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신선봉에서 조망, 천주봉과 공덕산(오른쪽)
煙雨霏微裡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奇觀第幾時 기이한 풍광이 얼마나 가랴
樹深黃鳥喜 숲이 깊어 꾀꼬리가 좋아하고
江漲白鷗飢 강물 불어 갈매기가 굶주리네
剩訪三生石 삼생석을 자주 찾아갈 수 있었고
高歌四皓芝 고고하게 사호의 〈자지가〉를 노래하네
不須天柱上 꼭 천주봉 위에 올라가서
酬唱許多詩 많은 시를 수창할 필요가 없으리라
―― 송암 권호문(松巖 權好文, 1532~1587), 「경치를 읊다(卽景)」
주1) 사호(四皓)는 진(秦)나라 말기에 난리를 피하여 상산(商山)에 은거한 상산사호(商山四皓)인 동원공(東園公),
기리계(綺里季),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을 가리킨다. 〈자지가〉는 그들이 한 고조(漢高祖)의 초빙에
도 응하지 않고 자지(紫芝)를 캐 먹으면서 불렀다는 노래이다. 그 가사에서 “무성한 자지여, 요기를 할 만하도
다. 요순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니, 우리가 어디로 돌아갈거나.(曄曄紫芝, 可以療飢. 唐虞往矣, 吾當安歸)”라고
하였다.
주2) 조지미(趙知微)란 술사(術士)가 있었는데, 비 오는 밤에 제자들에게 “오늘 밤에 천주봉(天柱峯)에 달을
구경하러 가자.” 하니, 제자들이 반신반의하면서 따라 나섰다. 앞길에 비가 오지 아니하고, 천주봉에 올라가서
달을 구경하고 술을 먹고 놀다가 내려왔더니 산 아래에는 여전히 비바람이 쳤다고 한다.
ⓒ 안동대학교 퇴계학연구소 | 안정 (역) | 2015
▶ 산행일시 : 2022년 6월 11일(토), 흐리고 오후에 비
▶ 산행인원 : 4명(자연, 하운, 메아리, 악수)
▶ 산행시간 : 5시간 37분
▶ 산행거리 : 산악회 공지 거리 11km
▶ 교 통 편 : 대성산악회 버스 타고 가고 옴
▶ 구간별 시간(산의 표고는 가급적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를 따랐음)
07 : 20 - 복정역
10 : 00 - 원통암 입구, 산행시작
10 : 35 - 원통암
10 : 48 - 능선
11 : 13 - 영인봉(832.9m)
12 : 00 - 황정산(黃庭山, △957.1m)
12 : 16 - 황정산 남봉(950m)
12 : 29 - 864.4m봉
12 : 45 - 석화봉 갈림길, 이정표(황정산 1.9km, 수리봉 1.2km)
13 : 11 - 신선봉(990m)
13 : 35 - 수리봉(1,019.0m)
13 : 56 - 석화봉 갈림길
14 : 25 - 석화봉(834m)
14 : 41 - 석화바위(740.8m)
15 : 37 - 도로, 산행종료(16 : 30 - 버스 출발)
20 : 35 - 복정역, 해산
2. 산행지도
▶ 원통암
신선봉과 수리봉을 갔다 올까 말까. 갑자기 갈등이 인다. 산악회 카페의 산행공지를 건성으로 본 탓으로 모르고
있었는데, 산악회 룽대장님이 산행 안내방송을 하면서 연장코스로 거기를 넣었다며 갔다 오실 분은 잘 생각해
서 결정하라고 한다. 암릉구간이 있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며, 하산완료 16시, 뒤풀이 30분, 버스
출발 16시 30분을 절대 엄수할 것을 강조하여 다짐한다. 이쪽 지방에 오후 15시경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가 있음을 덧붙이면서.
모처럼 메아리 님과 자연 님, 하운 님과 함께 산행하여 되어 한껏 들떴던 기분이 싸늘하게 가라앉는다. 일단
나 혼자라도 연장코스를 가기로 한다. 정 가다 못가면 그 중간인 신선봉까지 가리라 하고 마음먹는다. 버스는
대로 따라 대흥사까지 가기 전에 오른쪽의 임도 입구에 영인봉과 원통암 방향표시가 나오자 멈춘다. 버스에
내려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나는 등산화 끈 조이고 스틱 길이 조정하고 카메라 세팅하느라 출발이 맨 뒤로
쳐진다.
