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이사하던날 벽에서 옮겨진 냉장고 옆면에 아들놈의 유치원때 작성한 나의 꿈을 사진과 함께 적은
조그만 메모지가 붙어 있어다.
거기엔 "나는 커서 소방관이 되고싶어요"란 글씨가적혀있다
녀석의 꿈이 소방공무원이란걸 나는 몰랐다
아마 녀석도 유치원때 그냥 생각없이 적은거라 생각했는데
~~~
지난 12월 20일 경북 소방학교 6개월 교육을 마치고 77기로 졸업을 했다.
지금 발령대기중이여서 쉬고있지만 나는 걱정이 앞선다.
위험이 많이 따르는 직업이라서 꺼리던 직업인데~~~~~
그래도 요사이는 소방공무원 경쟁율도 상당히 높은줄 안다
외국의 경우 소방관이라면 알아주는 직업인데~~~
한 일년 더 공부해서 행정직 공무원이 되는게 어떠냐고 권유도 했건만
굳이 소방공무원이 되겠다는 고집에 허락하고 말았지만
녀석의 소방관으로서의 사명감이 있어서 흐믓하기도 했다
다 안하면 누가 하겠느나고~
사무실에 앉아서 사무 보는거 보다는 발로 뛰는게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군 제대하자마자 소방학교에 6개월 훈련을 마치고 이제 당당한 소방공무원이 되었다
든든한 생각이 든다
天職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근무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이정도는 되야 어디가서 아들 자랑할 만한데
소방관이 된 아들놈을 어디다 자랑이라고 내 놓을수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자랑을 하고싶다.팔불출이라고 해도 좋다.
수많은 직업중에 진실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비록 말단 소방공무원이지만 나는 여느 고급 직업에 비유할수 없이 자랑스럽다.
졸업날 쇠주한잔하면서 나는 녀석의 손을 꼭잡고
"그래, 사명감을 갖고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려서 소방공무원의 위상을 높이거라
네 몸은 군인과 마찬가지로 나라에 바친 몸이란걸 잊지 말아라"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졸업식날 학교장께서 한말이 생각난다.
"졸업생들은 지금까지 학교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지만
앞으로는 여러분들이 직접 판단하고 행동해야한다.
여러분들의 판단에 따라 사람이 살고 죽는일, 재난을 막을수도 더 큰재난이 될수도 있다는걸 잊지 말아라"
아주 중요한 말씀인거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녀석은 외박을 했다
나도 아직 외박한번 해 본적이 없는데?
벌써 외박이라니~~
친한 친구집에서 놀다 잤단다
이제 스스로 판단을 할수 있어야 하는 만큼 외박도 스스로 판단을 했을줄 안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30년을 회사에 다니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본적이 얼마나 되는가? 라고
그저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회사를 다닌건 아닌지
녀석의 첫직장에 대한 사명감 앞에 나는 너무나 작아진 아버지가 된거 같다
위로가 된다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준비가 되도록 키운게 아버지라는거~~ㅎㅎㅎ
졸업후 몇일동안 친구같은 아버지 형님같은 아버지로서 술잔을 부딪힐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다.
119구조대원 소방관으로서의 직분을 다하고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첫댓글 소방관 아드님 축하드려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절절이 묻어나네요!
배여사님께서 그리 생각해주시니 고맙기는 한데 글 올리고나니 웬지 쑥스럽군요
내 친구 오으리에대한 배여사님의 정성만큼이야 하겠습니까
새해에는 친구의 꿈만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꿈이 꼭 이루어지리라 생각됩니다
내조의 힘과 우정의 힘을 합치면 뭔들 못이루겠습니까
새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그 꿈이 이루어지도록 빌어드리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체력이 곧 희망입니다.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마니 받으시길~~
소방관 제복을 입은 아들 모습이 멋있습니다. 참 좋습니다.
잘 키운 소방관 아들을 열번 백번 자랑하셔도 아무도 팔불출이라 흉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축복받은 삶이라 여겨집니다.
자랑스런 아들과 술잔을 부딪히는 아버지의 마음에 감동의 눈물이 생길라 캅니다.
지금껏 솔선수범하시며 장한 아들로 키우셨으니
갑오년 청마의 새해에는
김인호님께서 맘껏 행복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