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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 비색청자 전시회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12년 10월 16일부터 2012년 12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89년에 '고려청자명품(高麗靑磁名品)'특별전을 열었던 바 있으며,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기획특별전<천하제일 비색청자>는 색 .형. 문양의 삼박자가 이루어낸 고려청자의 뛰어난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 속에 내재된 “창조”의 의미를 조명하고자 기획된 전시는 고려시대의 공예문화에 흐름을 주도했던 청자를 통해 시대적 미감과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자리로, 당시 중국 사람들도 ‘천하제일’로 칭송했을 만큼 조형과 색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고려청자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특별전은 1990년대 이후 괄목할 만큼 진전된 도자사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전시이다. <천하제일 비색청자> 기획특별전을 통해 고려청자의 발생, 상감象嵌 기법의 시작 및 유행, 간지명干支銘 상감청자 등 주요 쟁점들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청자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나아가 고려 사회에서 청자가 갖는 공예품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그 생산과 유통, 동시대의 칠기나 금속기와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총 출품작은 청자 완형만 350여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내·외에 소장된 중요한 청자를 엄선하여 질적인 부분을 최대한 고려하였으며, 규모로서도 역대 최대수준의 청자전시이다. 또한 유례없는 지정문화재의 출품으로 국보가 18점, 보물이 11점으로 총 29점에 달하며,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2점의 고려청자가 선보이는 등 국·내외 지정문화재가 모두 31점으로, 가히 최상급의 청자를 모았다고 할 수 있다.
전시회의 제목인 ‘천하제일 비색청자 ’ 는 송나라 태평노인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책『수중금袖中錦』의 내용중 ‘천하제일天下第一 조’에서 ‘고려비색高麗秘色’을 천하제일의 하나로 꼽은 것에서 따온 제목이다. 고려청자가 중국의 송 청자를 제치고 천하제일로 꼽혔다는 것에서 당시 고려청자의 국제적인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선화宣和 5년(1123)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에 온 서긍(徐兢, 1091~1153)이 쓴『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의 “도기의 푸른 빛을 고려인은 비색이라고 말한다陶器色之靑者麗人爲之翡色”는 기록과 연결해보면 “비색翡色”은 당시 고려인들이 청자의 푸른 빛깔을 표현하는 특유의 단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높은 수준을 잘 나타내준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하였으며, 기존의 편년순서에 의한 단순한 전시방식을 탈피하고 고려청자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기 위하여 편년ㆍ용도ㆍ상감ㆍ명품의 4구역으로 나누었다. 관람객들은 각 구역별로 선택적 관람을 해도 무리 없이 청자를 여러 측면에서 이해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靑磁 獅子形蓋 香爐, 국보 제60호)* 청자 어룡형 주전자(靑磁 魚龍形 注子, 국보 제61호)* 청자 용장식 향로*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靑磁 透刻七寶文蓋 香爐, 국보 제95호) -
- 청자 구룡형 주전자(靑磁 龜龍形 注子, 보물 제452호와 국보 제96호)* 청자 퇴화점문 나한좌상(靑磁 堆花點文 羅漢坐像, 국보 제173호)* 청자 상감‘신축’명 국화모란문 벼루(靑磁 象嵌‘辛丑’銘 菊花牡丹文 硯, 보물 제1382호)*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靑磁 象嵌牡丹文 壺, 국보 제98호) -
- * 청자 상감매죽학문 매병(靑磁 象嵌梅鳥竹文 梅甁, 보물 제903호)* 청자 상감모란문 표주박모양 주전자(靑磁 象嵌牡丹文 瓢形 注子, 국보 제116호)* 청자 물가풍경 무늬 병 12c 고려* 청자 음각연화당초문 매병(靑磁 陰刻蓮花唐草文 梅甁, 국보 제97호* 청자 연꽃넝쿨무늬 정병 12c 고려 일본중요문화재 네즈미술관* 청자 용 모양 정병 12c 고려 야마토문화관 일본 중요문화재 -
-* 철유 새무늬 편병 13c 고려* 청자 꽃무늬 정병 13c 고려* 청자 모란무늬 매병 12c 고려* 청자 참외모양 정병 12c고려* 청자 포도 동자무늬 조롱박 모양 주자와 받침 12c 고려* 청자 포도넝쿨무늬 표주박 주자12c고려 -
'푸른 자기 술잔을 구워내어/ 열에서 우수한 하나를 골랐구나/ 선명하게 푸른 옥빛이나니/ 몇 번이나 매연 속에 파묻혔었나/ 영롱하기는 수정처럼 맑고/ 단단하기는 돌과 맞먹네/ 이제 알겠네 술잔 만든 솜씨는/ 하늘의 조화를 빌려왔나 보구려 - 이규보,「동국이상국집」권8 '
청자 상감모란국화문 참외모양 병(靑磁 象嵌牡丹菊花文 瓜形 甁, 국보 제114호)은 높이 25.6㎝, 아가리지름 9.1㎝, 밑지름 9.4㎝이다. 긴 목 위의 아가리가 나팔처럼 벌어진 것이 참외꽃 모양이고, 목의 중간부에는 2줄의 가로줄이 백토(白土)로 상감되어 있다. 이런 모양의 병은 중국 당나라에서 비롯되었으나 고려시대에 와서 한국적으로 변화되었다. 몸통은 참외 모양으로 여덟 부분으로 나뉘어 골이 지어있다. 목과 몸통의 연결 부위는 볼록한 선으로 둘러 확실한 경계를 이룬다. 목의 바로 아래에는 8개의 꽃봉오리 띠가 백상감되어 있다. 몸통의 중간부에는 여덟개의 면에 모란무늬와 국화무늬를 번갈아 가며 1개씩 장식하였으며 몸통의 아랫쪽은 연꽃이 흑백상감 되어 있다. 굽은 주름치마 모양의 높은 굽을 붙였으며, 유약은 그다지 고르지 않고 색깔도 다소 어두운 편이나 전체적인 비례나 균형에 있어 안정되어 있다.