선두 그룹이 산모퉁이 돌 때쯤 뒤로 돌아오시라는 다급한 전갈이 온다. 임도는 굽이굽이 돌아가니 대로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가까운 길이 나온다고 한다. 뒤돌아가게 되니 내가 선두 그룹에 낀다. 대흥사 쪽에서 등산
객들이 절 경내를 지나는 것을 꺼려 새로이 낸 길이라고 한다. 잘 다듬은 길이다. 가파른 오르막은 목제계단을
설치했다. 한 차례 가쁜 숨으로 임도와 만난다. 골짜기 쪽으로 약간 내렸다가 원통암과 연인봉 가는 길로 들어
선다.
골짜기 돌길을 오른다. 계류가 흐를 법도 한데 너무 오랜 가뭄이라 먼지가 풀풀 나게 말랐다. 데크계단 난간과
돌길 핸드레일을 번갈라 붙잡으며 오른다. 더운 날이다. 눈 못 뜨게 땀이 흐른다. 수리봉을 몰랐더라면 사뭇
느긋할 발걸음이 땀 훔칠 겨를 없게 바쁘다. 아무런 생각 없이 관성으로 간다. 갈림길이 나와 고개 드니 원통암
이 등로에서 오른쪽으로 50m 벗어나 있다. 거친 숨을 고를 겸 들른다. 절집 앞 웅대한 기암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칠성암(七星岩)이라고 한다. 제2단양팔경의 하나로(제2단양팔경은 영춘북벽, 금수산, 칠성암, 일광굴, 죽령폭포,
온달산성, 구봉팔문, 다리안산이다.) 부처님 손바닥 모양을 하고 있어 칠성암이라 부른다 하며, 천수천안 관음
손바닥바위라고도 한다. 원통암(圓通庵)은 고려 공민왕 2년(1353년) 나옹화상(懶翁和尙, 1320~1376)이 창건했
다고 한다. 나옹화상이 이 원통암에서 뭇 세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청산가(靑山歌)」를 지었다고 한다.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憎兮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聊無怒而無惜兮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종종 아내가 남편이 저지른 일을 못마땅하게 여기어 “어이구, 이 화상아!” 하고 탄식할 때 쓰는 화상은 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畫像’이고, 나옹화상의 ‘和尙’은 수행을 많이 한 승려로, 승려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원통암 절집에 심검당(尋劍堂)이 있어 낯설기에 알아보았다. 심검당은 사찰에서 선실(禪室) 또는 강원(講院)으
로 사용되는 건물에 붙이는 이름이라고 한다. 심검당은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고 한다. 심검당의 검은 마지
막 무명(無明)의 머리카락을 단절하여 부처의 혜명(慧明)을 증득(證得)하게 하는 검(劍)을 상징하는데, 사찰 내
에 적묵당(寂默堂)이 심검당과 함께 있을 경우에는 적묵당은 선원으로, 심검당은 강원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
다고 한다.
3. 단양 지난 차창 밖 풍경, 왼쪽은 흰봉산
4. 원통암 칠성바위
5. 올산, 멀리 뒤는 백두대간 묘적봉
6. 멀리 가운데는 소백산 연화봉
7. 영인봉 내리면서 조망, 멀리 왼쪽은 매두막(?)
8. 멀리 가운데는 백두대간 대미산
9. 영인봉
10. 영인봉
▶ 영인봉(832.9m), 황정산(黃庭山, △957.1m)
원통암을 지나면 잘났던 등로는 거칠어진다. 미끄러운 너덜의 골짜기를 잠시 오르면 곧추선 사면이 이어진다.
발자국계단을 오르다 슬랩을 돌부리와 나무뿌리 움켜쥐고 긴다. 어렵사리 능선을 오른다. 가파름은 약간 수그
러들고 슬랩 한 피치 오르면 전망바위다. 원경은 흐릿하다. 멀리 소백산 연화봉 연릉이 하늘금이다. 골 건너
올산이 제법 당차고 그 뒤는 흰봉산, 그 너머로 삼형제봉, 도솔봉, 묘적봉이 백두대간의 내로라하는 준봉들이다.
