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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문학. 최초의 작품으로 작가 루쉰이 쓴 단편소설. 1918년 <신청년(新青年)>에 발표하였다. 고골리의 작품 《광인일기》에서 힌트를 얻어 수기(手記) 형식으로 쓴 것으로서 광인의 심리를 빌어 가족제도와 그것을 밑받침하는 유교사상의 봉건적 모순을 인간본능의 공포감에까지 추궁하면서 폭로하였다. 자유에의 갈구를 호소한 감명깊은 내용으로 형식면에 있어서도 과거와의 단절을 분명히 한 획기적인 소설이다. 후의 단편소설집 《눌함(吶喊)》에 수록되었다.
1835년 러시아의 작가. N. 고골리의 문집(文集) 《Arabeski》에 발표된 일기체 소설. 주인공의 수기라는 형식을 통하여 관료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광기와 착란의 세계에서밖에 살 수 없는 하급관리의 비참한 모습을 들추어 낸 걸작이다. 하급관리인 주인공은 자신의 상관인 국장의 딸을 짝사랑하였는데, 그 아가씨와 시종무관과의 혼담이 성사되자 가혹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여 결국 광기(狂氣)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는 자신이 9등문관이란 미관말직(微官末職)이 아니고 에스파냐의 국왕이라고 공상함으로써 현실의 굴욕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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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광인일기》 주제, 줄거리 요약 및 정리
『광인일기』는 루쉰의 첫 번째 백화문(白話文) 소설, 새로운 구어체 소설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주제: 주변인들이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광인을 통해 중국의 구시대적 인습, 유교의 위선과 비인간성 고발. 중국의 봉건사상의 폐해와 유교 사상의 위선, 부조리를 폭로한다.
■배경: 신해혁명(1911년). 2000년간의 전제정치가 막을 내리고 중화민국이 탄생하여 공화정치의 기초가 이루어지던 시기.
■특징: 피해망상증에 시달리는 광인을 통해 중국 사회의 낡은 구습과 유교의 비인간적인 계급적 억압을 비판한다. 격변기에 중국인들이 구습, 인습, 폐습을 버리고 인본주의적, 민주주의적 보편적 가치를 하루 빨리 체화하기 바라는 루쉰의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광인의 모습을 통해 기존 체제에 익숙한 사람들을 비판하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광인일기』속 식인 모티프
‘중국의 봉건적 가족관계 페단 = 식인’
루쉰은 『광인일기』에서 피해 망상증에 사로잡힌 한 사내를 통해 중국의 봉건적 제도와 인습의 폐단을 식인성에 빗대 비유적으로 그려낸다. 거리에 모여있는 사람들, 자신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 아무개의 개까지도 자신을 잡아먹으려든다는 망상에 빠진 남자는 급기야 자신의 큰 형님마저 식인종 대열에 합류시킨다. 남자의 확신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은 옆 동네에서 들려오는 풍문과 스스로 미심쩍어 직접 뒤적거리며 찾은 역사서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었다’ 속 흔적이다. 식인 문화가 단순 옛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웃 마을 ‘랑쯔’에서도 일어났다고 하니 남자에게는 문화의 현재성과 세습성이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광인일기』짧은 요약
① 오랜 시간 소식을 모르던 중학교 시절의 친구 모 형제로부터 형제 중 한 사람이 중병에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② 마침 고향을 가던 길이라 형제 중 형을 만나는데, 병을 앓던 동생이 병이 다 나아 어느 지방에 관리 후보로 부임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③ 그에게서 두 권의 동생의 일기를 받게되는데 일기에는 피해 망상증에 걸린 광인, 즉 동생의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④ 광인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상태로 모든 사람들이 식인을 한다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었다.
⑤ 일기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노려보고, 자신을 험담하고, 자신을 보며 웃어댄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⑥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광인은 자신이 있는 곳이 식인 사회임을 알게되고, 광인은 가장 먼저 형을 바꾸기 위해 형을 설득한다.
⑦ 하지만 형은 냉소를 지으며 미치광이라는 간판을 준비해두었다가 광인에게 뒤집어씌우고 광인을 방에 가둔다.
⑧ 광인은 형조차도 식인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점점 자신의 형마저 자신을 잡아먹으려한다는 확신에 차게 된다.
⑨ 이후 찾아본 과거 서적에도 온통 식인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한다.
⑩ 광인은 4천 년 동안 계속 식인을 하는 고장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며 본인조차 인육을 먹지 않았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식인을 시작하지 않았을 아이들을 구해야한다고 호소한다.
