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지구촌은 지금 "사이버 전쟁"
전세계는 지금 총성없는 전쟁 중이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말기와 키보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이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수개월씩 소요되는 편지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선진국의경우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소통의 70%이상이 전자우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인간의 가장 격렬한 의사표현 행위인 전쟁도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전쟁이다. 이제 국가간의 분쟁은어김없이 네티즌들의 크래킹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직간접적으로 정부가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사이버전쟁은 제한된 이슈를 가지고 소수의 사람이 웹사이트상에서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는 국지전에서 한 국가의 크래킹(악의적인 의도의 해킹을 의미) 기술자들이 총동원되는 전면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사이버전쟁은 한일 양국 네티즌 사이의 독도 도메인 선점경쟁을 한 것이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의 한 웹페이지가 외국인에 의해 크래킹 당한 것을 비롯 우리나라가 전세계 크래커들의 중간경유지가 되면서 이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사이버전쟁에 불가피하게 개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총성없는 전쟁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 후, 미국 크래커들이 먼저 수백 여개(4월에만 최소 350개)의 중국 웹사이트를 크래킹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네티즌들은 5월초 백안관 홈페이지를 비롯 미 연방수사국 노동부 등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네티즌들의 항의도 매우거세다.
지난 3월 수천명의 한국 네티즌들에 의한 대량 접속공격으로 일본 문부성의 홈페이지가 접속불능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 사례는 악의적인 공격도구나 크래킹도구를 사용하는 전문 크래커가 아니라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일반화되는 사이버전쟁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앞서 2월에는 역시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의 정부기관 기업 대학 병원등에 중국 크래커의 무차별 공격이 감행되었다.중국의 크래커 그룹 'HUC'의 작품으로 보이는 바이러스 '라이언웜'도 같은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밖에 조어도(일본명 센카쿠) 영토 분쟁과 관련 일본 사이타마현 공식 웹사이트 등을 공격하기도 했다.
국가간 사이버 분쟁은 관련 당사자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특성과 맞물려전세계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서 파키스탄 크래커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팔레스타인을 측면 지원하는 것을 비롯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전쟁에서도 전세계 크래커들이 양분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의 크래커들은 미국을, 일본 인도네시아 크래커들은 중국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크래커들의 공격에 중국에 있는 삼성 대우 등 우리기업 홈페이지의 한국어 페이지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사이버 군대 창설
사이버전쟁의 피해가 커짐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에 대한 준비에나서고 있다. 뛰어난 크래커들을 육성하여 상대국의 기밀이나 기업비밀을 훔쳐내거나 네트워크를 교란시키는 등 과거의 첩보원과 같은 업무를수행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중국 등은 일찍부터 사이버전 전담 특수부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통신망이나 은행 시스템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마비될 가능성에대비, 여러 기업과 단체가 참여한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 공격 무기를 준비중이다. 작전명 'OPLAN3600'으로 알려진 사이버 영토방어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 유해한 행위를 한 크래커를 적발했을 경우 사형에 처하는한편 정부 차원에서 사이버전에 대비 군사 작전을 시행 중이다. 워싱턴의 한 보고서는 중국을 세계 최강의 사이버전 대비 능력을 갖춘 국가로평가하기도 했다.
일본 방위청은 차기 방위력 정비 계획의 하나로 컴퓨터 바이러스나 크래킹 등 사이버 공격을 저지하는 시스템 구축에 착수하는 한편 사이버 부대를 창설하고 전문인력 육성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군사작전에 있어 필요한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지휘관에게전달하는 전술지휘통제자동화(C4I) 제도를 도입하고 선별적으로 실행중이다. 사이버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보전 전투준비태세로'인포콘'을 도입하고 있다. 인포콘은 한반도 내 위기상황 발생시 한미연합사령관이 발령하는 전투 준비 태세인 '데프콘'에서 응용된 용어다. 인포콘이 발령되면 국방부 및 각군 본부, 군단급 부대에 편성된 정보전대응팀(CERT)이 즉각 비상 태세에 들어가 사이버 공격에 대응한다.
이 밖에 전세계는 국가 전체의 종합 전략적 차원에서 정보 보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립할 기관을 통해서 사이버전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우리나라의 정보보호센터(KISA) 미국의 국가컴퓨터안전국(NCSC) 독일의GISA 등이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은날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