저마다 인증사진을 찍느라 부산하다. 나는 그 대열에 끼지 않고 앞서 간다. 이제부터 홀로 산행이 시작된다.
다들 수리봉에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오후에 비가 온다기에 움츠러든 점도 없지 않다. 빗속의 산행 또한 정취
가 그만일 텐데 말이다. 다시 가파른 슬랩을 한 피치 오르면 오른쪽 암봉이 조망이 썩 좋을 법한데 위험하다며
가지 말라고 금줄을 둘러쳤다. 영인봉 직등은 바윗길로 흐릿하고 오른쪽 사면 도는 길이 잘났다.
오른쪽 사면을 도는 길로 가면서 직등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는데, 영인봉을 사면 돌아 오르고 보니(이 길도
바윗길로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내가 온 길이 다행히(?) 외길이다. 영인봉. 국토정보지리원 지형도의 노브랜드
이다. 정상은 키 큰 나무숲이 둘렀고 정상 표지목이 서 있다. 정상을 살짝 비키면 남쪽과 서쪽의 조망이 아주 좋
다. 영인봉의 한자 쓰임이 어떠한지, 영인봉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한 데를 찾을 수가 없어 내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이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원통암에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영인본(影印本)이 있어, 그 영인(影印)을 따온 ‘영인
봉(影印峰)’이지 않을까 하고.
영인봉을 내리는 바윗길이 제법 재미난다. 반침니를 밧줄 잡고 내리기도 한다. 암릉은 바위모서리 등 홀더가
알맞게 도드라져 있다. 뚝 떨어져 숲길에 들었다가 곧바로 황정산 동릉의 바윗길을 간다. 영인봉은 황정산을 오
르면서 이때 뒤돌아보는 돌올한 모습이 아름답다. 곳곳에 바위와 노송이 어울렸다. 대슬랩을 오른다. 2단이다.
침니는 상당히 가파르다. 밧줄이 달려 있다. 밧줄은 가볍게 붙들어 몸의 균형을 잡는 데 사용하고 발로 오르라
고 했다. 그러려고 의식하지만 나도 모르게 밧줄 잡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이다음은 절벽 트래버스 구간이다. 길다. 테라스가 비교적 넓은 편이지만 내려다보는 절벽이 아찔하게 깊어
다리가 조금은 후들거린다. 지도에도 ‘암봉 횡단(주의)’라고 표시해 놓았다. 그리고 바위 턱 올라서면 너럭바위
다. 명당이다. 휴식한다. 휴식하지 않을 수 없는 명당이다. 북쪽과 동쪽으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묘적봉에서
소백산 연화봉에 이르는 백두대간이 내 발아래로 보인다. 독작하는 입산주 탁주의 안주는 이 가경이다.
짧은 직벽 내리고 올랐다가 숲속 길 조금 가면 황정산 정상이다. 하늘 가린 숲속 공터에 조그만 정상 표지석과
삼각점이 있다. 단양 439, 2003 재설. 지체 없이 황정산 남봉을 향한다. 지도의 기차바위를 간다. 긴 암반이다.
왼쪽의 깊은 절벽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드레일을 설치했다. 여기서 보는 조망이 카메라 파인더에 눈
고정하고 가게 한다. 마치 다른 산을 가듯 뚝 떨어졌다가 길게 올라 남봉이다. 키 큰 나무숲 둘러 아무런 조망이
없다.
▶ 신선봉(990m), 수리봉(1,019.0m)
남봉 내리는 길은 키 큰 풀숲이다. 혹시 길을 잘못 들어 골로 가는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세 사람의 등산객과
마주친다. 나를 오늘 처음 보는 등산객이라며 무척 반가워한다. 그들은 석화봉에서 오는 길이라고 하니, 내가
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과 우리 일행 중 나만이 수리봉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골로 가던 길은
오른쪽 사면을 돌아 능선에 붙고 야트막한 안부 지나 한 차례 거친 숨으로 864.4m봉을 넘는다.
