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물꼬 텄다는 상징적 의미 매수심리 악화에 영향 제한적 평가도 있다.
국민일보, 이택현 기자, 2022. 10. 20.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 재건축 규제의 상징이다. 1998년 재건축이 추진된 이후 20년 넘게 재건축 사업에서 좌절을 겪었다. 은마아파트가 2072년이 돼야 재건축될 것이란 풍자 이미지가 떠돌 정도였다.
은마아파트는 현 정부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영등포 공작아파트와 함께 재건축 활성화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은마아파트를 포함해 세 단지 모두 정비계획안이 가결되면서 재건축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워낙 얼어붙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19일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 가결은 일단 재건축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은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대책의 대표적인 단지가 강남 재건축의 물꼬를 텄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방침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정부는 이미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규제 완화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강남에서 오랜 세월 반복해온 실패를 딛고 성공 사례를 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게다가 금리 상승이 장기간 이어져 집값 안정이 예상되는 상황일수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커지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소식이 서울 목동이나 상계동 등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의 재건축 사업을 촉진할 수 있다”면서 “금리가 집값을 통제하고 있는 지금 정비사업을 추진해야 금리가 떨어진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동안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반발이 컸던 건 ‘건드리기만 하면 뛰는’ 집값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금리 인상이 어지간한 호재와 악재를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 통과도 큰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란 진단이 지배적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과 관련된 언급이 있을 때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 우려가 컸다. 현재 분위기에서는 이 또한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고 원장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재건축 가격이 반등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의 흐름이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했고 매수심리가 극도로 악화한 상태라 하방경직성을 저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