테러범이 주춤했다. 압둘라가 체육관을 가로질러 급히 달려왔다. " 무슨일이야? " 그가 물었다.
"내가 붕대를 달라고 했다고 나를 처형 하겠대요." 라리사가 말했다.
압둘라가 총을 든 젊은이와 라리사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 당신이 나설일이 아니야. 제자리에 돌아가 입 다물고 있어." 그가 말했다. 라리사는 제자리에 돌아가고 볼로예프도 다시 누웠다.
잘리나는 겁에질린 손녀딸 아미나를 달래느라 쩔쩔매고 있었다. 인질들은 더위때문에 고생이었다. 체육관은 사람들로 꽉 들어차 서로
교대로 다리를 뻗어야 할 지경이었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시끄러워지면 테러범들은 인질 한명을 일으켜 세워놓고 조용히 하지 않으면 그를 쏴
죽이겠다고 사람들을 협박하곤 했다.
그러나 조용해진다는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아이들은 얼마 지나면 또 시끄러워 졌다. 아미나는 줄곧 울어댔다. 잘리나는 손녀딸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슴을 풀어헤치고 젖꼭지를 아미나의 입에 갖다댔다. 아미나가 젖을 빨기 시작했고 호흡이 진정되었다.
라리사는 자기를 바라보는 어느 테러범의 눈길을 느꼈다. 협상 책임자인 그 테러범은 줄곧 러시아 측과 전화하고 있었다.
전화를 하지
않을때마다 그는 라리사에게 눈길을 주곤 했다. 라리사는 계속 볼로예프를 돌보며 그의 상처에 헝겊을 갖다댔다. 다시 한번 소리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었다. 볼로예프는 죽어가면서 체육관에 있는 자기 딸들을 불러 달라고 했다. 라리사가 큰소리로 그 딸들을 찾았다. 테러범들은
그에 대한 벌로 샤하드카 한명을 그녀 옆에 배치하고 또 떠들면 사살하라고 지시했다.
얼마 후 무더위가 심해지자 라리사는 여러 아이들을 인솔하여 욕실로 데리고 갔다. 돌아온 라리사는 자기를 바라보던 테러범 곁에 앉았다. "당신은 우리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가 처음으로 그녀를 가까이서 쳐다보았다. "당신들은 러시아 연방군이 체첸을 모두 떠날 때까지 여기 머무르게 될 거요." 그가 말했다. "그건 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요? " 라리사가 말했다.
"협상이 시작되면 음식과 물 등을 모두 공급받게 될 거요. "
"이름이 뭐예요? " 라리사가 물었다. "알리요." 그가 대답했다.
"진짜 이름인가요, 가명인가요?"
"가명이오."
"진짜 이름은요?"
"이젠 그런 이름 필요 없어요. 내 이름을 아는 사람 중에 살아남은 사람이 한명도 없으니까." 그가 말했다.
알리는 몇년 전에 러시아 전투기가 자기마을을 폭격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와 다섯 자녀들에게 폭탄이 떨어져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두 죽였다. 그가 라리사를 보며 말했다. "내 아내는 당신을 꼭 닮은 여자였소."
아슬란은 복도에 앉아 있었다. 대령이 나타나서 그와 다른 인질 한명에게 2층 교실로 올라가라고 명했다. 교실에는 흥건한 피 속에
시체 여덟 구가 누워 있었다. 아슬란은 사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낮 동안에 여러 남자가 끌려갔다. 그중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은 이곳으로 끌려와
사살된 것이다.
" 창문을 열고 이 시체들을 내버리시오." 대령이 말했다.
인질 두 사람이 시체 한 구를 문턱에 들어올렸다가 밖으로 밀쳐냈다. 그리도 다름번 시체를 옮겼다. 아슬란은 생애 마지막 순간을 이런일로 보내야 할 판이었다. 그는 여덟 번째 시체가 풀밭에 떨어지고 나면 자기가 총살당할 것 같았다.
그는 급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 대령은 가고 없었다. 한 명의 테러범만 그들을 지키고 있었다. 테러범이 소총에서 탄창을 빼서 탄약을 재고 있었다. "창문으로 뛰어 내립시다." 아슬란이 같이 온 인질에게 속삭였다.
