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화 感化
이기원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소롭기 짝이 없다. 한 정당의 지도자라는 사람이 수십 가지 피의자 신분으로 국정 운영자들이 미숙하다느니, 정권 참모들을 다 바꾸라는 말까지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창피하고, 국제사회에 저질 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 는 생각에 잠이 오지를 않는다.
교감으로 모 고교에 재직 중의 일이 생각난다. 부임을 하고 보니 학교 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엉망이었다. 결석, 지각, 조퇴자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니 학생 사고는 다툼 도적질 등 여러 가지로 많았다. 학생 생활을 다루는 학생과 선생님들은 매일 징계위원회를 여느라 수업은 결강이 태반이었다.
또한 기숙사에 입사한 학생들의 모습은 패잔병들의 집합소 같았다. 아침에 기상도 하지 않고 아침밥을 먹지 않는 학생이 너무 많았다. 이러니 학교가 제대로 교육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부임 며칠 후 결심하였다. 이렇게 방만하게 운영하다가는 학교 역할 못하는 학교로 전락轉落 하고 말 것이다. 내가 징계받는 일이 있더라도 학교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자. 하는 결심을 하였다.
장기 결석자와 사고 치는 학생 처리 문제는 담임들과 협의하여 잘 되는 방향을 모색하고 즉시 진행하였고, 기숙사 관리는 일단 사감을 전원 교체하고 운영 전반에 관하여 생활 수칙을 만들고 그대로 이행되도록 당부하였다. 이어서 학부모 총회를 열어서 앞으로의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하여 교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여 학교의 모습을 전면 쇄신刷新 하겠다는 다짐을 전하고 협조할 것을 요구하였다.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은, 교정을 깨끗이 만드는 것이었다. 나의 생활은 교내에서 24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침에 기상을 하면 6시에 기숙사 학생들이 기상하여 아침 모임하고 간단한 체조와 운동장 뛰기를 함께하였다. 다음으로는 봉투를 들고 교정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 줍는 것이었다. 하다 보니 청소 담당 교사가 그 광경을 보고 동참하였다. 아예 집에서 나올 때 봉투를 하나 주머니에 넣고 와 교문 앞에서부터 쓰레기를 주우면서 출근하였다. 이 모습을 본 교장도 동참하게 되었고, 얼마 후에는 모든 선생님이 동참했다. 일부 학생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학교는 점점 깨끗해지고, 결석생도 현격懸隔히 줄어드니 학생 사고 역시 확 줄었다. 겉모습은 제대로 갖추어져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상위 클래스가 있는 기숙사 학생 180명을 사설 해병대 교육 캠프를 기숙사 사감, 학부모 대표, 운영위원 등 40여 명도 함께 참여하였다. 신체와 정신을 바로 세우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시켰다. 캠프 훈련은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였다. 2학기에는 학부모들로부터 “우리 아이가 모범적인 모습으로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라는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선생님들은 “요즈음 수업하기에 너무 좋다”라는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鳴鶴在陰 其子和之라는 문구가 새롭게 떠 올랐다.어미 학이 숲속에서 울면 새끼 학도 따라서 운다는 말이다.의역하자면 솔선수범하며 덕을 베푸는 자는 스스로 나타내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세상에 알려져서 남 또한感和(感動和合)됨을 말하는 것이다.
어느 크고 작은 단체나 모임 나아가 지방 단체나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어떠한 마음을 갖이고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에 그 단체는 발전을 할 수도 있고 퇴보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바로 서려면 지도층 인사들이 스스로 인간 됨을 갖추고 긍정적이고 참된 정신으로 국민을 위하는 자세로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권이던지 간에 훌륭한 인재가 국민으로부터 추앙받는 인사가 리더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