당분간은 울창한 숲속길이다. 한적하다. 등로는 물론 풀숲의 좌우 사면도 완만하다. 덕순이가 그립지만 찾아볼
여유가 없다. 내 닫는 걸음에 바람이 인다. 안부. 이정표에 황정산 1.5km, 수리산 1.6km다. 황정산에서 여기까지
34분이 걸렸으니 수리산까지도 그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어림없는 계산이었다. 그 배 가까이 걸렸다). 0.4km
오르면 ┫자 석화봉 갈림길이다. 수리봉을 향한다.
11. 오른쪽 멀리는 소백산 연화봉
12. 앞 오른쪽은 올산, 왼쪽 멀리는 흰봉산, 삼형제봉, 도솔봉 등
13. 도락산, 왼쪽 뒤는 용두산
14. 멀리 가운데는 문수산과 매두막(오른쪽)
15. 왼쪽은 포암산
16. 천주산과 공덕산(오른쪽)
17. 신선봉, 멀리 왼쪽은 문수산과 매두막
18. 앞은 신선봉, 오른쪽 뒤는 황정산, 그 왼쪽 뒤는 도락산
옆구리봉 치고는 멀다. 왕복 이정표 거리 2.4km다. 배낭을 두고 갈까 하다가 어쩌면 물과 도시락을 도저히 참을
수 없을지도 몰라 그대로 메고 간다. 마음은 급한데 다리는 점점 무거워진다. 허기 때문이려니 우선 샌드위치로
달랜다. 긴 오르막을 양봉래가 태산을 오르듯 한다. 원뢰는 우르릉 대며 어서 가라 발걸음 재촉한다. 철다리 오
르고 숲속 길 잠시 지나 널찍한 공터인 신선봉 정상이다. 공터 한가운데에 돌탑을 쌓고 신선봉 표지판을 끼워
놓았다.
이 산을 왜 신선봉이라고 하는지 몇 발자국만 더 가면 알게 된다. 숲속을 벗어나게 되고 대슬랩이 나온다. 전망
이 훤하게 트인다. 백두대간 장릉 너머로 천주봉과 공덕산이 둥두렷이 떠올랐다. 가경이다. 이 산이 신선봉인
이유다. 바로 눈앞의 첨봉이 수리봉이다. 슬랩의 핸드레일 쇠줄 잡고 주춤주춤 내린다. 정작 험로는 안부다.
깊은 절벽을 한 가닥 쇠줄에 매달려 트래버스 한다. 그런 다음 슬랩을 기어오른다. 여기서 뒤돌아보는 신선봉이
과연 신선이 살 것 같은 빼어난 모습이다.
이 동네는 여러 신선들이 산다. 수리봉 남서쪽에도 신선봉(657.1m)이 있고, 도락산 북서쪽에도 신선봉(914.6m)
이 있다. 철계단을 길게 오른 다음 가파름이 수그러든 숲속 길 잠깐 가면 수리봉 정상이다. 사방에 울창한 숲이
둘렀다. 일단의 등산객들이 휴식 중이다. 충청북도 표준의 정상 표지석이 있다. 그와 인증하는 사진을 찍느라
길게 줄섰다. 사정하였다. 갈 길이 급해서 그러니 내 먼저 정상 표지석 사진 한 장 찍게 해달라고. 쾌히 응낙한
다. 고마운 분들이다.
▶ 석화봉(834m)
석화봉 삼거리로 뒤돌아간다. 줄달음한다. 지도에는 50분을 예상하였으나 실제는 21분 걸린다. 올 때 못 본 경
치가 있을까, 갈 때도 걸음걸음 살핀다. 공덕산, 천주봉은 볼 때마다 새롭다. 석화봉 삼거리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 일행을 한 사람도 만나지 않았으니 나만 수리봉을 다녀가는 셈이다. 주위가 한층 적막하다. 석화봉을 향한
다. 원뢰는 공염불이 아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정확히 오후 2시 22분이다.
숲속이라 오는 비보다는 물구덩이로 변한 풀숲 털어 다 젖는다. 갈림길인 석화봉 정상에 산악회에서 깔지를 놓
았다. 왼쪽 사면을 길게 내린다. 바닥 친 안부는 중고개다. 다시 산을 가듯 오른다. 기암의 향연이 시작된다.
