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현아침메일 3379.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29- 나는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 최복현(4/6)

[장미]

29. 나는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 최복현

"너희들은 비어 있어. 길들여지지 않았으니까."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가 장미들에게 한 말입니다. 장미 하나를 자신의 별에 두고 온 어린왕자는 지구에 와서 오천 송이나 되는 많은 장미를 만납니다. 처음 그 장미들을 보았을 때 어린왕자는 지난날을 후회합니다. 이토록 많은 장미가 있는데, 어린왕자는 장미 하나에 쩔쩔매며 그 장미의 온갖 불평이며 귀찮게 구는 말들에 시달려야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정말 소중한 건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은 게 아니라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불편하긴 하지만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지요. 이처럼 대상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어제 본 사람이 오늘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과 같이 말이지요.

산티아고는 단검 하니에 욕심을 냈다가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잃었어요. 처음 만난 사람,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을 믿고 그에게 돈을 맡기고 그 단검을 구하려고 했잖아요. 그런데 돈을 맡은 사람이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지요. 자신의 돈과 함께요. 그러니 졸지에 산티아고는 빈털털이가 되었어요. 얼마나 절망적이겠어요. 어제의 산티아고는 충분한 돈이 있는 젊은이였으나 지금의 산티아고는 빈털털이니까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그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던 노인의 말은 공허한 울림으로 기억될 뿐이었으니까요. 세상이 한 순간에 다른 의미로 다가온 것이지요.

비단 산티아고만 그렇겠어요. 사노라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그런 순간이 다가올 때가 많지요. 파란 하늘이 노랗게 보일 때, 세상 모두가 나의 응원군이기는커녕 모두가 적으로 보일 때, 그럴 때가 왜 없겠어요. 그럴 때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믿기는커녕 온 우주가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한다 그런 생각이 들 테지요. 그래요.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내 마음이 변한 것이지요. 세상이 나에게 다가오는 데 따라 내 마음이 변한 것이에요. 세상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내 밖에 아니라 내 안에 있으니까요.

새로운 세계는 텅 빈 시장의 모습을 하고 그의 눈 앞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광장이 삶의 활기로 가득 차 있던 순간을 이미 보았고, 그 살아 숨쉬던 광경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단검을 떠올렸다. 잠시 바라보기만 하는 데에도 너무도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지만, 그것은 그때까지 그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물건이었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세상은 가진 것을 도둑에게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산티아고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불행한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 모든 사람은 적으로 다가옵니다. 세상은 온갖 위험한 요소들만 가득한 곳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불행한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참 불행한 일입니다. 거기엔 꿈도 사라지고 삶을 향한 용기도 사라집니다. 그 무엇에 부여하던 의미도 어디론가 도망가고 없습니다. 그저 공허한 세상, 공허한 마음뿐입니다. 제 삶의 가치가 사라진 하늘 아래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참 불행한 일입니다. 하루 아침에 세상은 아주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절망 속에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아니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의미 있게, 가치 있게 살아야 합니다. 소중한 이 순간 순간을 그렇게 불행의 신 앞에 내어준다는 건 너무 억울한 일입니다. 그것을 깨달았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각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같은 세상이라도 내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세상은 달리 다가옵니다. 비록 모든 것을 앗아간 세상이지만 피해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지 않고, 그레 세상은 모험으로 가득 찬 재미있는 세상이야 하는 모험가의 눈으로 바라보면 세상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으로 다가옵니다. 나에게 피해를 주든 도움을 주든,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은 쓸만한 공간이요, 괜찮은, 좋은 스승입니다. 그래요. 세상은 제법 살만한 공간입니다. 세상은 내 편입니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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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8일 10-12시 남원교육문화회관이고요.  문의는 063-630-1241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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