"여기서 어떻게 뛰어 내립니까?" 그가 당황하며 물었다.
아슬란은 혼자 뛰어내리는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감시원의 총이 장전되어 있지 않은 이때가 기회였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창턱으로 달려가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의 몸이 5~6m 낙하하여 시체들 위에 쿵 하고 떨어졌다. 그의 발목뼈에서 뚝 소리가 났다. 그는 허둥지둥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뒤로 총소리가 들렸다. 군인들이 연막탄을 던져 보호해주는 가운데 그는 도랑으로 굴러 떨어졌다. 탈출에 성공 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내와 두 딸은 아직 안에 갇혀 있었다.
카렌 므디나라드제는 원래 이곳에 올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복도에서 손을 머리뒤로 올린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왼쪽에는 노인
한 명이 있고 그 뒤에 샤히드카 한 명이 서 있었다. 카렌은 베슬란 주민이 아니었다. 아슬란의 딸이 타종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하러 온
사람이었다. 그가 비디오 카메라에 그 여학생을 담고 있을 때 테러범들이 밀어닥쳤다.
아무 예고도 없이 옆에 있던 이슬람 여전사(샤히드카)의 몸이 폭발했다. 검은 베일을 쓴 여자의 몸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녀의
살점이 사방에 튀겼다. 복도에 있던 다른 사람과 감시원 한명이 파편에 맞았다. 또 다른 샤히드카도 파편에 찔렸다. 그녀는 쓰러져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카렌은 왼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왼쪽 눈이 흐릿해졌다. 그러나 옆에 있던 노인이 파편을 뒤집어 썼기 때문에 카렌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잠시 의식을 잃었지만 금방 정신을 차려 벽에 기대에 주저 앉았다. 손바닥으로 머리를 더듬어 보았다. 왼쪽 눈꺼풀이 찢어지고
얼굴에도 파편이 박혀 있었다.
방패막이가 되어준 노인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허리 아래가 뒤틀렸는지 하반신이 어긋나 있었다. 카렌은 노인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테러범 한 명이 부상자들에게 알렸다. "2층으로 가면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소."
카렌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절뚝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느 교실에 들어가 보니 바닥에 인질들의 시신이 쌓여 있었다. 부상당한 사람들에게 지시가 떨어졌다. "드러누워."
테러범 한 명이 앞으로 나오더니 "알라는 위대하다!" 하고 외치며 여기저기 총을 휘갈겼다. 비명소리와 총탄이 살점에 박히는 둔탁한 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인질들이 움직이지 않자 테러범이 방아쇠를 놓고 귀를 기울였다. 시체 더미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가 다시 총을 쏘았다. 교실안이 잠잠해지자 그는 걸어 나갔다.
학교 바깥에서는 당국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 북오세티야 공화국 수도 블라디카브카스에서 온 군인들리 베슬란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취한 조치는 기껏 초등학교 주위를 빙 둘러서 경계선을 친 정도였다.
학교 안에서는 카렌이 피 웅덩이에 누워 있었다. 사방이 캄캄하고 조용했다. 카렌은 130kg은 됨직한 남자 뒤에 쓰러져 있어 총을 맞지 않았다. 가까스로 처형을 면했던 것이다.
나중에 테러범들이 인질 두 명을 데리고 들어와 시신들을 내다버리라고 지시했다. 시체 3구가 남았을때 그들이 카렌에게로 왔다. 카렌은 어찌해야할지 막막했다. 다만 창밖으로 떨어지면 안된다는 것 만은 확실했다. 사람들이 그를 들어올리려고 할때 카렌이 앞으로 구르며 일어섰다.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테러범은 멀쩡한 그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알라신의 보호를 받았구먼."
인질 세명은 체육관으로 끌려갔다. 카렌은 머리가 째지고 멍이 들었으며 왼쪽 눈은 실명하고 옷은 피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곧 정신을 잃었다.
