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이달 말까지 부실여신 상각 추진상각 규모 전년 대비 증가할 듯…NPL비율 등 개선 기대
김형석 기자공개 2023-06-23 07:53:37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이 이달 말까지 부실채권 대손상각에 나설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부실채권 상각에 나선 것은 올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여신 확대 전략에 따라 부실여신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 부실채권 매각을 결정한 이유로 보인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부실채권 상각을 결정했다.
상각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는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6월 말까지 상각한 규모는 3318억원이었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000억원 수준까지 상각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5년간 상각 규모를 줄여온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018년 8030억원에 달하던 농협은행의 대손상각 규모는 2019년 8019억원, 2020년 4678억원, 2021년 3936억원, 지난해 3448억원으로 매년 감소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반기까지 3318억원을 상각한 후 하반기에는 상각 규모가 1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이 대손상각을 완료하면 최근 급상승하던 NPL비율도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NPL비율은 0.30%로 1년 전(0.23%)보다 0.07%포인트 악화됐다. 이는 2021년 9월 말(0.30%) 이후 6분기 만에 자체 최고 수준이었다. 농협은행이 4000억원 규모의 상각을 실시하면 NPL비율을 0.2%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농협은행이 대손상각 규모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에는 최근 건전성 악화 영향이 크다. 농협은행은 최근 몇년간 여신 규모 확대 전략을 지속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0.15%포인트 상승한 0.34%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0.3%를 상회한 것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최근 1년간 연체율 상승폭 역시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이 가장 크다. 은행별로 이 기간 우리은행은 0.09%포인트 오른 0.28%였고, 국민은행은 0.08%포인트 상승한 0.20%를 기록했다. 신한은행(0.27%)과 하나은행(0.23%)은 각각 0.06%포인트, 0.0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농협은행은 부실여신인 고정이하분류여신액(무수익여신)도 빠르게 증가했다. 이 기간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액은 전년 동기(6364억원) 대비 36.2% 급증한 8668억원에 달했다.
대손충당금 부담 완화도 농협은행이 상각 규모를 확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농협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1.7% 증가한 2423억원이었다. 1분기 말 적립된 총 대손충당금은 2조1341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액의 2.5배에 달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매년 6월과 9월 집중적으로 대손상각을 실시해왔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예상보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대손상각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