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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 혜원 신윤복의 회화 세계를 한국 춤으로 확장한 무용극 회화와 한국 춤...그림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예술적 만남 |
[미술여행=박은정 기자]혜원 신윤복의 그림을 소재로 한 무용극이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기획공연인 춤, 화찬(畫讚): "그림에 머문 시간을 춤으로 잇다" 이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포스터(국립국악원 제공)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 혜원 신윤복의 회화 세계를 한국 춤으로 확장한 무용극이다. 오는 7월 16일(목,오후 7시 30분)과 17일(금,오후 5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선보이는 무용극 춤, 화찬(畫讚): "그림에 머문 시간을 춤으로 잇다"는 조선 후기 기생과 한량을 중심으로 한 남녀 간의 행락과 정념(情念), 양반 사회의 풍류를 소재로한 회화가 한 세기를 넘어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그림에 머문 시간을 춤으로 잇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의 서울 시정(市井)의 유흥적·향락적 분위기를 짙게 반영하고 있는 '춤, 화찬'은 조선 후기 풍속화의 대가 혜원 신윤복의 회화 세계를 모티브를 작품화 했다. 정지된 화폭 속 인물과 감정에 생동하는 움직임을 더해 그림에 담기지 않은 시간과 이야기를 한국 춤으로 풀어내며 재미를 더했다. 국악원은 회화와 한국 춤, 음악, 무대 영상이 어우러진 무대를 통해 전통 회화와 한국 춤이 만나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며, 한국 춤의 표현 영역을 한층 확장했다. 특히 그림 이면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내는 단원들은 신윤복의 회화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도 한다.
사진: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공연 한 장면
회화속 등장 인물들은 남녀 모두 대체로 갸름한 얼굴에 눈초리가 치켜 올라간 선정적인 모습에 맵시와 멋이 넘치는 자태로 그려져 있다. 도시적인 세련미와 함께 낭만적이고 색정적인 정취까지 겸비했다. 무용극에서는 가늘고 유연한 필선과 한복의 아름다운 색감 등을 최대한으로 살려 당시의 풍속상과 풍류 생활의 멋과 운치를 실감나게 연기한다.
사진: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1-1
이번 공연은 혜원 신윤복의 대표작 '미인도'가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화공 혜원과 기녀 보배의 사랑을 중심으로 청금상련(聽琴賞蓮), 노상탁발(路上托鉢), 월하정인(月下情人), 유곽쟁웅(遊廓爭雄), 무무도, 쌍검대무(雙劍對舞), 춘색만원(春色滿園), 월야밀회(月夜密會), 사시장춘 등 신윤복의 대표 풍속화를 극의 흐름 속에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서사를 완성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2
◈장터에서 시작된 화공 혜원과 기녀 보배의 인연·사랑·운명
장터에서 시작된 화공 혜원과 기녀 보배의 인연은 사랑으로 이어지지만 시대의 질서와 통념은 끝내 그들의 운명을 갈라놓는다. 강대감의 잔치가 무르익는 가운데 보배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앞에 놓인다. 방으로 들어서기 전 꽃신을 벗어 내려놓고, 혜원은 남겨진 꽃신을 품에 안은 채 상실과 비애를 마주한다. 끝내 잊지 못한 사랑은 그의 붓끝에서 한 폭의 〈미인도〉로 다시 태어나며,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은 예술로 승화된다.
작품은 그림을 무대 위에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정지된 회화 속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상상력으로 확장하고, 그림 이전과 이후의 시간을 춤으로 이어가며 사랑과 욕망, 기억과 그리움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2-2
◈회화와 한국 춤...그림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예술적 만남
‘화찬(畫讚)’은 전통 동양화에서 그림의 여백에 감상과 찬사를 덧붙이던 글을 의미한다. '춤, 화찬'은 그림에 대한 또 하나의 화찬을 춤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혜원의 그림에서 발견한 삶과 사랑, 인간의 감정을 한국 춤으로 화답하며 회화와 무용이 서로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는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부채입춤, △한량무, △쌍검대무, △수건입춤, △장구춤, △살풀이춤 등 한국 춤의 다양한 춤사위는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신윤복 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 영상은 화폭의 공간을 무대로 확장한다. 또한 회화의 곡선미와 여백의 미를 모티브로 한 무대 연출은 그림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이 한 폭의 동양화 속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2-1
'춤, 화찬'을 연출과 안무를 맡은 김충한(전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은 “신윤복의 그림은 다른 풍속화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다가왔습니다. 인물을 정면에서 바라보기보다 곁이나 뒤에서 바라보는 듯한 장면들이 그림에 담기지 않은 감정과 이야기를 상상하게 했고, 그 상상에서 '춤, 화찬'이 시작됐습니다. 풍류사랑방은 무용수의 숨소리와 작은 움직임까지 객석에 전해지는 공간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무용단 단원들의 깊어진 감정 연기와 표현력을 가까이에서 온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3
한편 김충한 전 예술감독은 재임 기간 동안 〈고려가무〉, 〈상선약수〉, 〈춘향단전〉 등을 통해 전통 춤의 원형을 바탕으로 동시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예술적 지평을 넓혀 왔다. '춤, 화찬'은 이러한 예술적 흐름을 잇는 작품이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기획공연:'춤, 화찬(畫讚)'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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