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1970년대 초반으로 기억된다. 국민학교 3~학년때쯤였을테니까,,,
그 시절엔 자전거나 구루마가 지나가도 신기해서 막 뒤쫓아다니던 시절이었다.
어느 포근한 봄날이어서 날씨는 제법 뜨뜻하고 길가에 논에는 보리가 한창 자라고 있었다. 학교를 파하고 교문을 나서는데 우리 홈동쪽으로 막걸리통(당시에 햐얀 푸라스틱 1말짜리 술통)을 잔뜩 실은 말구루마가 올라가고 있었다. 책보를 어깨에 둘러매고 냅다 뛰어가서 말구루마 뒤를 따라가게 되었다. 한샘물을 지나면 홈동으로 올라가는 솔뚱앞 길이 솔찬히 깔크막이다. 유난히도 돌맹이가 많이 튀어나와서 길바닥이 험하기 때문에 자전거는 내려서 끌고 가야 하고, 짐을 실은 구루마는 사람이 뒤에서 낑낑대고 밀어야 간신히 올라간다.
깔크막을 올라가느라 술통을 잔뜩 실은 말구루마는 덜커덩덜거텅 요란했다. 말은 거시기를 축 늘어뜨리고 게거품을 물면서 구루마를 끈다. 구루마 주인은 채찍으로 말 엉덩이를 갈겨대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댄다. 구루마가 흔들리다 보니 술통에 까스가 차서 마개부분에서는 까스 빠져나오는 소리도 피식피식 소란스럽다. 물총 쏘듯 가느다란 막걸리 줄기가 나와서 얼굴을 스치기도 한다. 나는 뒤에서 구루마를 힘껏 밀었다. 고무신 바닥에 땀이 차서 자꾸 발바닥이 미끄러지면서 신발이 벗겨지기도 한다. 깔크막을 중간쯤 올라갔을까,,,갑자기 쾅~~ 하고 폭탄소리가 나더니 폭포가 쏟아지듯 액체가 나를 덮쳤다,,,,,, 알고 보니까 구루마가 흔들리는 바람에 맨위에 있는 술통이 그만 땅에 떨어져버린 것이다. 가스가 술통에 입빠이 차있었기 때문에 땅에 떨어지는 순간 엄청난 폭발력이 있었다. 일단 구루마는 깔크막을 다 올라선 다음에,, 구루마주인이 그 깨진 통을 주우러 갔다. 술은 거의 쏟아져버렸지만 깨진 통안에 1되쯤은 남아있었다. 그 통을 나에게 주시면서 막걸리를 아버지 갖다드리라고 하셨다.
나는 막걸리로 옷이 범벅이 되어버린 상태에서 술통을 들고 동네앞에 당산까지 와서 심심풀이로 한 모금 마셔보았다. 가슴속이 부르르 떨리면서 아달달했지만 배고픈 시절이라서 그런지 먹을만하다 싶었다. 그래서 한모금, 또 한모금~~~하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해름참에나 깨어났던 것 같다. 요즘 말로 필름이 끊겼었나?,,,,
그후 아버지께서 핑겅쟁이 가서 막걸리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시면,,되돌아오는 길에 목이 마를때 술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홀짝홀짝 몇 모금을 마셨다. 집에 오면 술이 더운 날씨에 시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버지께서 술을 소주댓병 빈병에 담아서 시원한 샘물속에 담가놓으시는데,,,,,댓병에 옮겨부으면 술이 한잔정도는 부족했다. 내가 마셔버린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신 아버지께서는 가게에서 덜 준 것으로 오해를 하셨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아예 소주댓병으로 술을 받아오라고 하셨다. 댓병은 마신 티가 바로 보이므로 이제는 마실수가 없었다. (지금같이 잔머리를 굴렸다면,,마신 만큼 샘물을 채워넣으면 되는데~~~~~)
암튼 나 때문에 오해를 받으신 핑겅쟁이 가게 아주머니와, 오해를 하신 (8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께 사건후 37년만에 자백을 하며 용서를 빕니다.
요즘 선거철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막걸리 생각이 난다. 옛날에 시골에서 선거철에 아저씨들이 “ 먹고보자 000 " 이란 농담말씀을 하시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 깨벅쨍이 친구 정상순이가 부천에서 경기도의원에 출마한다고 한다. 사무실개소식이 20일 오후 2시이고, 사무실 위치는 부천시 오정구 원정동 374-3번지 관우빌딩 501호라는데,,,,,~~~~~~ 그날 막걸리는 주냐? ~~
요새 선거법은 먹은 금액의 500배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니까, 무~담씨 막걸리 한잔 얻어먹고 발렌타인30년산 10병값 물어내지 말고 올봄에는 막걸리 생각을 결코 하지 않아야겠다.~~~~~~~그러면 고무신은 안~되겠~니?~~~~
오는 20일에는 축하화환 맹그느라고 경기도가 꽃이 품귀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첫댓글 문규 친구가 배 나온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순전히 그때 먹은 막걸리 배구나....
이 사람아,,,내 배는 운동을 많이 해서 복근이 무쟈게 발달하여 근육이 튀어나온 것이라네!!!
거의 나의 어렸을 때 성장 과정과 흡사하시.나도 죽림에서 술 사러 다니면서 주전자의 반은 흘리고 반은 먹으면서 다녔다네.오늘 저녁 막걸리로 마지막 장식을 하고 있지나 않은지...궁금하네.(친구 입빠이를 가득으로 바꾸면 안 되겠는가?ㅎㅎㅎㅎ미안)
소시적에 막걸리를 주전자의 절반을 마셨담시롱,, 지금은 왜 소주도 안먹냐?