9월 2일
카즈베크는 두 손가락 사이에서 전선이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전원이 끊어진 폭탄 아래 다시 눌러앉았다. 1학년짜리 아들 아트사마스는 탈수증으로 기진맥진했다. 카즈베크가 아들의 눈을 살펴보니 빛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들을 살릴 방법을 알고 있었다. 소량의 오줌은 마실 수 있을 것이라는 다른 사람들의 귀띰에 카즈베크는 사람들의 오줌을 모아두었다. 오줌을 마시라고 하자 아트사마스는 "난 콜라를 마시고 싶단 말야" 하고 말했다.
카즈베크가 "여기서 나가면 콜라를 박스로 사줄게" 하고 달래자 그제야 아들은 오줌을 마셨다.
잘리나와 손녀딸 아미나는 밤중에 욕실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파티마 츠키예바와 그녀의 어린 아이들 곁에 자리를 잡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엄마들이 아기를 데리고 들어왔다.
압둘라가 비아냥거렸다. "어쩌면 당신들에게 뭔가 알려줄 게 있을것도 같은데." 파티마가 무슨 말인지 알려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그저 웃기만 했다. 두시간 후에 그가 힌트를 주었다. "저들이 그 사람을 들여보내기만 하면 우리가 아이들을 내보낼 지도 모르겠소."
잘리나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도대체 누가 들어온다는 말일까?
오후 3시경에 짙은 콧수염을 기른 키 큰 남자가 체육관 문간에 들어섰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그는 체첸과 인접한 잉구세티아 공화국의 전 대통령이자 아프가니스칸 참전 소련군으로 훈장을 받았던 루슬란 아우셰프였다. 자기나라 동포와 체첸 분리주의자들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아우셰프다! 이제 나가겠구나!' 잘리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여인들이 기대감에 부풀어 아이를 안고 일어섰다. 이들은 식량도 물도 없이 30시간 이상 억류되어 있었다. 압둘라가 문간에 나타났다. "이제 당신들을 석방하겠소. 아기 한 명에 여자 한명씩이오." 그가 말했다
"애들을 모두 데리고 가게 해주세요. 우리를 모두 보내줘요." 파티마가 애원했다.
"안돼" 압둘라가 말했다.
파티마가 흐느끼며 호소했다. "그렇다면 내 딸 크리스티나가 아기를 데려가게 해줘요. "
압둘라가 버럭 화를 냈다. "내가 안된다고 했지? 정 그렇다면 아무도 석방하지 않겠다. 모두 체육관으로 돌아가."
잘리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녀는 손녀딸을 와락 끌어안고 압둘라를 지나쳐 걸어갔다. 잘리나는 왼쪽의 체육관으로 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난 지금 나갈테다. 내 등에 대고 총을 쏘라지.' 테러범 한 명이 그녀를 막아섰다. "어딜 가는 거요?"
잘리나는 고갯짓으로 압둘라를 가리키며 "저사람이 허락했어요" 하고 대답하고는 그대로 지나쳐 갔다. 문간에 아우셰프가 서 있었다. 그가 잘리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잘리나의 가슴이 방망이질쳤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복도에는 유리조각이 널려 있었지만 맨발바닥에 아무 느낌도 없었다. 다른 여자들이 뒤따랐다. 엄마와 아기들이 줄지어 걸어 나왔다. 잘리나는 출입문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그녀가 대령과 함께 서 있는 아우셰프의 앞을 지나가면서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했다. 테러범 한 명이 문을 열어주고 잘리나는 밖으로 나왔다.
학교 안 복도에서는 파티마가 어린아기를 안고 울부짖고 있었다. 그녀는 도저히 걸어나올수 없었다. 데리고 나와야 할 아기가 두명이 더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남기로 작정했다. 그녀는 흐느껴 울며 아기를 아우셰프에게 건내주었다.
9월3일 체육관
48시간이 지나자 인질들은 탈수상태에 빠졌고 겁에 질려 무력한 상태였다. 초췌해진 그들은 서로 엉켜 축 늘어지거나 벽에 기대어 있었다. 테러범들도 지친 것 같았다. 자기들의 요구사항이 묵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1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벼락 떨어지는 소리가 체육관을 울렸다. 22초후에 또 한차례 폭발음이 교실을 뒤흔들었다. 그 폭발로 창문들이 모두 활짝 열리고 파편들이 벽을 때렸다. 교실에 있던 사람들도 내동댕이쳐졌다. 또한 벽돌담 한 곳에 구멍이 뚫리며 잔디밭에 벽돌들이 쏟아져 내리고 학교 건물 지붕솨 서까래들이 솟아올랐다 천장이 떨어져내려 인질들을 덮쳤다.
