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오랫만에 맡아보는 공항냄새
올해도 벌써 한두번은 맡았어야 했는데 세계적인 공황으로 공항냄새를 못맡아봤다
역시 제주다운 포스터가 눈에 띈다

롯데 렌터카에서 늠름한 12인승 스타렉스를 받았다
8명의 골프채와 작은 가방 8개를 꽉 채워넣고 출발!
제주에 머무는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줄 뽑은 지 얼마되지 않는
싱싱한 새 차다


저녁 비행기로 날아와 서귀포에 있는 숙소까지 달려오니
11시가 넘었다
스프링데일 리조트
2층방이었는데 서까래까지 그대로 드러낸 천정이 시원스럽고 멋스럽다


내부도 시원스럽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며칠 머물기에 그만이다

다음날 아침 라운드를 위해 숙소를 나서다 환호성을 질렀다
어머나, 여기에 사려니숲길같은 편백나무 숲이 있네
속소 바로 앞에 이런 보물이 있었다니
더운 라운드로 지친 몸을 잘 치유해줄 것만 같은 숲이다

첫번 째 홀에 들어서니
바람맞은 듯 머리를 흩어놓고 있는 나무가 인상적이다
바람맞은 나무라고 불렀다

스프링데일 cc
홀과 홀 사이를 지날 때는 편백나무 터널을 지나게 된다
피톤치드를 몸에 가득 담아가는 기분이다
아유~~ 그냥 걸어가고 싶다
하지만 홀과 홀 사이가 멀어 카트를 타지 않으면
진행이 느려질 듯 해서 카트로 바람을 일으키며 달려달려~~~


여기저기 돌담이 있어 정겹다
제주의 구멍숭숭 뚫린 까만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돌담을
공 치면서도 만나다니

티박스 근처의 꽃이 하도 독특하고 예뻐
'모야모'에 물어보니
"계뇨등"이란다
꽃과 잎 등에서 닭의 오줌냄새가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짓궃다
요렇게 앙증맞은 꽃에 붙여질 이름인데 좀 곱게 지어주지......

폼은 엉성하지만 한라산을 향해 굿샷!!
홀에서 한라산이 바로 옆에 있는 듯 느껴진다
제주에서 선수들이 경기할 때마다
한라산 브레이크를 잘 읽어야 한다는 해설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경험하니 신기하다
분명 내리막 라이 같은데 한라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방향이라면
오르막 라이로 읽어야 한다


매일 아침식사를 하는 곳에서 내려다보면
이른 시간부터 라운드 준비를 하는 바쁜 손길들이 있다
난 아침으로 매일 성게미역국만 먹었다
미역국은 질리지도 않는다

라운딩 끝내고 편백나무 숲으로 가면 더위를 잊는다
빽빽한 편백나무 숲이 바로 옆에 있다니.
사려니 숲길 걸으려고 운동화까지 챙겨왔는데
숙소 앞의 숲길을 샌들로 걸어다녔다

숲길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돌담
돌담길을 걷는 일은 색다르고 마냥 편안하다

모기장까지 갖춘 숲속의 침실(?)은
해먹보다 더 편안하고 아늑하다
함께 한 원앙부부는 이 곳에서
코까지 골면서 잠들었었다고 하니
숲속에서 잠에 빠지면 얼마나 달콤할까
건강한 호흡으로 온 몸이 맑아졌을 것 같다.

마냥 앉아있고만 싶고
그냥 잠들고만 싶은 숲속의 오후
편백나무 숲이 주는 에너지로
8월의 이글거리는 더위를 이기고
운동을 즐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벌써 스프링데일이 그리워요~
밴드로 공유 할게요~^^
자주 갈수 있다는 사실이 또 기대감을 잔뜩 안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