청자 참외 모양 병(靑磁 瓜形甁, 국보 제94호)은 고려, 크기는 높이 22.7cm, 입지름 8.8cm, 바닥지름 8.8cm, 몸통지름 9.6cm이다. 고려청자의 절정기인 12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품이다. 고려 17대 임금인 인종(仁宗. 재위 1122-1146)의 장릉(長陵)에서 '황통 6년'(皇統六年. 1146)의 기록이 있는 인종의 시책(諡冊)과 함께 출토되었다. 참외 형태의 몸체에 치마처럼 주름 잡힌 높은 굽다리가 달려 있으며 입구는 여덟 잎의 꽃 모양으로 벌어져 있다. 목 부분에 가로로 세 줄이 음각되어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이러한 양식은 중국 송대(宋代)부터 유래하였으나, 중국 것에 비해 훨씬 온아하고 단정한 곡선과 비례를 보인다. 회청색에 옅은 녹색이 감도는 듯한 반투명의 청자유가 고르게 시유되어 고려 비색(翡色)의 표본을 보인다. 단아한 기형(器形)과 고도로 정선된 유약과 태토가 고려청자 최성기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청자 상감당초문 완(靑磁 象嵌唐草文 碗, 국보 제115호)은 고려 청자의 전성기때 만들어진 청자대접으로 높이 6.05㎝, 입지름 16.8㎝, 밑지름 4.4㎝이다. 고려 의종 13년(1159)에 죽은 문공유의 묘지(墓誌)와 함께 경기도 개풍군에서 출토된 것인데, 연대를 알 수 있는 상감청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굽부분이 좁고 아가리가 위로 벌어진 형태인데, 굽에서 아가리에 이르는 선은 완만한 선을 이루고 있다. 대접의 안쪽 가운데에는 원을 그리고, 그 안에 큰 꽃무늬를 새겼는데, 바탕을 백토(白土)로 상감하는 역상감기법을 쓰고 있다. 아가리 주위를 제외한 그릇 안쪽은 온통 덩굴무늬로 자유롭게 메우고 있다. 대접의 바깥쪽은 안쪽의 아가리 부분과 똑같은 문양으로 장식하였으며 중심부 5곳에 국화 한송이씩을 두고 있는데 꽃은 흰색으로, 잎은 검은색으로 상감하였다. 안쪽면이 모두 백상감된 단색인데 비해 바깥면의 호화스러운 국화꽃무늬가 잘 조화되어 전성기 청자 상감에서도 드물게 보이는 장식효과를 나타내는 작품이다. 대접의 안쪽 바닥 가운데에 국화꽃잎을 백상감하고 안쪽 면 전체를 넝쿨 무늬로 역상감하였으며 입구 둘레에도 넝쿨 무늬 띠를 장식하였다. 굽 안 바닥에는 규석 흔적이 세 곳에 남아 있다. 유약과 태토가 정선된 12세기 전반 청자에 비하면 빙렬氷裂도 있고 유약도 두꺼워졌지만, 상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명한 유약을 추구해 가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회청색 계열의 비취빛 유약이 매우 맑고 고르게 씌어져 있어서 표면의 색조가 은은하고 상감효과도 한층 돋보인다.
「경인팔월일」이 쓰여진 넝쿨 무늬 청자 철화 매병(「庚寅八月日」銘靑磁鐵畫唐草文梅甁)은 개성부근 출토, 고려, 크기는 높이 26.5cm, 몸통지름 16.7cm이다.
분청사기 상감 연꽃 물새 무늬 납작병(粉靑沙器象嵌蓮花水禽文梅甁)은 다른 명칭은 분청사기 상감 연꽃 물새 무늬 매병이고, 크기 높이 25.8cm, 입지름 5.2cm, 바닥지름 9.3cm이다. 고려 말기에 볼 수 있는 청자 매병의 형태를 이어받았으나 문양의 구성을 보면 분청사기 특유의 활달함과 대담함이 잘 나타나는 매병이다. 문양은 모두 네 개의 단으로 나우어 진다. 주요 문양대에는 몸체에 커다란 연꽃이 있고 그 사이로 학과 물고기가 큼직하게 흑백 상감되어 있다. 넓게 면을 파고 흰색 흙을 채워서 표현한 학은 다리가 짧아 마치 오리처럼 보인다. 물고기는 면적이 여의치 않았는지 윗부분에 거꾸로 배치했다. 한편 보조 문양으로 몸체 아래에 길게 펴진 ‘S’자형의 무늬와 연꽃잎 무늬를 돌려 넣어 장식했다. 이 매병은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발상이 기발한 대담한 문양과 활력에 찬 곡선미로 인해 조선 초기 분청사기의 전형으로 꼽힌다. 유약은 잘 녹아 광택이 나며 고르고 잘게 금이 간 빙렬이 있다. 굽은 안쪽 바닥을 얕게 깎은 안다리 굽으로, 안쪽 바닥에는 도장을 찍어서 국화 문양을 표현했다. 굽바닥 면은 넓고 편평하며,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냈다.
분청사기 연꽃 버드나무 무늬 납작병(粉靑沙器象嵌蓮柳文扁甁)은 다른 명칭은 분청사기 상감 연꽃 버드나무 무늬 편병이고, 조선, 현재높이 27.3cm, 바닥지름 8.2cm, 최대지름 16.7cm이다. 입구 부분이 나팔처럼 벌어져 있으며, 무게 중심이 몸통의 아랫부분에 있는 일명 ‘옥호춘(玉壶春)’ 형태의 납작 병이다. 병의 앞뒷면을 약간씩 두들겨 편평하게 만들고, 굽은 넓고 낮으며 바깥쪽으로 약간 벌어져 안정감이 있다. 문양은 모두 네 개의 단으로 구회되어 있다. 몸통 중앙의 납작한 면에는 둥근 곡선으로 된 넓은 마름꽃 모양 안에 물 속에서 피어 오른 연꽃과 새가 상감 기법으로 간결하게 장식되었다. 또한 양쪽 측면에는 버드나무와 학을 배치했고 학 중 한 마리는 몸통이 연꽃으로 묘사되어 이채롭다. 주요 문양 위아래 부분에 연꽃잎 문양을 돌려 넣고, 윗부분 연꽃잎 문양 아래에는 도장을 찍어 표현한 듯한 국화무늬를 장식했다. 유약은 잘 녹아 광택이 나며 고르고 잘게 금이 간 빙렬도 있다. 굽의 안쪽 바닥에 다진 흔적이 남아 있고, 굽바닥 면에는 모래를 받쳐서 구워낸 흔적이 있다.
