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말하기보다 듣기를 우선하라는 금과옥조와 같은 명언.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더 간다. 더 믿음직스럽게 여겨진다.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다양한 도구들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말하기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말을 잘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교감의 입장에서 선생님들과 회의 또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생각을 나누고 필요한 사항을 전달하고 회의를 진행할 때 주로 말을 많이 하게 되는 편에 서게 된다. 다수의 선생님들의 생각을 듣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터인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일방적으로 내 생각을 전달하고 강요하는 경우가 빚어진다. 그야말로 말하기의 참사다. 상처를 주고 소통을 방해하고 마음 문을 굳게 닫아걸게 하는 것이 교감의 말하기다.
효과적인 말하기를 고민하던 중에 참 좋은 책을 만났다. 겉으로 보면 자기 계발서와 같은 평범한 책처럼 보이지만 읽어갈수록 지금 내 입장에서 꼭 필요한 말하기 방법을 속 시원하게 제시해 주고 있어 맛있는 반찬을 잘근잘근 아껴 씹어 먹듯이 읽었던 책이다. 셀레스트 헤들리의 말센스. 처음 들어보는 작가지만 다년간의 방송 업계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실전에서 터득한 말하기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을 하라고 한다면 말하기보다 듣기가 우선이라는 문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말재주 능력보다 말센스 감각을 터득해야 되고 대화하지 못할 상대가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주의 깊게 상대방을 배려하며 듣는 것이 곧 말센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대화를 할 때 상대를 배려하는 것,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배우려는 자세는 생산적인 대화를 촉진하며 그런 대화는 치유하는 힘을 발휘한다.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상대방의 말속에 잘못을 입증하려고 하기보다 상대방의 말에 호기심을 가지고 듣는 것이 말센스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결코 편견을 가질 수 없다. 듣기의 목적은 이해하는 것이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무조건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말하는 상대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듣기다. 상대방도 나와 같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어려운 삶을 헤쳐 나가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불편한 대화라고 하더라도 말을 돌리려고 하기보다 차라리 침묵하며 듣는 것이 말센스다. 대화를 마무리하려고 결론을 짓는 발언은 친밀한 관계로 나아가는 데에 방해물이 되고 만다.
학교 현장에서 교직원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말하기 습관을 수정해 가야 지혜로운 교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교감이 교직원에게 쉽게 범하기 쉬운 말하기 오류 8가지
교감의 교사 때 경험을 공유하는 말하기 : 의도와는 다르게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교감 자신에 대해 말하기 : 상대방이 이야기를 더 잘할 수 없게 만든다.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말하기 :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비언어적 공감력(숨소리, 표정, 몸짓, 침묵)에서 나타난다.
교직원을 통제하려는 말하기 : 물어보지 않는 것도 말한다면 그게 바로 통제하려는 욕구다.
대화를 주도하려는 말하기 : 결코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개방형 질문을 통해 상대방에게 질문의 주도권을 넘겨야 그게 말센스가 있는 교감이다. 질문은 대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 질문은 배려이자 관심이고 사랑이다.
모르는 것인데 아는 것처럼 말하기 : 정직하게 모른다고 하는 것을 자존심과 결부시킨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말센스다.
듣지만 귀 기울이지 않기 : 말하기는 귀 기울이기다.
충동적으로 말하기 : 상대의 말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말하기 쉽다.
입 다물고 귀 기울인다면,
생각은 열리고 관계는 더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