처음에는 생존자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일었다. 그러나 마침내 사람들이 일어나 탈출하기 시작했다. 아슬란의 딸은 잠들어 있다가 햇빛을 보고 재빨리 도망쳐 나왔다. 그리고 마당을 지나 학교를 에워싸고 있는 군인들에게 달려갔다. 자유의 몸이 된 것이었다.
마침내 필사적인 탈출이 시작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중상을 입지 않은 사람들은 창턱으로 달려가 밖으로 뛰어내렸다. 카렌은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그가 정신을 차려보니 사람들이 창문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비틀거리며 창턱으로 걸어가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몸을 날렸다. 마당에 뛰어내린 그는 겁에 질린 사람들 틈에 뛰어들었다. 앞에서 어떤 엄마가 어린 사내아이를 이끌고 사람들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머리위로 총탄이 빗발쳤다. 모자는 멀리 떨어진 모퉁이를 향해 가로질러 달렸다. 엄마가 쓰러졌다.
아들이 "엄마!" 하고 비명을 지르며 멈춰섰다.
카렌이 달려가면서 몸을 굽혀 어린이를 낚아채듯 껴안았다. 그는 울타리를 뚫고 돌진하여 차단선 밖으로 나왔다. 엄마가 모퉁이를 돌아 달려왔다. 총에 맞은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뿐이었다. 그녀가 흐느끼며 아들을 껴안았다.
체육관에 있던 아이다 아르체고마는 폭발때 정신을 잃었다. 천장 조각이 그녀 위에 떨어져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큰 아들이 허둥지둥
달려 나가고 있었다. 작은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다가 천장 조각을 밀치고 방안을 살폈다. '소슬란이 어디 간거지?'
아이다는 부상자들을 헤치고 작은 아들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빨간 예광탄과 함께 핑 하고 총알이 날아와 체육관 벽을 때렸다.
압둘라가 인질들을 식당으로 보내고 여자들을 창가로 몰아붙였다. "아이들도 창가로 가." 아이다는 등골이 오싹했다. 총알이 씽씽 날아와 건물 정면의 벽돌을 때리고 있었다. "애들을 창문에 올려놓으면 저들이 총을 쏘지 못할테니 모두 안전할거요." 압둘라가 말했다.
학교 건물 정면에 커다란 창문 여섯개가 나 있었는데 모두 쇠창살이 쳐져 있었다. 아이다가 창문으로 걸어가 어떤 사내아이를 들어 창턱에 올려놓았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눈에 잘 띄는 표적이 되었다.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로 인간방패가 되었다. "쏘지 말아요!" 여자들이 진격해 오는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오후 1시 10분
아트사마스는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굽어보며 "아빠!" 하고 외쳤다. 기절해 있던 카즈베크가 눈을 떴다. 머리위의 폭탄은 터지지 않고 아직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아들을 알아 본 그는 아내 이리나를 찾은 후 몸을 오그리고 방바닥에 쓰러져 있는 큰아들 바트라스에게 기어갔다. 엄마가 큰아들을 움직여 보고 "얘야! 정신차려!" 하고 외쳤다. 아들의 왼쪽 무릎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바트라스의 몸이 움직였다. 이리나가 아들을 안고 정신 차리라고 흔들었다.
카즈베크는 아트사마스를 두 팔로 감싸안고 비틀거리며 체육관 옆 체력단련실로 갔다. 왼쪽 팔뚝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오른팔에도 상처가 나 있었다.
체력 단련실에는 창문이 세개 있었는데 모두 쇠창살이 쳐져 있었다. 인질 열두명이 이 방에 갇혀 있었다. 라리사도 그중 한명이었다. 테러범들은 이 방에 장비를 보관해 두었다. 라리사는 테러범들의 등짐을 뒤져서 캔디 건포도 과자등을 찾아 인질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식당의 테러범들은 인간방패 노릇을 할 인질들이 더 필요했다. 테러범 한 명이 체력단련실로 가서 숨어있던 사람들을 찾아냈다. 카즈베크도 그곳에 있었지만 거의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걸을 수 있을것 같았다. "살고 싶은 사람은 나오시오." 테러범이 외쳤지만 아무도 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라리사는 테러범이 인질들을 죽일까봐 겁이났다. 그녀가 사람들을 이끌고 문간으로 갔다.
