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 잘못된 허가로 담 하나를 두고 주유소와 마주하게 된 어린이집에 대해 아산시가 어린이집을 매입해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본보 2010년 11월13일 보도)
하지만 불안해서 어린이집 운영을 못하겠다는 이곳에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게 될 도서관으로 운영한다는 아산시의 선택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도 있어 이에 따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산시 용화동 437-3에 있는 토끼와 거북이 어린이집은 지난 2009년 4월 담을 사이에 둔 석유판매소에 아산시가 주유소 건축공사를 승인하면서 위험물시설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둘 중 하나의 시설은 반드시 이전해야한다며 아산시에 대책을 요구해 왔다.
실제 아산시는 지난 2005년 개정된 영유아보육시설법에 따른 위험물시설과의 이격거리 50m를 위반하고 주유소 허가를 내준 것이 됐기 때문에 어린이집과 주유소는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을 통해 다툼을 벌여오기도 했다.
이에 아산시는 올 초 어린이집을 매입하기로 결정했으며 1859㎡ 부지와 2층 구조로 된 연면적 616㎡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내권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중에 있다.
현재 아산시는 송곡도서관, 배방도서관, 둔포도서관, 어린이도서관(청소년교육문화센터), 남산도서관 등 5개의 시립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내권에는 남산도서관이 유일하다.
하지만 근로자복지회관 내 일부시설을 이용해 장소가 협소하고 인근 온양5동 6500세대 1만8000여 명과 온양4동 8200세대 2만1000여 명 등 인근 주민들의 이용수요가 다른 4개 도서관에 비해 1.5~3배까지 많아 시내권 도서관이 부족하다는 여론이다.
아산시는 도서 6만여 권과 북카페, 디지털실 등 용화자료관으로 리모델링하는 1안과 도서자료실 대신 130석 규모의 자유열람석이 있는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2안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 김 모(34, 아산시 용화동)는 “아산시가 도서관을 마련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주유소 바로 뒤에 있는 토끼와 거북이 어린이집 자리는 문제가 있다”며 “누가 어린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운영할 수 없다고 운영을 포기한 곳에 세운 도서관을 안심할 수 이용할 수 있겠냐. 아산시에서는 안전하다고 판단할지 몰라도 시민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한편 아산시 관계자는 “현재 공유재산관리 심의위원회에 상정한 상태로 매입비 20억원에 리모델링비 3~4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직 심의원원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심의위를 통과하더라도 시 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예산을 올해 안에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의회 승인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2년 상반기에는 개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