「구색」이 쓰여진 청화 철화 국화 넝쿨 무늬 매병(「仇色」銘靑磁鐵畫菊唐草文梅甁)은 개성 부근 출토, 고려, 크기는 높이 22cm, 지름 14.4cm이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靑磁 獅子形蓋 香爐, 국보 제60호)는 높이 21.2㎝, 지름 16.3㎝이다. 향(香)을 피우는 부분인 몸체와 사자 모양의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체는 3개의 짐승모양[鬼面]을 한 다리가 떠받치고 있는데, 전면에 구름무늬(雲文)가 가늘게 새겨져 있다. 몸체 윗면 가장자리에도 세 곳에 구름무늬를 배치하였다. 향로(香爐) 뚜껑은 대좌(臺座)에 앉아있는 사자(獅子)의 형상이며, 대좌에는 꽃무늬(花文)를 시문(施紋)하였다. 사자의 자세는 뚜껑의 왼쪽에 치우쳐 있어 시각적인 변화에서 오는 조형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사자는 입을 벌린 채 가지런하게 이빨이 드러나있고, 한쪽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앞을 보고 있는 자세이며, 두 눈에 검은 점을 찍어서 눈동자를 표현했다. 두 귀는 아래로 쳐저있고 코는 들려 있다. 사자의 목 뒤쪽과 엉덩이 부분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털이 표현되었고, 꼬리는 위로 치켜 올려 등에 붙인 모습을 하고 있다. 발 또한 맹수의 것으로 손색이 없도록 다부지게 표현 하였다. 특히 가슴에 방울을 달고 오른쪽 발로 보주(寶珠)를 잡고 있는 모습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사자 중에 매우 드문 예에 속한다. 유약(釉藥)의 색은 엷은 녹청색(綠靑色)으로 광택이 은은하다. 구조적으로 보면 몸체에서 피워진 향의 연기가 사자의 몸을 통하여 벌려진 입으로 내뿜도록 되어있는데, 아름답고 단정하여 이 시기 청자향로(靑磁香爐)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靑磁 透刻七寶文蓋 香爐, 국보 제95호)는 높이 15.3㎝, 대좌지름 11.2㎝의 크기이며 투각된 둥근 뚜껑과 연꽃잎 모양의 몸체, 그리고 세 마리의 토끼가 받치고 있는 넓적한 모양의 받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로(香爐)의 뚜껑은 전면에 칠보(七寶)무늬를 투각하고 향(香)이 피어올라 퍼지도록 뚫어서 장식한 구형(球形) 부분과 그 밑에 받침 부분으로 되어 있다. 구형 부분 곳곳의 교차 지점에는 백상감한 흰 점이 하나씩 넣어 장식성을 높였다. 몸통은 두 부분으로 윗부분은 둥근 화로(火爐) 형태인데, 몇 겹의 틀로 찍어낸 국화잎으로 싸여있고 다시 커다란 국화잎이 이를 받치고 있다. 아래 부분은 향로 몸체를 받치고 있는 대좌로, 앙증맞은 3 마리의 토끼가 등으로 떠받들고 있다. 대좌의 옆면에는 덩굴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토끼의 두 눈은 검은 철화 점을 찍어서 영특한 눈매를 나타냈다. 그로 인해 청자 토끼는 영원한 생명력을 얻었다. 유약은 회청색으로 은은한 광택이 난다. 이 향로는 고려청자의 대표적인 명품 가운데 하나이다. 이 향로는 향이 빠져나가는 뚜껑과 향을 태우는 몸통,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받침으로 이루어진다. 이 작품은 상감청자(象嵌靑磁)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서로 다른 형태의 조형물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하나의 완성도 높은 조형물로 승화되었다. 고려 청자에서는 드물게 다양한 기교를 부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 다른 모양을 기능적으로 결합하여 완성된 조형물로 나타내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음각, 양각, 투각,철화(鐵畫), 퇴화, 상감, 첩화(貼花), 상형 등 모든 장식 기법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진 12세기에 제작된 절정기의 고려청자의 모습을 장 보여준다. 공예적인 섬세한 장식이 많은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와 균형이 잘 잡힌 안정감 있는 뛰어난 청자 향로이다.
청자 퇴화 마름꽃 무늬 매병(靑磁 堆花 菱花文 梅甁)은 개성 부근 출토, 고려, 크기는 높이 30.9cm, 입지름 5.5cm이다. 몸체 위쪽에 퇴화(堆花) 기법으로 큼직하게 여의두 무늬(如意頭文)와 마름꽃 무늬(菱華文)를 넣은 매병이다. 무늬는 마치 뭉게구름을 표현한 것처럼 보이며, 여의두 무늬 안에는 국화 한 송이를, 마름꽃 무늬에는 넝쿨 무늬를 두 줄로 장식했다.
청자 음각 모란 상감 보자기 무늬 뚜껑 매병(靑磁象嵌 袱紗文 梅甁)은 고려, 보물 제342호, 크기는 높이 35.4cm, 입지름 7cm, 몸통지름 22.1cm, 바닥지름 15.2cm이다. 매병은 뚜껑을 덮을 때 몸통과의 마찰로 인한 파손 위험을 줄이고 장식 효과를 더하기 위해 아마도 어깨 위에 수를 놓은 보자기를 덮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효과를 얻고자 목을 중심으로 네모반듯한 보자기를 씌운 것 같은 보자기 무늬를 상감하였다. 장식이 많은 것 같으나 전체 디자인이 단순해 보이며 특히 상감 장식을 어깨 부분의 보자기 무늬에만 넣고, 음각무늬는 중간 부분 이하에만 한정하여 디자인을 이원화시켰다.