식당은 참혹했다. 여자들이 창턱에 올라서서 흰 천을 흔들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총알이 벽을 때리고 있었다. 라리사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식기세척실 근처의 구석으로 달려갔다. 그곳에 20명이 넘는 인질들이 무리지어 있었다. 라리사도 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카즈베크는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그는 출혈이 심해 기절해 있었으나 아들 아트사마스가 그의 얼굴에 물을 퍼부어 의식을 되찾게
해주었다. 그는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체력단련실에는 인질 10여명이 남아 있었지만 어른은 셋뿐이고 남자는 자기 혼자였다. 체육관은
뜨거운 열기와 오렌지색 불빛을 내뿜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전투소리가 요란했다.
이리나는 종이를 찾아서 빨간 립스틱으로 "DETI" 라고 썼다. 러시아어로 "어린이" 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창문에서 종이를 치켜들었다. 카즈베크가 비틀거리며 그녀의 옆에 섰다. "여기도 어린아이들이 있소! 총 쏘지 마시오!" 그가 소리쳤다.
카즈베크가 창문으로 좁은 골목을 자세히 살펴보니 군인들이 보였다. 그가 기력을 다해 역기를 들어 쇠창살 사이로 건네 주었다. 밖에 있던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여 창살을 떼어냈다. 탈출구가 열렸다.
이리나가 어린이들을 밖으로 넘겨주었고 어른들이 뒤따랐다. 카즈베크 부자가 학교에서 나오자 군인들이 이들을 토오가시킨뒤 건물에 침투하기 위해 달려갔다.
이제 체육관은 불길에 휩싸여 연기가 인근지역 상공으로 치솟았다. 카즈베크는 멍하니 들것으로 걸어가 드러누운 후 의식을 잃었다. 삼촌을 만난 아트사마스가 매달리며 말했다. "아빠가 내게 콜라를 사준다고 했어요. "
아이다는 20분 이상 창문에 서 있었지만 왠일인지 총탄이 그녀와 옆에 앉은 어린이를 비켜갔다. 아이다는 그 아이의 이름도 몰랐다. 압둘라가 한눈을 팔 동안 아이다가 아이를 슬쩍 내려놓았다. 아이다가 일어섰을때 왼쪽 뺨에서 철썩 하는 소리가 났다. 그녀가 자기를 엄호물로 삼고있는 압둘라를 쳐다보았다. "이제 앉아도 되겠저죠?" 그녀가 물었다. "몹시 아프네요."
"살고 싶으면 서 있어." 그가 말했다.
아이다는 어지러웠다. 그때 폭발이 있었다. 아이다가 쓰러졌다.
모두가 상처를 입고 움츠리거나 죽은 상태였다. 밖에서 우르릉 소리가 들리더니 탱크 한 대가 나타났다. 탱크의 포구가 불을 뿜었고 쾅 하는 진동소리가 울렸다. 총탄은 계속 날아들었다. 바깥 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방 왼쪽 창문의 쇠창살이 사라지고 없었다. 러시아 특공대원 세 명이 기어 들어왔다. 그들이 사망자와 부상자 틈에서 사격자세를 취했다. 그중 한 명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망할놈들 어디 간 거야?"
저장실 문이 휙 열렸다. 테러범 한 명이 수류탄 두 개를 들고 나타났다. 그가 총에 맞으면서 수류탄이 떨어졌다. 라리사는 수류탄 한개가 바닥에 떨어져 군인들에게로 굴러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아들은 엄마 밑에 깔려 있고 딸은 옆에 있었다. 라리사는 다리를 위로 뻗으면서 아들을 감싸안고 손으로 딸의 얼굴을 가렸다.
수류탄이 터졌다.
