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정보다 진하다. 그러나 정은 피보다 따뜻하다
김 난 석
친손주 또는 외손주를 돌봐주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참 귀엽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은 자랑도 해보지만
때론 귀찮기도 하다.
나만 그럴까?
언년이 첫 아이를 낳더니
몸조리하고 가겠다고 내 집에 들어왔다.
그런데 몸조리가 아니고 돌 때까지 머물렀다.
돌이 되자 시집 시부모들도 보고싶어 할 테니
남한산성 유황오리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아내는 운전 하고 내가 안고 갔다.
미리 와있는 사돈댁을 만나 서로 인사하는 사이에
손주는 갑자기 몸을 빼더니 친할아버지 품으로 옮겨갔다.
참 이상한 일이었고 서운했다.
내가 돌 될 때까지 정을 줬는데 말이다.
양자역학에서 양자 순간이동 현상이 있는데
마치 그와 같이 옮겨 가다니...
그래서 피는 정보다 진하다고 해본다.
이제 이놈이 고3이 되었고, 동생까지 생겼는데도
내집에 머물고 있다.
언젠가 내 딸인 제 어미가
"월계동으로 갈까?" 하니까 안 가겠다고 한다.
왜 안 간다고 할까?
정이 피보다 따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이 피보다 따뜻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놈들이 더 크면 어찌 될까?
아마도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를 찾아갈 것이다.
따뜻한 정도 자랄 때의 일이지
다 자라면 제 뿌리를 찾게 마련인 것이다.
여우도 수구초심이라 하지 않던가.
외손주를 봐주느니 뙤약볕에 나가 콩밭이나 매라 했는데
나는 풀 맬 콩밭도 없으니 외손주나 봐주고 있다.
사진은 태권도 도장에서 제 애비에게 내지르는
격파 동작이다.
자랑할만 하지 않은가? 다섯살 때였는데.
그런데 지금은 별로더라.
말도 잘 안 하고 형식적인 인사만 한다.
첫댓글 저는 막내 여동생
두아들 애기때 제가 집에서 놀기에
데려다 돌봐주었는데
내가 돌봐준 기억도 못하더라고요.
제가 아이들을 예뻐해서
키워줬는데.
기억 못하는게 당연하지요.
애기들이였으니요. ㅎ
피는 정보다 진하다는 게 입증됐네요.ㅎ
그런데 더 커서 우리를 때쯤 되면
그걸 기억해낼 겁니다.
그게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모티브지요.
어디서 들은거 같습니다.외손주 키워봐야 소용 없다고.그러나 더 바라지만 않는다면 손주의 이쁨은 돈주고도 못사죠
그럼요.
그리고 딸을 생각해서 돌봐주는 심정이데요.
제가 결혼해서 친정 동네에서 집을 사서 사니 자연히 아이들도 외갓집인 친정에서 거의 사랑받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된 이후 한번도 외갓집을 안갑니다.
명절에만 갔던 친할머니집은 성인이 되어서 찾아갑니다.
어르신들 하시는 말씀 외손주를 이뻐하느니 길가 돌멩이를 예뻐하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외갓집을 안가니
그렇게 예뻐하고 귀하게 키웠는데 섭섭하다는 부모님께 미안하더군요.
지금 시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친정엄마는 생존해 계시는데도 외갓집은 안 가더군요.
그것 참!
그러시군요.
사람마다 다르겠는데
저는 늦게까지 외갓집이 그립데요.
친손자 울면 '애기 젖 줘라~!' 하다가
외손자 울면 발로 밀어 낸다쟎아요~ㅎㅎ
그렇군요.
핏줄이란 게 그런 건 모양입니다. ㅎㅎ
외손은 아무리 물고빨고 귀히
키워도 친가조손을 찾아가고
외조부모 상이 나도 안온다는
옛말이 있지 않습디까.
그렇군요.
옛말이 별로 그르지 않은 것 같아요..
저의장모님의 고향은 이북 황해도 연백이신데,
우리가 결혼해서 (집사람은 둘째딸)첫아들을 낳았을때,
장모님은 외손자 유난히귀여워하시며, 등에업고 많이다니셨습니다.
그러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외손주귀여워하는니 동네 몽꽁이(못난아기를 일컷는말?) 를 귀여워하래요..."
라고말하면 장모님은
"친손주걸리고 외손주등에업고 친손주에게("예야~ 빨리걸어가자 등에업은애기 발시럽다~")
한답니다..알아요?.."
"............." 조금은 뻘쭘해진얼굴로, 동네아주머니들은 말이없었다는 전설(?)이야기입니다....ㅎ
새로운 풍경을 보고 갑니다.ㅎㅎ
우리 아버지께서도 고향이 연백입니다.
친손주 걸리고 외손주 등에 업고......
요 레파토리는 자주 들었습니다.
외손주가 더 이쁜데 결과적으로는 친가쪽이 승 입니다. ㅎㅎ
울 집사람도 단 하나밖에 없는 외손녀를 케어 했답니다
좀 해달라는데 안해 줄 수도 없지요
그럼요, 해줘야지요.
그래도 외손자는 내딸이 낳은거니까 내 핏줄이고 며느리손자는 남의딸이 낳았다고 우리집도 외손주만 두명 다 케어 했습니다
그것도 일리있는 이야기네요.
그런데 가정마다의 형편대로 하는거지요.
정줘봐야 말짱 헛일입니다....
내가 알지요.......
허리부서지도록 업어주고....똥닦아줬는데.....
지금은 덤덤하네요....초등 1학년인데...
친손주 맞아요.....
그렇군요.
사정이 각각 다른것 같아요.
저도 딸의 외손주를 십년 키웠습니다
확실히 내손으로 키운 손주가
지금도 정이 더 가더라구요 ᆢ
그렇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