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의 합창을 들어라
산야는 늘 아름다운 꽃다발이다
서로 어울려 아름다움의 자태를 자랑한다
서로 어울림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산야는 아름다운 꽃 다발이다
꽃다발을 모셔 놓고는 쩔쩔맬때가 있다.
시들지 않게 꽃을 지켜 줘야 한다는 생각때문이다.
봄꽃은 봄을 데리고 와 놀다가는 꽃이고
여름꽃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 주는 꽃이고.
가을꽃은 청순하며, 그리움과 추억으로 오래 피는 꽃이다
여름꽃 예찬
여름 한낮의 마당은 조용했다.
뙤약볕 괴괴한 빈 마당에서는 여름꽃들이 번갈아 보초를 섰다.
고요를 먼저 깨는 것은 능소화였다.
대문을 감아 오르다 툭툭 떨어져 어린 우리한테 장난을 걸던 꽃.
바람 한 점 없어도 제 풀에 곤두박질쳐 심심한 오후를 달래 주던 꽃.
나란한 석류나무도 질세라.
초롱 같은 늦꽃을 토독토독 종일 엇박자로 떨구었고.
백일동안 핀다는 베롱나무 꽃이 조롱조롱 매달려
붉은 꽃을 피워 여름을 지켜준다
땡볕에 웅크려 졸던 호박꽃이 그제야 기지개를 펴는 해넘이 저녁.
뒤꼍 모퉁이에서는 도라지꽃,
부추꽃이 실낱같은 바람결에도 하얗게 몸을 일으키던 때.
여름꽃의 진가인 서로 어울려 합주한다
봄을 데려와 그저 놀다 가는 것이 봄꽃이라면
여름꽃은 낮과 밤을 나눠 합주를 하는 고단한 꽃이다.
아득한 초저녁 졸음을 오늘은 쫓지 말아야지.
그 여름밤으로 건너가 보고 올까.
달이 밝은지 깨꽃이 환한 웃음을 피운다.
삶은 서로 어울려 아름답다
이상하게도 삶 속에서 곤란한 일은 연달아 오곤 한다.
그럴 때면 맹자가 고자와 나눈 대화인 ‘고자장(告子章)’을 떠올리게 된다.
하늘은 한 인물에게 큰일을 맡기기 전에 뼈를 깎는 굶주림과 고통을 줘
인내심을 기르게 한다는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며, 고난과 역경을 함께 극복했으면 한다.
함께, 같이, 더불어 어울려 살며
아름다운 생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라
세상의 모든 꽃은 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합창을 부른다
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합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