날아오는 수류탄 파편에 맞은 후 라리사는 사방이 정적에 휩싸인 것 같았다. 귀가 멍멍했다. 죽기가 참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지 않았다.
그녀는 얼굴 오른쪽에 파편을 맞았다. 라리사는 자기 모습을 아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얼굴을 돌리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끝에 축축한 피와 드러난 뼈가 느껴졌다.
딸아이가 그녀에게 기어왔다. 특공대원 한명이 죽어있었다. 교사 한 명도 죽었다. 라리사도 죽은것 같았으나 딸이 맥박을 짚어보니 살아 있었다. 특공대원들이 생존자들에게 밖으로 따라 나오라고 일렀다.
"우리 엄마는 아직 살아 있어요. " 딸이 말했다.
"엄마는 우리가 돌봐줄게. " 어떤 군인이 말했다.
딸이 어린 동생을 안아 올려 창밖으로 건냈다. 남매는 구조되었다.
뒷이야기.
베슬란의 시체보관소가 넘쳐났다. 수많은 가족들이 배우자와 자녀의 생사를 모르고 있었다. 수도 블라디카프카스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라리사를 진찰했다. 의사들이 두 차례 수술 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혼수상태였다. 병원은 환자들로 초만원이었기 때문에 마침내 라리사는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죽을 운명이 아니었는지 몇시간 후 다른 의사가 그녀를 발견했다. 라리사는 다시 수술대 위에 올려졌다. 그녀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의사가 물었다.
"생일이 언제지요?"
"14일요."
"몇월이지요?"
"5월이예요" 그녀가 대답했다. 그것은 맞는 대답이었다. 그러나 의사는 틀렸다고 말했다.
"아닙니다. 그 생일은 잊어버리세요. 오늘부터 아주머니 생일은 9월 4일이예요." 의사가 말했다.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극은 결국 인질 331명과 테러범 31명의 사망으로 끝났다. 부상자는 700여 명이었다. 인질극은 승자없이 막을 내렸다. 러시아 정부의 신뢰도는 타격을 입었고 체첸독립에 대한 동정 여론이 위축되었다. 체첸 분리주의자들 주에서도 자체전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생겼다. 러시아 의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테러범이 단 한명만 살아남아 체포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생존한 인질들은 몇몇 테러범은 사망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마지막 날에 보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인간방패 노릇을 했던 아이다는 구조된 후에 자기 아들 소슬란도 탈출했다는 말을 들었다.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던 아슬란의 아내와 딸은 젓먹이 아기를 둔 다른 엄마들과 함게 풀려났다. 아기를 내보내고 다른 두 자녀와 함께 인질로 남았던 파티마는 딸 크리스티나와 함께 죽었다. 파티마의 세살짜리 아들은 구조되었다.
처형을 면한 카렌은 왼쪽 눈에 의안수술을 받았다. 그의 의안은 가까이에서도 진짜처럼 보인다.
카즈베크와 그의 가족은 건강을 회복했다. 이리나는 2006년 1월 22일에 셋째아들을 낳았다. 아들 이름은 아버지 카즈베크처럼 카프카스산맥의 산 이름을 따서 엘브루스 라고 지었다.
첫댓글 와 님이 올려주신다고 하신거 기다렸는데.. 잘볼게요 선리플후감상!
이거 기억난다구 ㅠㅠㅠ 벌써 이게 3년전일인가... 어린애들 엄청 죽었잖아요 ㅠㅠㅠ..... 막 초등학생들 몸에 피묻어 있고 그런사진도 봤었었는데 정말 충격을 떠나서 진짜 눈물만 나왔다구 애들이 무슨죄냐구ㅠㅠ
04년일인데 왜 나는 모르지??? ㅠㅠ 러시아에선가 그 사건은 기억나는데 이건 모르겟다 근데 331명 사망 허.ㄱ..
이거 러시아 쪽에서 보도 못나가도록 엄청나게 막았어요. 이런 기사도 찔끔찔끔나오고 언론 탄압이 광주사건 막듯이~겨우겨우 해외언론 통해서 보도됐어요
씨ㅠㅠ 언론 통제 라는 게 정말 무섭네요ㅠㅠ 전 반전주의자인데 이런 글 읽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요. 시험기간이라서 앞부분 밖에 못 읽었는데 끝나고 꼭 다읽을게요. 좋은 자료 감사~
중국이나 러시아나...하여튼 있는 인간들이 더하다니까...지네 땅이나 잘 지킬 것이지.