분청사기 박지 철화 모란무늬 병(粉靑沙器 彫花剝地鐵畵 牡丹文甁)은 다른 이름 분청사기 박지 철채 모란무늬 병(粉靑沙器 剝地鐵彩 牡丹文甁)이고, 조선, 크기는 높이 30.1cm, 입지름 7.9cm, 몸통지름 17.3cm, 바닥지름 9.7cm이다. 입구 부분이 나팔처럼 벌어져 둥글게 말렸으며, 가는 목을 지나 몸통 아래로 갈수록 풍만해지다가 튼튼한 굽으로 이어지는 일명 ‘옥호춘(玉壺春)’이라 불리는 병이다. 이런 형태의 병은 특히 조선 초기에 유행했다. 목 아래부터 굽 주위까지 백토를 발랐고, 주요 문양이 장식되어 있는 몸통 중앙에는 큼직한 모란과 꽃에서 뻗어 나오는 굵고 힘찬 줄기와 잎을 시원하게 표현했다. 특히 모란은 문양을 제외한 부분의 바탕을 긁어내는 박지(剝地) 기법으로 표현하고 긁어낸 바탕 부분에 철사(鐵砂)안료로 칠해서 문양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모란과 잎의 백토, 그 사이사이 좁은 면에 투명한 분청 유약과 어우러진 회청색 태토, 여백을 가득 메운 흑갈색의 철채(鐵彩) 장식 등은 다른 분청사기에서 느낄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낸다. 어깨 부분과 굽 주위에 동일한 연꽃잎 문양을 새겨 넣었다. 유약은 옅은 녹색을 띠는 것으로 입혀졌으며, 굽바닥 면에 모래 섞인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낸 흔적이 보인다.
청자 음각 연꽃 넝쿨 무늬 매병(靑磁 陰刻 蓮花唐草文 梅甁)은 고려, 크기는 높이 43.9cm, 입지름 7.3cm, 몸통지름 26.1cm이고 국보 제97호이다. 연꽃무늬를 감싸고 있는 넝쿨무늬의 윤곽선은 조각칼을 뉘여서 음각하였기 때문에 반쯤 양각(半陽刻)된 것처럼 보인다. 고려청자에 사용된 음각기법은 초기에는 가늘고 예리한 음각 무늬 이지만, 고려청자 전성기인 12세기 중엽이 되면 이처럼 선이 굵어지고 반 양각된 것처럼 처리하는 특징이 있다.
청자 상감 모란 무늬 매병(靑磁象嵌銅畫牡丹文梅甁, 보물 제346호)은 고려, 크기는 높이 34.5cm, 입지름 5.8cm, 몸통지름 21.2cm이다. 고려 청자에 동화(銅畵)기법(주성분이 구리인 안료를 사용하여 무늬를 그린 후 구워내면 무늬가 선홍색으로 나타나는 기법)을 이용하여 무늬를 나타낸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이처럼 매병을 장식하는데 사용한 예는 더욱 찾기 어렵다. 몸통에는 모란가지 세 개를 흑백상감으로 묘사한 후 꽃잎에 동화기법으로 붉은색을 입혀 화려함을 더했다.
청자 상감 구름 학 무늬 매병( 靑磁 象嵌 雲鶴文 梅甁, 보물 제1869호)은 고려, 크기는 높이 30cm, 입지름 5.2cm, 몸통지름 18.3cm이다. 부드러운 선 처리와 단정한 형태, 시원스럽게 펼쳐진 무늬, 비색(翡色)의 유약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고려청자의 명품 중 명품이다. 특히 작고 예리한 각을 지닌 기품 있는 주둥이, 풍만한 어깨에서 유연하게 흘러내려 잘록한 허리와 굽에 이르러 약간 반전되는 곡선미는 12세기 고려 청자 매병을 대표할 만하다.
청자 퇴화초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및 승반(靑磁 堆花草花文 瓢形 注子 및 承盤, 보물 제1930호)은 퇴화(堆花) 기법으로 자유로운 필치의 초화문(草花文)이 장식된 주자와 승반으로, 과감한 장식 문양이 돋보이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표주박 모양의 주자와 뚜껑, 승반이 하나의 완전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점은 이 청자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주자에서 가장 빼어난 부분은 퇴화 기법으로 나타낸 문양에 있다. 백토니(白土泥)와 자토니(赭土泥)를 이용한 퇴화 기법은 자유로운 필치를 한껏 살려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의 초화문을 생동감 있게 베풀었다. 또한 주자의 몸체 곳곳에 흑백의 문양을 번갈아 나타내며 대비효과를 극대화하였다. 특히 표주박모양 주자의 아랫박의 문양은 초화(草花)를 그린 백원문(白圓文)과 당초(唐草)를 음각한 백원문대(白圓文帶)의 두 개의 구획으로 나뉜다. 이들 문양의 바탕은 각각 구획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바탕을 커다랗게 마련하고 각 문양 사이의 공간을 긁어내어 여백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기 드문 경우이다.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도 세심하게 베푼 문양은 최고 수준의 퇴화 기법을 구사한 장인의 손길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퇴화기법으로 나타낸 무늬가 독특한 병이다. 퇴화(堆花)기법은 백토(白土) 안료를 붓을 이용하여 무늬를 나타낸다. 점을 찍어서 장식하거나, 무늬를 그리는 데 이용된다. 사실적인 무늬 묘사보다는 단순화시키거나 왜곡된 경우가 많으며 철화기법과 같이 붓을 이용하기 때문에 표현이 자유스럽다. 청자 퇴화초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및 승반은 완전한 조합과 구성, 당당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몸체, 자유로운 필치로 정성스럽게 그린 문양 등 세련된 퇴화 기법의 정화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유례도 많지 않지만, 퇴화 기법을 대표할 만한 최고 수준의 작품으로 손꼽을 수 있다.
청자 두 귀 병(靑磁兩耳甁)은 고려, 크기는 높이 21.5cm, 입지름 8.2cm, 몸통지름 13.3cm, 바닥지름 8.1cm이다. 양쪽 귀가 달린 동체(胴體)에 두 줄로 된 두 개의 동심원을 음각하였다. 유(釉)는 인종왕릉(仁宗王陵) 출토 청자계이며 반투명하고 광택이 은은하다. 빙렬은 저부(底部)의 균열 옆에서 한 두 개 발견될 뿐 기본적으로는 없다. 굽은 높은 다리굽이며, 굽다리 바닥은 무유(無釉)이며 다섯 곳에 내화토눈 받침이 있다.
