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글을 올려요. 저에게 그루미를 분양해주신 minicats님이 소식 많이 궁금해 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은데
그동안 바쁘기도 했고, 마음은 있었는데 ... 이제서야 소식 전합니다.
현재 두마리 녀석은 제 남친 집에 가 있어요. 제가 다음달에 1년여 동안 외국에 나가 있게 되어서... 두녀석은 남친 집에서 적응 중이에요. 지난 수요일 남친이 야근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제가 녀석들 좀 챙겨주려고 갔어요.
남친 집에 맡기면서 걱정이 되어서 제 손으로 방묘문을 직접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둘째 에옹이 녀석이 앞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능력묘인지라.. ㅡ_ㅡ;; 남친집 문을 열자마자 두마리가 튀어나오는 불상사 발생!!!! ㅜ_ㅜ
결국 호기심 많고 용감한 그루미가 집을 나갔어요.
그때의 제 심정은 멍!한 기분.
추운 날씨에, 외투도 걸치지 않고... 그날따라 힐을 신고 갔던지라.. 남친의 커다란 운동화로 갈아신고 미친듯이
어두운 골목을 막 뒤지기 시작했어요. 차 밑에 숨어있을까봐 원피스 입고 차 밑 다 훑고 다녔던.. ㅡ_ㅡ;;
오뎅꼬치 한손에 들고 한손에는 이동장 들고... 동네를 돌면서
"그루미" 이름을 부르면서 집주변 동네골목을 계속 돌았어요.
근데 어느 지점에서 애가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부르니 또 같은 지점에서 답을 "에옹" 이렇게 하길래..
미친듯이 그 주변을 뒤져봤지만 못찾겠더라구요. 밤에 깜깜하고.. .
그러다가 더이상 애가 대답도 안하고... .
또 다시 주변의 자동차소리, 사람 지나다니는 소리가 사라지고 조용해지길 기다렸다가 다시 부르니
또 아까 소리가 났던 부근에서 대답을 하는 소리가 들려서.. 봤는데 도무지 보이질 않았는데..
어떤 틈이 보이길래 우선 그 앞에 이동장 가져다가 놓고 저는 소리를 안내고 조용히 서 있었어요.
이녀석..한참 있다가 고개를 쏙 내밀더라구요.
휴~~~ 그 안에서 떨면서 안나오려고 제 손만 다가가면 쏙 안으로 숨고 쏙 안으로 숨고.. .
그때 마침 야근하는 남친이 그루미 가출했단 제 전화에 놀라서 당장 달려왔더라구요.
남친한테 집에 가서 그루미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 '쉐바' 좀 가져오라고 해서.. .
한참 실갱이하다 쉐바 먹이면서 좀 달래다가 붙들고 집에 무사히 돌아왔어요.
정말.. ㅡ_ㅡ;; 맘이 철렁했어요.
그 전부터 방묘문에 잠금장치를 안달아서..(처음 생각은 방묘문이 무거워서 절대 안 열릴거란 생각이었거든요. 하지만 에옹이가 집안의 모든 서랍은 물론이거니와... 무거운 방묘문도 열어요.)
어느 순간부터 에옹이가 앞발을 방묘문에 갈고리처럼 걸어서 문을 여는 신공을 보이길래.. 잠금장치 해야 된다고 했는데.
남친은 무감각하더니.. 그루미 가출 사건으로 이제 완전 방묘문을 꽁꽁 쇠사슬로 아예 감아서 잠그고 다녀요.
그루미가 평소 제가 부르면 대답을 곧잘하는데.. 그 버릇때문에 금방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없는 1년동안 잘 지냈으면 하는데...걱정이 많이 되네요.
6월 초에 데려온 에옹이는 어느새 그루미만큼 컸어요. 전에는 엄마와 자식 같다고 하셨는데.. 이젠 에옹이 등치가 더 커요.
오늘 연평도에 있는 반려동물들 소주 먹여서 안락사 시킨다는 기사보고 맘이 참 안좋네요.
만약에라도 전쟁이 난다면, 과연 내가 우리집에 있는 이 두녀석을 어떻게 끝까지 책임져 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제 저녁 뉴스에서 보니, 어떤 연평도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고양이를 끌어안고 "미안하다. 나비야."라고 우시던데.. .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도 맘이 너무 아팠습니다.
minicats님 또 소식 전하도록 노력할게요.
첫댓글 저도 얼마전에 친구가 놀러와서 마트 갔다온다고 데리고 나갔다가 1층에서 다른사람 소리에 놀래서
친구를 물고 탈출했던 사건이 ㅠㅠ
그래서 1시간을 찾아 다니다 아파트 담장 구석에서 겨우 발견해서 30분 어루고 달래서 겨우 데려 왔어요...ㅠㅠ
물린 친구는 살점이 완전 떨어져 나가고... 암튼... 그 이후로는 앞에 잠시 데리고 나가더라고 몸줄을 하거나 냥이 가방에 넣고 다녀요 ㅠㅠ 찾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 상상만 해도 무섭네요 ㅠㅠ
...에구.. 저도 결혼하고.. 이제 임신하구.. 정신없어서.. 간만에 카페에 들렸어요.. 혹시나 소식글 올리신거 있나 해서 검색해봤는데.. 글읽다가 정말 철렁했네요..ㅠㅠ 지금쯤이면.. 외국에 계시겠군요.. 우리 귀요미 그루미 녀석.. 아가씨가 왈가닥이네요..ㅠㅠ 그나저나..부르면 대답하는건.. ㅋ 아빠나 딸내미나 똑같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