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제물이라는 표현의 의미
봉서방 로마서에는 다른 데서 찾아볼 수 없는 산 제물이란 독특한 표현이 나온다(로마서 12장 1절). 보통 구약에서 제물은 전부 죽은 것이라서, 산 제물은 구속사적으로 볼 때 전례가 없는 특이한 개념이다. 즉, 산 제물의 원형은 구속사를 성취하시기 위해 성육신하시고, 아버지께 완전히 순종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시다(로마서 6장 10절).
성령으로 그의 죽으심과 부활에 연합한 신자들 역시, 그를 본받아 산 제물이 되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와 같이 너희도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로 여길지어다"(로마서 6장 11절).
차이는 그리스도는 중보자로서 산 제물이었고, 신자는 그와 연합한 자로서 드릴 합당한 예배와 거룩한 삶으로서의 산 제물이다. 구속사의 끝에 오신 메시아와 함께 죽고, 함께 살았으니,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것이다. (로마서 12장 2절).
하늘에 앉았으니, 땅의 지체를 죽이라는 말씀과 일맥 상통한다. 신자의 예배와 삶은 이 세대에 대하여 죽고, 영원한 세계에 대하여 산 자로서의 종말론적 표현이고 열매다. 신자는 새 생명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 악한 세상에 대하여 죽고,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의 법에 속한 사람이다. 몸은 삶 전체를 가리킨다. 몸을 산 제물로 드림이 예배라고 했으니, 예배는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신전(템플)의 고백적 행위다. 산제물(living sacrifice)에 대한 또 하나의 가능한 설명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전쟁에서 승리 후에 얻은 이방인의 포로와 전리품, 즉 여호와께 성별하여 온전히 친(חֵ֡רֶם 헤렘) 제물이다(레27:27-28; 여6:18). 절대로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보존할수 없고, 오직 여호와께만 드려야 한다. 어찌보면 너무 잔혹한 신국의 가장 극렬한 상징이며, 핵심은 하나도 남겨두지 말고 "죽이라" 였다. 이스라엘은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제사장 나라였기 때문이고, 종말의 심판을 미리 보여준 구약의 예표였다. 신약에서 바울은 너희는 그와 함께 하늘에 앉힘을 받았으니 "땅의 지체를 죽이라"고 했다. 즉,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너희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는 말씀은 새언약의 백성으로서 싸워야할 영적전쟁과 선교적 사명을 가리킨다. 신자는 이 전쟁의 승리에서 거둔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한 제물인 셈이다. 이 악한 세대와 오는 세대와의 극렬한 충돌에서, 이 세대를 본받지 않는 몸을 산 제물로 드리는 것이다. 거룩은 개인의 성화, 공동체의 윤리, 더 나아가 그리스도 왕국의 성전(holy war), 즉 지상명령의 선교적 관점에서 이해 되어야 한다 [ 송영제 교수님 페이스북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