청자 어룡형 주전자(靑磁 魚龍形 注子, 국보 제61호)는 높이 24.4cm, 밑지름 10.3cm에 용(龍)의 머리와 물고기의 몸을 가진 특이한 형태의 동물을 형상화한 상형청자(象形靑磁)이다. 청자 주전자(靑磁 注子)는 물을 따르는 부리는 용(龍)의 머리모양이고, 이빨과 지느러미, 꼬리 끝에는 백토(白土)를 발랐다. 얼굴의 털이나 지느러미들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주전자 몸체에는 비늘이 도드라지게 표현되었고, 중앙부에는 앞뒤로 커다란 갈퀴모양의 옆지느러미가 묘사되었다. 손잡이는 연꽃줄기 모양으로 주전자의 몸체 위로 자연스럽게 늘어져 있고, 뚜껑은 물고기의 꼬리부분을 본떠서 만들었다. 주전자 아래쪽의 물고기 몸통의 바닥은 연꽃잎으로 예쁘게 감싸 올렸다. 전체적인 형태를 보면 기이하면서도 각 부위를 갖춘 한 마리의 상상의 동물모습을 하고 있다. 물고기의 머리가 용 모양으로 몸을 움츠리고 꼬리를 높이 추켜올리며 힘찬 비상(飛上)을 하려 한다. 비취빛(翡翠色)의 유약색과 더불어 지느러미와 꽃무늬에 나타난 세밀한 음각 표현은 능숙한 솜씨를 보여준다. 이 주전자는 고려 도공이 상상 속 상서로운 동물(瑞獸)인 용(龍)과 다산(多産)과 풍요(豊饒)의 상징인 물고기(魚)를 결합하여 여기에 불교(佛敎)를 상징하는 연꽃을 넣어 만든 상형청자(象形靑磁) 중에서도 매우 기발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청자 구룡형 주전자(靑磁 龜龍形 注子, 보물 제452호)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청자 주전자로 연꽃 위에 앉아 있는 거북 모양이며, 높이 17.2㎝, 길이 20.2㎝의 크기이다. 거북 얼굴은 매우 정교하고 실감나게 표현하였으며, 부분적으로 금을 칠하였다. 등 위에 붙어 있는 입은 오므린 연잎모양이고, 손잡이는 두 가닥의 연줄기가 꼬인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등 위에 음각된 거북등 무늬 안에는 ‘王’자를 하나씩 넣었다. 손잡이에는 흰색 과 검은색 점을 드문드문 찍어서 장식하고, 연꽃 받침의 꽃잎 사이에 흰색 점을 간간이 찍었다. 유약(釉藥)은 비취색(翡翠色)으로 두꺼운 편이다. 동물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상형 청자는 12세기 전반부터 13세기 무렵까지 우수한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이 주자(注子)는 거북이 연꽃 위에 편안히 앉아 있는 형태인데 거북의 얼굴과 앞가슴은 고려시대 비의 귀부(龜趺)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용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연줄기 두 가닥을 꼬은 형태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거북의 등 가운데 작은 연잎을 얹고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물을 넣게 하였다. 원래 연봉(蓮峯) 모양의 뚜껑이 있었으나 없어졌다. 거북 등의 귀갑문(龜甲文) 안에는 모두 임금 왕자를 음각했으며 연줄기 손잡이에 흑퇴점(黑堆點)을 찍어 장식했다. 연줄기 손잡이에 작은 고리가 달려 있는데, 원래 있던 연봉 꼭지와 서로 끈을 꿰어 매달도록 했던 것이다. 연꽃잎의 조각이 깊고 거북이 중후하여 안정감이 있는 작품이며 비색유(翡色釉)가 두텁게 입혀져 중후한 형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바닥에 규사(硅砂)눈 자국이 여러 개 남아 있어서 매우 정성들여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청자 구룡형 주전자(靑磁 龜龍形 注子, 국보 제96호)는 높이 17㎝, 밑지름 10.3㎝, 굽지름 9.9㎝의 크기이다. 연꽃 위에 앉아있는 거북을 형상화했는데 물을 넣는 수구(水口), 물을 따르는 부리, 몸통,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얼굴 모습은 거북이라기보다 오히려 용에 가깝다. 이마 위의 뿔과 수염, 갈기, 눈, 이빨, 비늘 등이 모두 정교하면서도 부드럽게 숙련된 솜씨로 만들어졌다. 두 눈의 눈동자는 검은색 안료를 사용하여 점을 찍었으며, 아래와 위의 이빨은 가지런하게 표현되어 있다. 목과 앞 가슴의 비늘은 음각했으며, 발톱은 실감나도록 양각해 놓았다. 등에는 거북등 모양을 새겨 그 안에 왕(王)자를 써 넣었고, 등 뒤로 꼬아 붙인 연꽃 줄기는 그대로 손잡이가 되도록 만들었다. 거북등 중앙에는 섬세하게 표현된 작은 연꽃잎을 오므려 그곳에 물을 담도록 되어있다. 유약(釉藥)은 회청색(灰靑色)으로 은은한 윤기가 흐른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된 거북의 모습은 우아한 비취색(翡翠色)과 함께, 당시 유행한 동·식물 모양을 모방해서 만든 상형청자(象形靑瓷)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靑磁 象嵌牡丹文 壺, 국보 제98호)는 높이 20.1㎝, 아가리지름 20.7㎝, 밑지름 14.8㎝이다. 몸통에는 앞뒤로 모란이 한 줄기씩 장식되어 있다. 모란꽃은 잎맥까지도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몸체의 한 면마다 가득히 큼직한 문양을 넣어 인상적이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특히 꽃은 흰색으로 잎은 검은색으로 상감하였는데, 백상감된 모란꽃의 꽃술과 꽃잎 둘레를 매우 가는 흑선으로 처리 하였고 음각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꽃을 중심으로 잎을 좌·우·상·하로 대칭되게 배열하였다. 유약은 맑은 녹색이 감도는 회청색으로 매우 얇고 고르게 칠해져 있다. 청자 가운데 같은 시대에 사용된 동기(銅器)를 그대로 청자로 옮겨 만든 것이 많다. 이 청자 항아리도 그런 예 가운데 하나이며, 양쪽에 동물모양 손잡이는 동기의 의장(意匠)에서 유래한 것이다. 몸체 양면에 모란꽃을 상감하였는데 크고 시원스러운 그릇 모양과 문양이 잘 어울린다. 백상감된 모란꽃의 꽃술과 꽃잎 둘레를 매우 가는 흑선으로 처리하였고 음각선으로 세밀하게 꽃잎 맥을 표현하였다. 꽃 부분의 백토 상감은 매우 두터워서 일부 부풀어 오른 곳도 있다. 맑은 녹색이 감도는 회청색 유약이 전면에 얇고 고르게 입혀져 있으며, 유약의 투명도가 높고 광택이 청아하다. 유약의 느낌이나 항아리의 형태로 보아 12세기경의 작품으로 보이는 이 항아리는 꽃과 잎이 큼직하게 표현됨으로써 흑백의 대비가 강하여 시원한 느낌을 주며, 면상감기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상감기법의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분청사기 음각 두마리 물고기 무늬 편병(粉靑沙器 陰刻雙魚文 扁甁)은 고려, 크기는 높이 20.3cm, 최대지름 18.4cm이다.