추영순 친구가 20일날 축하화환을 보내겠단다,,,,,쌩~~큐~우~~~~!!!!!
구수허네요! 그려...!
니 글 보니까 살아있는 줄 알겠구나,,,카페에 낙서라도 좀 하고 댕겨라,,,
막걸리라~~생각나는구만~79년처음으로~~사회생활시작과~~동시~~막걸리을싣고~~운전을시작했지~완도가~나의제이고향이도한~~시절~~한겨울눈보라~~속에~막걸리을양손에들고~~들어가지~~못항골목은외그렇게도~많은지~~구판장을힙쓸며~~그때는왠상가집이~~그리도많해을까~~주일이멀다한두군데초상이~~겹쳣지
그때 너를 알았더라면 공짜로 실컷 얻어먹었겠구나,,,,아쉽네그려,,,,
가끔 풍경정(핑겅쟁)에 막걸리가 떨어지면 득량 주조장까지 가곤 했습죠.
나는 역전에까지는 안가봤는데,,,,,그런 고생을 했더냐,,,
글을 읽고 있으려니 막걸리가 절로 생각납니다. 언제 읽은줄도 모르고 다 읽어버렸네요. 글 보고 취한것 같어....
사실 술은 막걸리가 괜찮은 술인데,,,,먹고 나서 트림이라도 할라치면 그노무 내음새가 당쵀 고약해서리,,,,옷에 흘리면 얼룩이 남고,,,이래저래 안먹게 되더군,,
막걸리ㅡㅡ막걸리ㅡㅡㅡ우리나라 술 술 수르ㅡㅡ삼천리 강산에 ㅡㅡ우리나라 술술수르ㅡㅡ생각 나네요..실은 저도 놉 부릴때 주전자 주둥이 대고 째끔씩 뽀라 무것던 기억 있는디라...요즘에는 겸백 솔잎 막걸리가 솔찮이 맛납디다.
솔잎막걸리라면 값이 제법 되겠구먼,,,싱건지안주에다가 한사발 쭈~욱 했으먼 쓰것는디~~~
선배님 막걸리을 너무 리얼하게 생생하게 재현해 주셔서 조금이나마 어린 시절로(몸은 아니고 마음만)돌아가서 웃음과 함께 흐뭇한 마음과 득량서교인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네요.
그때는 얼른 어른이 되어서 술도 맘대로 실컷 먹어야지,,,,했었는데,,,,벌써 술몇잔에 속이 쓰리고,,하니 세월이 참 무상하네그랴,,,,
리얼하게 추억을 되새김질하게 해준 문규쓰~의 글, 웃다가, 배꼽 확인하다가, ㅋㅋㅋ... 더불어 아리기까지... 그래서 거시기에 털나게 생겼네~!! ㅎㅎㅎ... 4월20일 멀리 있어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가까이 사시는 동문님들께서 많이 많이 겁나게 많이 참석하셔서 힘을 실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상순쓰~, 화이팅!!!!
아마도 20일날 또 한잔 찌크러불 일이 생길것 같네,,,
문규동생 수고가 많네. 요며칠전에 아무 생각없이 막걸리통 구루마에서 떨어져 깨진것 아버지 갖다드릴 생각에 글과 함께 있던 사진을 스크립해서 올렸다가 영문도 모르게 혼줄이 났네 그려...하필 그 자리에 막걸리가 쏟아진것도 모르고 앉았다가 엉덩이에 젖어 쉰막걸리 냄새만 풍겨 버렸나 보네 그려.
그러게 말입니다. 보는 눈이 많다보니까,,,,
그렇다고 우리 아버지가 눈하나 깜작하시것능가?
누구나 그시절 막걸리 추억이 있을거라 생각되네요~ㅇ! 주전자의 막걸리 받아오다 반은 흘리고 홀짝홀짝 마셨던 기억이 그시절의 막걸리 맛 달작지근하니 맛있었는데 지금은 덥떠름 해서 영 먹기가 거시기 하등만,,,ㅎㅎ~ 옛 추억을 실감나게 글을 올려준 15회 회장님 막걸리 추억의 글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당~!! 감사~^.^
아무렴 기술이 좋아지는데,,,막걸리도 품질이 좋아지고 있지 않겠는감? 그시절에 달작지근한것이 지금 떱떠름하다면,,,,자네 입맛이 고급이 돼야부럿네그랴,,,,
나도좀끼자 막걸리하면나도추억이있지.울아부지가노란주전자를주먼서.받아오라하면 딸랑딸랑들고가서받아오는도중.쪼끔씩손을찍어먹어봐 그럼왜달달하잖아.맛있어 지금도막걸리는째끔마실줄알아 근데소주는넘써그래서못마셔.
왕년에는 포천막걸리를 알아줬지만,,,요새 서울막걸리도 좋습니다. 경복궁옆에 퀴퀴한 홍어에 막걸리가 참 좋은 곳이 있는데,,한번 잡수러 오실라우?
난 울 아버님께서 술을 즐겨하지 않으신 관계로 막걸리 심부름한 기억은 별로 없는데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은 전라도 경상도를 불문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런 얘기들이 흘러나오더구만 그대신 난 일찌감치 담배이름에 익숙해 있었고 청자, 아리랑, 파고다...
누님, 오랫만입니다. 그간 안녕하신지요,,,
~~~~~회장얼굴좀보고왔어으면~~좋아을것아쉬워네~~~기호~~3~~번~~정상순~~의원님~~맞는겨~정상순~~후보님이~~맞는겨~~아무튼~~인물사진배경어느하나~~빠짐이없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