『광인일기』에서의 '광인(狂人)'
광인은 근대적인 시선에서는 비정상, 질병을 앓고있는 사람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광인일기』 속 광인은 정말로 미친 사람이 아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체계나 상황에 의해 광인의 행동을 하게 된 사람이다. 즉, 체계와 상황에 의해 발명된 광인이다. 스스로를 정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광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식인들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광인의 언어는 보통 사람들과 사고가 다르기에 언어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광인의 언어는 정상인들의 기준으로 보면 통사구조가 파괴된 소통이 불가능한 언어다. 이는 익숙한 질서를 교란시키는 것이며, 마치 루쉰이 백화문으로 문장을 쓴 것이 당시 지식인들에게 광인의 언어로 비추어졌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식인들이 '광인'을 바라보는 방식
시선, 웃음, 빛
■시선
주인공은 자신을 흘끗흘끗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다. 소설의 시작부터 집요하게 등장하는 어떤 시선들이 주인공을 불안에 떨게하고 의심하게 하며 때로는 분노하게 만든다. 주인공은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이유를 '식인의 풍습'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다. 즉, 주인공은 '식인'들이 자신을 잡아먹기 위해 기회를 엿보며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인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다. 주인공의 의심이 터무니없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 실제로 병을 앓고 있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한 사람(대상)이 어떤 방식으로 병자로 분류되냐는 것이다. 주인공은 유전되고 있는 식인풍습을 자신이 병자가 됨으로써 비판하지만, 식인들은 인의도덕(仁義道德)으로 무장하고 있어 광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시한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식인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사람을 잡아먹으려 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잡아먹히는 건 두려워서 모두들 지극히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서로 상대의 얼굴을 몰래 훔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웃음
시선을 통해 광인이 만들어진다면, 웃음은 광인으로 확정된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다. 비정상인이라고 할 수 있는 광인은 약자이며, 웃음은 다수의 정상인들이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자들, 또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는군. 몰래 나쁜 짓이나 꾸며대고, 숨길 궁리나 하면서 또 대놓고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우스꽝스럽다. 나는 참다못해 큰소리로 웃었다. 그랬더니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이 웃음 속은 온통 용기와 정의로 차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 알고 있다.
『광인일기』 中...
■빛
오늘 밤은 참 달이 밝다. 달을 보지 못한 지가 벌써 30여 년이나 되었다. 오늘 보니 기분이 유난히 상쾌하다. 지나온 30여 냔 동안을 완전히 혼미 속에서 지내왔음을 겨우 알았다.
『광인일기』 中...
달과 연관된 존재: 광기를 가진 존재들
주인공은 밝은 달을 보고 자신의 지난 삶이 혼미 속에 있었음을 자각한다. 사람들의 시선은 광인을 불안에 떨게 한다. 광인은 달을 보고 자각하고 새로운 종류의 질서를 갖게 되었지만 이성의 세계-태양의 세계인 낮에는 식인들이 광인을 만들어내는 질서가 여전히 작동한다.
『광인일기』의 의의
『광인일기』에서 남자를 공포로 몰아넣는 실체의 존재는 단순히 자신의 주변인들을 넘어 이웃 마을에서 들려오는 풍문과 과거의 역사이다. 한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지배하는 공기는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전통이라고 말하는 인습과 봉건제도는 세대에 세대를 거치고,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를 거치며 오랫동안 세습되어 탄생한 것이다.
■식인의 의미
식인은 봉건적 관습이나 예교 등 낡은 기존의 사회 질서를 의미한다. 식인들은 충효를 위해서는 자식들을 죽이거나 형제를 죽여도 된다고 생각한다. 즉, 유교적인 윤리의 비윤리성과 폭력성이 식인의 이데올로기다. 그러나 식인이라고 해도 모두 같은 존재는 아니다. 사실 힘없고 가난한, 보통의 민중들을 묘사해 놓은 것일 뿐이다. 그들은 모두 오랫동안 굴욕과 모욕에 길들여진 탓에 그러한 상황을 정상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자들이다. 광인과 식인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같은 철방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루쉰이 보기에 '식인'은 '창 없는 철방'에 누운 채 잠을 자며 죽어가고 있는 자들에 불과하고, '광인'은 그 방에서 깨어난 자, 잠자는 자들을 깨우는 자다.
■식인의 피해자가 광인과 광인의 어린 누이동생으로 설정된 이유
인습의 수직적 세습성 때문이다. 인습과 유교 및 봉건제의 영향력은 상명하복의 부하처럼 상관에서 부하로, 형에서 동생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흘러왔고 지금에도 여전히 흘러가고 있다.
■『광인일기』 속 광인의 공포
인습은 그 인습에 포박된 사람에게만 공포이지 인습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바깥의 사람에게는 공포가 아니다. 잘못된 인습은 그 인습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대 문화적 약자를 잡아먹으며 더 견고한 뿌리를 내린다. 대개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는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 중 유일히 광인만이 공포를 느낀다는 것은 인습이나 봉건제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증거가 된다.
■ 마지막 문장 ‘아이들을 구하라!...’ 의미
식인에 빗댄 낡은 제도와 인습 안에서의 아이들을 구하라는 메세지는 구시대적 인습과 봉건성에 잡아먹히는 사회를 고발하는 루쉰의 생각이 드러난다. 루쉰은 이러한 봉건성의 타파를 개과천선에 비유한다. 그다음 세대들이 이런 봉건성을 용서하지 않으리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