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우리 고모부님 성격.
우리 고모부는 평소에 성품이 급하시고 욕심이 많으며 과격하시었다.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으니 뭐를 하든지 수확이 없고 죽도록 고생만 하시는 것이다.
고모부님이 그렇게 고생을 하시니 같이 사시는 고모님은 더 고생이 심하신 것이다.
나는 고모부한테 담판을 지려고 말씀을 드렸다.
"고모부님 말여유~우,"
"우리 고모를 모셔 갈 땐 고상을 하나도 안 시키구 호강만 시켜드린다고 모셔갔쟌어유~우!!?"
"그른디 맨 날 일만 부려먹으시니 허리가 꾸부러져 새우등같이 되셨잔어유~우"
"그러니 친정 조카로서 고모님이 무지하게 고상을 하시닝께 딱혀서 못 보것으니 지가 고모를 모셔갈래유~우."
라고 하며 80이 넘어 90을 바라보시는 노인양반을 모셔간다고 당당하게 말씀들 드렸다.
어떻게 보면 다 늙어 돌아가시기 직전인 노인을 모셔다가 돌아가시면 장례나 치른다는 서투른 수작이었던 것이다.
고모부 왈 약간 코맹맹이 콧소리를 하시면서,
"안 돼야, 안뎌"
"너는 고모지만 나는 부부닝께 내가 더 가깝단 말여."
"그라구 내 자식들이 셋이나 되는디, 조카인 네가 모셔간다는 것은 통 말도 안되는 말여~어."
"그라구 농촌서 일하는 사람들 다 고상덜얼 헌다."
"내도 네 고모를 호강이나 시키려고 혔는디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된다냐?"
"맨날 일은 쌓이구 또한 일을 놔두고 가만~히 앉자서 있쓸 네 고모가 아니다.”
“그러니 워티기 헌단 말이냐? 나는 네 고모가 없으먼 하루도 못살어야."
"촌구석이선 말여 등뼈가 휘어지구 땀으로 범벅이 뒤두룩 농사를 져두 고상만 허지 별 소득이 없다닝께."
그런 고모부가 성품이 얼마나 급하신지 어느 날은 장에 가셔서 돼지 새끼 한 마리 사다가
키우시며 큰 꿈을 가지셨다고 그런다.
이놈이 크면 새끼를 15마리 정도 낳는다.
그 새끼를 키워서 팔아가지고 송아지를 산다.
송아지를 키워서 어미가 되어 새끼를 낳아 키우면 두 마리가 된다.
이 두 마리가 새끼를 계속 낳으면,
4마리가 된다.
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8마리가 되고
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6 마리가 된다.
16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32마리가 되고
32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64마리가 된다.
6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28마리가 되고
12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256마리가 된다.
256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512마리가 되고
512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024마리가 된다.
1.02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2.048마리가 되고
2.04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4.096마리가 된다.
4.096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8.192마리가 되고
8.192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6.384마리가 된다.
16.38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32.768마리가 되고
32.76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65.536마리가 된다.
65.536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31.072마리가 되고
131.072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262.144마리가 된다.
262.14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524.288마리가 되고
524.28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048.576마리가 된다.
1.048.576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2.097.152마리가 되고
2.097.152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4.194.304마리가 된다.
4.194.30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8.388.608마리가 되고
8.388.60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6.777.216마리가 된다.
16.777.216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33.554.432마리가 되고
33.554.432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67.108.864마리가 된다.
67.108.864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134.217.728마리가 되고
134.217.728마리가 새끼를 낳으면
268.435.456]마리가 된다.
이상의 소를 마리당 7백 만 원씩 팔면
1,879, 048, 192,000,000 원이 된다. 천문학적이라 계산하기가 어렵다.
그 많은 돈으로 대한민국 토지를 절반이나 사시려고 계획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놈의 돼지새끼가 날마다 먹고 잠을 자고 하였으면 쑥쑥 자라나 많이 커야 하는 건데, 한 달 동안 돼지 울에 들어가 재보아도 맨 날 크지를 않고 그 턱이라고 한다.
고모부님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참을 수가 없었던지, 그만 돼지새끼의 뒷다리를 잡고 둘러메어 땅바닥으로 패대기를 치며 너 같이 먹고 크지 않는 놈은 죽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불쌍한 돼지는 크지도 못하고 죽고 말았다고 한다.
아니 돼지새끼를 사다 키운다면 몇 개월 정도는 기다려 봐야 그녀석이 크든지 말든지 할 텐데, 겨우 한 달 만에 죽여 버리고 만단 말인가?
고모부님은 참으로 머리가 안 돌아가신다.
그런 것은 젊은 사람인 내 머리가 훨씬 더 잘 돌아간다.
내가 키운다면, 뻥튀기 기계를 사다가 뻥 튀기를 하면 돼지새끼가 어미가 되어 익어가지고 뻥 하고 나오지 않겠는가?
그렇게 새끼가 크게 어미가 되어 익어가지고 바비큐가 되면 소주 안주로 계속 팔아 돈을 많이 벌수 있는 것을.....
아무튼 머리도 젊은 사람이 굴려야 잘 굴리는 건데, 연로하신 고모부님이 계획하셨으니 제대로 될 턱이 없다.
그 돼지새끼가 죽은지가 몇 십 년이 되어 가는데, 제사를 지내러 가야 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