민간인의 목숨을 겨눈 테러는 용서될 수 없는 행위이지만 왜 체첸'반군'이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러시아 입장에서 그들은 '반군'이고 이러한 행동은 '테러'이지만. 그들에게는 '독립군'이고 '독립활동'이니까요. 참고로 이 사건은 인질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러시아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도 유명한 사건이예요
그렇지만 이건 타격이 너무 컸어요 러시아 본국 학교 학생들을 잡은 것도 아니고(본국이란 표현이 이상한가;;) 아무튼 저도 러시아에 관심이 많아서 체첸 봐왔는데 이건 우리나라 선조들의 독립운동으로 생각할만한 사건이 아니었다구-_-에휴ㅠㅠㅠㅠㅠㅠㅠㅠ
러시아군의 진압 방법이 잘못된건 사실이예요. 잘 안나와 있긴 하지만 글의 끝부분에 보면 식당 창가에 아이들을 올려놓았는데도 총알이 계속 날라온다고 써져있죠. 그런거 보면 러시아군의 진압도 무자비 했습니다. 근데 러시아 검찰측에서는 진압방법에 별 문제 없었다고 얘기해서 유가족을 화나게 했다는 기사가 있더라구요. 여러모로 이 사건 문제가 많은듯.
맞아요.그때도 한창 문제였던게 러시아 군인들이 인질들 보호하는데 별로 신경을 안써서 피해자들이 엄청나게 늘었다구.......다들 어린애들이고 여자들이였는데..ㅠㅠㅠㅠㅠㅠ
그 체첸반군이 러시아 입장에서 봤을때 반군이라는것에 대해서 동감합니다. 저 테러범들이 민간인까지 붙잡으면서 저런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러시아에게 있죠.
잔인하다,,불쌍한아이들,,,고생하셨어요ㅕ 자료감사
러시아 군 정말 사람 목숨 생각 안하고 막 진압한거.. ㄷㄷㄷㄷ 저렇게까지 안죽었을텐데 그렇다면..
아,, 읽으면서 소름쫙 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살아남으신 분들 대단해요ㅠ
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구 아까도 어떤 기자 이야기 봤는데 여튼 안타깝다구 ㅜ
이거말고도 무슨 오페라극장이었나 거기서도 인질극있지않았나요? 근데 푸틴 인질들 신변보호엔 아랑곳없이 독가스 살포해서 체첸군이랑 인질 다 죽였던거 보고 ㄷㄷㄷ
와..전에 이사건이 언급된 다른 게시물을 봤었는데..그때 님께서 리플로 풀스토리 언제 올려주신다고했던거 기억난다규....타입하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ㅠㅠ나름 정독해서읽었는데 너무 잔인하네요 정말..;;;;어떻게 저렇게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아무렇지않게 죽어나갈수있었던건지
너무 끔찍하네요..학교에서 인질극이라니 ㅠㅠ
어제 러시아의 어떤 여기자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게시물을 읽었는데 그 여기자의 사건취재 목록중에 초등학교에서 인질극과 관련된 내용이 있어서 궁금했는데 웬지 이사건 같네요.. 어쨌뜬 잘 읽고 갑니다..