분청사기 상감어문 매병(粉靑沙器 象嵌魚文 梅甁, 보물 제347호)은 높이 30.0㎝, 아가리 지름 4.6㎝, 밑지름10.4㎝이다. 매병은 고려시대 유행하였고 조선 백자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분청사기로 그 맥이 이어지는데, 이 청자도 분청사기로 옮겨가는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가리가 도톰하여 청자 전성기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문양이 복잡하고 구슬무늬와 변형된 구름, 연꽃무늬 등 분청사기에서 볼 수 있는 문양들이 사용되었다. 몸통의 4면에는 구슬무늬와 2겹으로 동심원을 그렸고, 그 안에 2마리의 물고기를 각각 흑백상감하고 물결을 흑상감으로 처리했다. 동심원 밖으로는 점을 가득 찍어 채웠다. 위쪽으로 4곳에는 흑백상감으로 나는 학을, 허리 부위에는 꽃과 풀을 추상화하고, 그 아래 연꽃을 그렸다. 병 아가리 둘레에는 흑백상감으로 꽃잎을 간략하게 표현했고, 그 아래에는 덩굴로 띠를 둘렀다. 담청색을 띤 청자 유액에 가까운 유약을 사용하여 유약에서도 과도기적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매병으로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넘어가는 과정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매병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려 말 상감청자에 가깝지만, 무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도장을 찍어 무늬를 넣는 인화印花기법의 비중이 높아지며, 유약도 비교적 밝은 회청색으로 변모된 점이 두드러진다. 이 매병의 어깨 위쪽에는 연꽃잎 모양의 띠를 간략하게 표현했고, 그 아래에는 넝쿨 띠를 상감하여 둘렀다. 몸체의 4면에는 구슬 무늬로 둘레를 장식한 두 겹의 원을 그리고 그 안에 파도 무늬를 배경으로 물고기 두 마리씩을 상감하였다. 원 밖에는 점을 가득 찍어 채우고, 위쪽 4곳에는 학 네 마리를 상감하였다. 허리의 좁은 구획 안에는 꽃과 풀을 추상화하고 그 아래에는 연꽃잎 모양의 띠를 상감으로 장식하였다. 유약은 청자유에 가까운 담청색을 띤 분청유粉靑釉를 사용하였다. 이 매병의 복잡한 문양 구성과 유약은 기형과 더불어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모습을 잘 보여준다.
백자 참외 모양 병(白磁 瓜形 甁)은 중국-송, 청백자는 ′영청(影靑)′이라고도 불린다. 북송 전기부터 징더전(景德鎭)에서 제작되기 시작했다. 청백자의 태(胎)는 순백색이며, 표면은 얇고 윤택하여 질감이 옥과 같다. 이 병은 청백유가 곱게 입혀져 있으며 입과 목 부분에 가로선과 촘촘한 세로선이 새겨져 있다. 복부는 입체적인 참외모양으로 연꽃잎 모양의 바닥을 이루고 있다. 바깥쪽 바닥은 유약을 훔쳐낸 흔적이 보인다.
청자 양각갈대기러기문 정병(靑磁 陽刻葦蘆文 淨甁, 보물 제344호)은 높이 34.2㎝, 아가리 지름 1.3㎝, 밑지름 9.3㎝이다. 정병(淨甁) 몸통의 한 면에는 물가의 갈대와 그 밑에서 노닐고 있는 기러기 한 쌍을 새겼고, 다른 한 면에는 수양버들 아래서 쉬고 있는 원앙 한 쌍을 새겼다. 병 목의 중간에 있는 넓은 삿갓모양 마디의 윗면은 안쪽과 바깥쪽으로 나누어 안쪽에는 구름무늬를, 바깥쪽에는 덩굴무늬를 둘렀다. 병 목 중간 마디에 수직으로 물을 따르는 주구가 세워져 있는데, 6각으로 모서리를 깎아냈다. 굽다리는 밖으로 약간 퍼져서 안정된 자세를 보인다. 유약의 색깔은 맑은 담청색 계통이며, 대체로 유약의 조화가 고르다. 정병(淨甁)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불교 용구이다. 처음에는 금속기로 만들어졌는데 도자기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청자로 만들어 졌다.「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의 내용 중에는 정병이 물을 담는 생활용구로도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고려도경』에 따르면 고려시대 정병에는 맑은 물을 담았다고 한다. 이 정병에는 수양버들 아래 노닥거리는 원앙 한 쌍 등 한가로운 물가 풍경이 새겨져 있다. 국보 제92호로 지정된 청동 물가 풍경 무늬 정병(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淨甁)과 매우 닮아 있다.
청자 상감 동화 구름 용무늬 병(靑磁 象嵌 銅畫 雲龍文 甁)은 고려, 크기는 높이 32.7cm, 입지름 6.5cm, 몸통지름 17.9cm이다.