석화바위는 저절로 알겠다. 한 떨기 石花다. 째진바위, 큰 궁둥이바위, 작은 궁둥이바위, 곰바위. 다 석화로 보인
다. 곰바위 근처에서 보는 빗속의 첩첩 산 조망이 오늘 최고의 조망이다.
어디선가 깔지(진행방향을 표시한)도 인적도 놓치고 말았다. 생사면 잡목 숲을 헤치며 내린다. 오전에는 땀으로
눈 못 떴는데 지금은 빗물로 눈 못 뜨겠다. 깊은 절벽과 맞닥뜨린다. 우리는 이런 데 익숙하다. 왼쪽 사면을 돌
고 돈다. 흐릿한 인적을 잡는다. 사태 난 듯 잡석과 미끄러져 내리기도 한다. 그 인적도 얼마가지 못한다. 골짜
기 너덜을 지나고 초지 조성한 절개지로 내린다. 절개지 두른 낙석방지용 철조망 옆이다.
대흥사 위쪽 도로에 내려서고 버스를 찾아 대흥사까지 갔다가 오늘 산행코스를 역으로 진행했다는 일행 두 분
을 만난다. 버스는 훨씬 위쪽에 있단다. 온 길을 뒤돌아 간다. 빗줄기는 가늘어졌다. 버스가 우리를 태우러 왔다.
많은 일행이 흠뻑 젖었다. 메아리 님도 젖었다.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남았다. 남조천 옥담 옥수에서 알탕한다.
물은 부드럽고 물속은 안온하다. 생각건대 같은 시간이라도 그 강도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 하루다. 산행시간
5시간 37분. 나로서는 물렁한 시간이 아니라 단단히 뭉쳐진 시간이다.
<부기>
남조천에서 일행 중 한 분이 넘어지는 사고가 나서 대강면사무소에서 119와 만나 응급처치 후, 제천의 서울병
원으로 가고 하여 서울 가는 시간이 약간 늦어졌다. 그렇지만 그 시간도 알뜰했다. 단양팔경휴게소에서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산악회에서 도토리묵과 두부김치, 나물, 소주, 탁주 등을 준비했다. 우리 일행 넷은 그와 더불어
메아리 님이 준비한 더덕주와 자연 님이 가져온 자연 님의 야심작인 연밥(연자가 그렇게 큰 줄 처음 알았다)으
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19. 천주산과 공덕산(오른쪽)
20. 석화바위 부분, 주변이 비탈진 사면이어서 전체를 바라볼 수 없다
21. 멀리 가운데는 슬음산(?)
22. 왼쪽 뒤는 덕절산 부분
23. 황정산,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 다른 모습이다.
24. 꼬리진달래, 이제 피기 시작한다.
25. 앞 왼쪽이 대흥사, 남조천 주변
26. 석화바위 능선 내리면서 바라본 남조천 주변
27. 석화바위 능선 내리면서 바라본 남조천 주변, 천둥치고 비 내렸다
첫댓글 석화바위 알현하러 한번 가야겠습니다. 꼬리진달래가 이제야 피는군요...
석화바위 능선이 그야말로 기암과 조망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소낙비가 쏟아져 소홀히 했지만요.^^
꼬리진달래 몇개 봤는데 사진은 ㅠ
같은날 같은산에서 조우할 뻔 했네요
사고났단 얘기 들었는데 그 팀 이구만요
나중에 알고 보니 조우하지 못해 퍽 아쉽네요.^^
꼬리진달래가 조금 늦게 피는가보네요.
운치가 있네요.
시간이 참 빨리 가네요.
벌써 여름이 코앞에까지 왔습니다.
꼬리진달래가 충북 암산의 특산인 것 같더군요.^^
주변산들이 시원시원한게 보기 좋습니다. 추가코스까지. 역시나입니다. ㅋㅋ이젠 여름 모드입니다. 더위먹지 마시고 건강한 산행 이어가시길~~~
산행하기 힘든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이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진중한 산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이 시작해서 홀로 다녀오시고, 수리봉까지는 암릉이라 시간이 불안했었는데, 고생많으셨습니다...안 따라가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미안했습니다.
제발 욕심을 버리라고 하는데 그저 움켜쥐려고만 하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