아까 어떤분이 올려주신 기사를 보고 궁금했던 이야기였는데 보게되서 다행이네요 ㅠㅠ 치느라 정말 힘드셨겠어요 ㅠㅠ 저 인질들에게는 얼마나 악몽같은 시간이었을까요... 사실 저도 푸틴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아주 잔인한 사람이란걸 알게됐고 러시아가 아직은 자유로운나라가 아니라는걸 알게됬네요.. 그냥 글을 읽을때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됬는지 모르겠는데 인질 331명이 죽었다니.. 게다가 2004년이라면 이제 겨우 횟수로3년이 지났을뿐인데... 이렇게 큰 사건을 여태까지 몰랐다는게 부끄럽네요.. 좋은기사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와 저 다읽었어요. 영화같은일인데..ㄷㄷㄷㄷ 완전무섭다규...애들너무불쌍하고.ㅠ
다 읽었어요~~ 정말 끔찍한 사건이었네요 ㅠㅠㅠㅠㅠㅠ 예전에 어렴풋이 이런 일이 있었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그 러시아 여기자 죽은 사건이나 이 사건을 보고 있으면 아직 러시아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느껴지네요
러시아도 공산주의잔재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거 같드라구요....겉으론 산업화에다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음지에선 알게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데요...단지 정부에서 그걸 외부로 알리지 않는것뿐...저번에 mbc에서 하는 W라는 프로그램에서 러시아 군대의 실상에 대해 봤었는데.......어휴 ...진짜..... 우리나라 군대보다 더 잔인해요........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사회주의를 전공하신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인데, 교수님은 납치됐다고 보도 나왔을 때 안에 사람들은 다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데요. 러시아 나라 자체가 아직도 옛소련의 군국주의가 많이 남아있다구요.
아..정말 누가누군지 되게 햇갈려서 몇번이나 앞으로 왔다갔다해서 읽었어요;;암튼 너무 수고하셨구 잘 읽었습니다^^ㅋ 예전에 뉴스에서 그 마을 주민의 1/5인가가 그 테러 피해자의 가족이라구 했던거 같아요.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정도면 러시아도 뭔가 체첸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할터인데.....
이거 기억나요 계속 뉴스에서 보도해줬던것같은데 피해가 이렇게 컸었던건 몰랐었네요..ㅜㅜ
22가물가물 했었는데 피해자가 저렇게 많았는지는 몰랐어요..
우와 진짜 수고하셧어요...아 진짜읽으면서 너무 무서웠어요...ㅠㅠ
아.. 정말 끔찍하네요....
04년이면 겨우 3년전인데 최근에 이런 끔찍한 일이 있었는지 몰랐네요... 편집하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덕분에 감사히 잘 읽고 알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관련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지만 짤막한 기사들이었고 시간도 오래 지나서 잊고 있었는데 님의 게시물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때에는 별 생각없이 '체첸반군'이란 표현을 사용했었는데 대학생이 된 뒤 과연 누구의 시간에서 내가 그들을 바라봐야 하는가 고민했지요. 체첸의 입장에서는 독립군이고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반군이니까요. 그리고, 그 후로 시간이 많이 지난 현재까지도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체첸문제는 아일랜드문제만큼이나, 팔레스타인문제만큼이나 풀리지 않을 숙제일 것 같습니다. 러시아가 체첸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 전까지는요. 그 때까지 얼마나 많은 무고한 희생이 뒤따라야 할런지
잘 읽었습니다.
저두 너무 잘 읽고 가요~
정말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후.. 기억나네요
체첸문제접하면서 푸틴 뭘해도 무서워졌음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잘 읽었습니다.ㅠㅠ
잘읽었습니다~저때 신문에서 봤었는데.......진짜 인간들이 젤 무섭네요.....그놈의 땅이 뭔지 욕심은 한도 끝도 없고.........또 알라신 믿는얘들은 왜그리 피를 좋아하는지..................
어머 이런일이있었냐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껏 몰랐어요...너무 잘읽엇다구..ㅠㅠ
그 때 리플 봤었는데 올려주셨네요. 첨부터 끝까지 넘 잘 읽었어요! 사진도 손수 찍어서 올려주시고 넘 감사해요!
잘 읽었어요 .~~ 올려주신거 감사해요~~
잘읽었어요. 그냥 너무 무섭네요.
전 왜 이런일이 있었는지도 생각이 안나죠.. 대학교떄 넘 놀기만 했나봐요.. 무튼 글 너무 잘 읽었구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잘읽었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해요..정말 끔찍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
님!! 이런 자료 너무 감사해요ㅠㅠ아..ㅠ 정말 너무 슬프다..ㅠ 정말 이거 올리시느라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얼마 오래된 사건도 아닌데 전 아무것도 몰랐네요. 체첸반군은 첨 들었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이번기회에 많은 걸 배워가는 거 같아요. 저번에 올려주신 안나 기자 이야기도 잘 봤습니다.
잘읽었어요 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