청자상감모란당초문표형주자(靑磁象嵌牡丹唐草文瓢形注子, 국보 제116호)는 고려, 크기는 높이 34.7cm, 몸통지름 16cm, 뚜껑높이 1cm이다. 주전자(注子)는 세련된 유선형(流線型) 모양에 완벽한 비례(比例)의 아름다움까지 곁들여 조화시킨 이 작품은 목의 윗부분에 흑백상감(黑白象嵌)으로 구름과 학무늬를 그려 넣었다. 잘록한 목은 골이 지게 패여있어 주름이 잡혀 있는 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병의 아래 부분 몸통에는 활짝 핀 모란(牡丹)과 피지 않은 봉오리, 잎들이 꽉 짜여진 채 전체를 장식하고 있다. 고려청자 가운데는 조롱박 모양의 주자가 많다. 이 유형은 중국의 당·송 자기에서도 볼 수 있지만 중국과는 다른 고려만의 산뜻한 조형 세계를 보여준다. 몸체 아랫부분은 약간 도안화되었으나 사실에 가까운 모란 무늬를 소담하게 역상감(逆象嵌)했다. 역상감이란 배경 부분을 상감으로 메워 무늬가 청자색이 나도록 하는 기법을 말한다. 모란 꽃잎과 잎에는 가는 음각선으로 꽃맥과 잎맥을 표현했다. 몸체의 윗부분에는 운학문(雲鶴文)을 상감하였고, 그 위의 입 둘레에는 뇌문(雷文) 띠와 연판(蓮瓣文) 띠를 둘렀다. 물을 붓는 귀때부리의 배와 밑둘레에는 무늬를 도드라지게 찍는 퇴화(堆花) 수법으로 흰 점을 찍어 넣었다. 유조는 빙렬(氷裂)이 없는 회청색계의 비색이며 광택이 은은하다. 주전자(注子)의 그릇 형태나 유약색(釉藥色)으로 볼 때 선이 매우 우아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며 은근한 빛을 머금고 있어 고려인의 조형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청자 투각연당초문 붓꽂이(靑磁 透刻蓮唐草文 筆架, 보물 제1932호)는 문방구 가운데 붓을 꽂아 보관하는 붓꽂이(筆架)이다. 고려청자 붓꽂이는 많은 예가 남아 있지는 않지만, 묵호・연적 등 문방구들과 더불어 고급품이 많다. 장방형의 몸체와 상형(象形)의 용두(龍頭) 장식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상형과 투각(透刻)의 두 가지 기법이 어우러져 밀도 있게 표현되었으며 특히 푸른빛의 유색이 유달리 뛰어나다. 12〜13세기 고려청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동물이나 식물, 인물을 표현한 상형청자가 많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상형청자의 모티프는 크게 자연적 소재와 종교적 소재로 나누어진다. 이 가운데 종교적 소재는 고려시대 국교였던 불교와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즉 불상과 보살상, 나한상이 청자로 만들어졌고, 연꽃은 연판(蓮瓣)의 형태로 그릇의 내ㆍ외면을 장식했다. 연판은 향로나 향완 뿐 아니라 대접ㆍ접시와 같이 윗부분이 벌어지는 일상 용기에 빈번히 사용되었으며 연꽃잎이 활짝 벌어진 것 같은 효과를 냈다. 특히 이 붓꽂이는 거친 파도를 헤치고 승천(昇天)하는 두 마리의 용의 형상과 만개한 연꽃의 모습을 함께 나타내었다. 단순한 직사각형 몸체에 다양한 문양이 장식되어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탄생하였다. 몸통의 양옆에 장식된 용머리는 갈퀴, 수염, 송곳니, 비늘 등이 양각 기법으로 정밀하게 묘사되었다. 작은 부분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이 작품은 당시 왕실이나 귀족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필가는 존재 자체가 희귀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조형과 유색 등에서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붓꽂이(筆架)품격 있는 연꽃은 고려청자의 발달 배경에서 불교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였던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 붓꽂이 역시 불교의 상징적인 의미를 깊게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은 초자연적이고 신성한 존재로서 왕실의 권위를 드러냈을 것이다. 이 붓꽂이는 희소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조형과 유색, 투각·음각·양각·철화 등의 다양한 장식기법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최상급의 청자이다.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靑磁 竹筍形 注子, 보물 제1931호)는 죽순(竹筍)을 형상화한 상형청자(象形靑磁)이다. 여러 식물 모양 청자 가운데서도 조형과 장식, 유색(釉色)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최상급의 청자로 평가된다. 현재 지정된 고려청자(高麗靑瓷) 가운데 상형청자(象形靑瓷)가 제법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상형청자가 다른 청자에 비해 창조성과 완성도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한 결과라고 여겨진다. 몸통, 귀때와 손잡이 등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짐 없이 조화를 이루어 완벽한 형태미를 보인다. 여기에 비색(翡色) 유약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입혀져 있다. 특히 이 주자는 현재 지정된 다른 상형청자에서 보기 드문 죽순이라는 소재를 형상화했다는 점과 우아한 조형미, 그리고 빙렬(氷裂)이 거의 없는 완벽한 표면과 은은한 광택의 유색 등 질적인 완성도 면에서 다른 지정 문화재와 차별되는 특징을 보여, 최상급 상형청자의 본보기라고 할 만하다.
청자 상감매죽학문 매병(靑磁 象嵌梅竹鶴文 梅甁, 보물 제1168호)은 높이 33㎝, 아가리 지름 5.2㎝, 밑지름 11㎝인 매병이다. 아가리는 서 있고 어깨에서부터 풍만하게 벌어지다가 서서히 좁아지고, 다시 아랫부분에 와서 벌어지는 고려시대 전형적인 매병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늘고 긴 매화와 대나무를 그렸고, 그 사이에는 위에서 내려오거나, 위로 올라가거나, 땅 위에 서 있는 율동적인 3마리의 학들을 섬세하고 회화적인 흑백상감으로 나타냈다. 병 일부에 있는 빙렬의 틈으로 흙물이 스며있다. 굽다리는 안쪽을 깎아 세웠고 일부가 결손되었다. 만든시기는 병의 형태와 문양으로 보아 12세기 후반으로 짐작되며, 파손된 청자 잔의 조각과 함께 경남 하동에서 출토되었다. 풍만한 어깨선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자연스러운 곡선미를 가진 전형적인 고려청자 매병이다. 몸체에는 대나무와 매화나무가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 대나무는 바람에 흔들려 한쪽으로 쏠려 있고 매화나무는 가지를 양 갈래로 뻗어 구도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였다. 전체적으로 넓은 공간감과 짜임새 있는 구도가 돋보이며, 표현이 회화적이면서 귀족적인 아취가 함축되어 있다.
청자 양각연화당초상감모란문 은테 발(靑磁 陽刻蓮花唐草象嵌牡丹文 銀釦 鉢, 국보 제253호)은 높이 7.7㎝, 아가리 지름 18.7㎝, 밑 지름 6.3㎝이다. 안쪽 면에는 연꽃 덩굴무늬를 도드라지게 찍고, 바깥 면에는 모란을 간략하게 상감하여 서로 다른 기법으로 내·외면에 문양을 장식하는 방식을 취했다. 안쪽 면 중앙에는 원이 있고 그 안에 꽃무늬가 있으며 옆면에는 연꽃 덩굴이, 아가리 언저리에는 덩굴무늬 띠가 둘러져 있다. 바깥 면에는 중앙 세 곳에 모란무늬가 흑백상감 되어 있다. 유약은 약간 반투명한 담청색을 띤 회녹색이다. 구연부(口緣部)에 은(銀)으로 테두리를 두른 매우 희귀한 대접이다. 내면(內面)에는 양인각(陽印刻), 외면(外面)에는 상감 기법(象嵌技法)을 사용하였다. 내면 중앙에는 밑바닥에 둥그런 원을 새기고 그 안에 꽃을 조각하였다. 내측면에는 연당초문(蓮唐草文)을, 구부(口部)에는 당초문대를 양인각하였다. 외측면 세 곳에는 모란이 상감되었다. 유(釉)는 문공유묘(文公裕墓)에서 출토한 청자 대접의 맑고 투명한 유에 비해 다소 탁하고 반투명한데 빙렬(氷裂)이 있다. 대접 측면에는 길다란 균열이 하나 있고 외면 두 군데와 내면 세 군데에 커다란 굵은 빙렬이 있다. 외면의 상감문이 있는 부분에 빙렬이 집중되어 있다. 굽은 다리굽으로 굽안바닥 세 곳에 규석 눈받침이 있다. 굽다리에는 몇 군데 조금씩 흠이 있다. 내면에는 연당초문을 양인각하고 외면에는 모란을 상감하여 내외면이 서로 다른 기법으로 시문되었다. 이와 같은 시문 방법은 한 면에만 상감 기법이 소극적으로 사용되던 시기의 순청자와 상감청자의 혼합 양식을 보여주는 현존 유일의 은구 자발이다. 이 대접은 안쪽과 바깥 면에 서로 다른 기법으로 새기는 방식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것은 상감청자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에 한 면에만 상감기법을 사용한 순청자 양식과 상감청자와의 혼합양식을 보여주는 유일한 유물로 가치가 있다.
청자 인물형 주전자(靑磁 人物形 注子, 국보 제167호)는 높이 28.0㎝, 밑지름 11.6㎝의 사람 모양 주전자이다. 상형청자(象形靑磁)는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든 것으로 이 주전자는 머리에 모자(寶冠)를 쓰고 도포(塗布)를 입은 사람이 복숭아를 얹은 그릇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 도교(道敎)의 도사(道士)나 전설 속의 서왕모(西王母)를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왕모는 곤륜산(崑崙山) 정상에 있는 궁(宮)에 기거하며 불로불사(不老不死)와 신선세계(神仙世界)를 주관한다고 한다. 모자 앞 부분에 구멍을 뚫어 물을 넣을 수 있게 하였고, 받쳐 든 복숭아 앞 부분에 또 다른 구멍을 내어 물을 따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람의 등 뒤에 손잡이를 붙였으며, 그 꼭대기에 작은 고리를 만들어 붙였다. 모자에 새 모양을 만들어 장식했고 모자, 옷깃, 옷고름, 복숭아에 흰색 점을 찍어 장식효과를 냈다. 맑고 광택이 나는 담록의 청자 유약을 전면에 두껍게 발랐다. 두 손에 선도를 받쳐 든 인물 모습의 주전자이다. 의복과 봉황이 장식된 관, 선도를 받쳐 든 모습 등에서 이 인물이 도사이거나 도교 전설에 나오는 서왕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서왕모는 도교의 대표적 여자 신선으로서, 중국 한 무제에게 불로장생의 복숭아를 주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인물의 머리 위에 물을 넣는 구멍이 있는데 뚜껑은 없어진 상태이다. 등 뒤에 손잡이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주전자의 기능을 지니고 있으나, 실제로 사용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청자 상감매죽학문 매병(靑磁 象嵌梅鳥竹文 梅甁, 보물 제903호)은 고려, 높이 38.9㎝, 아가리 지름 5.1㎝, 밑지름 15.6㎝이다. 어깨에서 팽배하게 벌어졌다가 몸통 아래에서 좁혀져 세워진 몸체와 각이 진 아가리가 달린 전형적인 고려 매병이다. 목은 낮고 잘룩하여 작고 낮은 아가리와 조화를 이룬다. 흑백상감 기법으로 몸통의 앞·뒷면에 가는 줄기의 매화와 대나무를 큼직하게 배치하고, 그 사이에 날아오르는 새와 학, 풀을 회화적으로 나타냈다. 병의 표면은 담청록의 맑은 빛깔로 투명하며, 미세하게 갈라진 빙렬이 전면에 나타난다.
나전 국화 넝쿨 무늬 불자(나전대모칠국당초문불자 螺鈿玳瑁漆菊唐草文拂子), 고려(高麗) <12세기>, 길이 42.7cm, 지름 1.6cm, 불자(拂子)는 수행자가 마음의 번뇌와 티끌을 털어낸다는 상징적인 표시로 손에 드는 불교 용구이다. 보통 한쪽 끝에 드림 장식을 달고 다른 한쪽 끝에는 갈고리 모양의 금속을 연결하여 소나 말의 꼬리털을 달았다.양 끝의 장식물이 없어지고 대만 남은 이 불자는 홑겹과 두 겹의 국화 무늬와 그 둘레의 넝쿨 무늬로 장식되었다. 홑겹의 국화 무늬는 붉은색과 노란색의 대모복채(玳瑁伏彩: 바다거북의 등딱지를 얇게 갈아서 투명하게 만든 다음 뒤쪽에 칠을 하여 색이 은은하게 배어나도록 하는 것)로, 두 겹의 국화 무늬 꽃잎은 대모와 나전(螺鈿: 전복, 진주조개 등의 껍데기를 얇게 갈아 무늬대로 오려내어 물건의 표면에 붙여 넣는 장식 기법)으로 번갈아 가며 장식하였다. 국화무늬 주위의 넝쿨 무늬는 가늘고 작은 자개 조각으로 촘촘하게 만들어졌고, 줄기에는 고려시대 나전칠기의 특징인 구리줄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http://www.heritagechannel.tv/hp/hpContents/photo/storyView.do?contentsSeq=2740&categoryType=4
▒ 이영일/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