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은 몇 년 전만 해도 낭만과 추억을 향해 실어다주는 역할을 하였던 곳이다.
지치고 힘든 일상을 벗어나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가기 위해
20년전, 수많은 대학생들이 먹을 것을 싸들고 부랴부랴 백마역으로, 장흥역으로 향했던
7080 세대들에겐 결코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되는 역이다.
하지만, 1989년 일산신도시 건설과 2004년 3월 31일 교외선 통일호 폐지로 신촌역에서 더이상 낭만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으며,
2006년 민자역사를 신축하고 역 업무마저 삭막하기만 한 새 건물에 내어주게 됨으로서,
낭만의 신촌역은 그 의미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다.
이 으리으리한 건물의 전신인 "구 신촌역사"가 저 오른편에 보인다.
1920년에 신축된 건물로서, 서울역보다 무려 5살이 많은 건물이다.
신촌역사 신축과 함께 좌우가 뒤바뀌면서 옛 모습을 상당히 많이 잃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2004년 문화재 등록이 되지 않았다면 철거될 운명에 처했을 것이다.
낭만의 신촌역을 밀어내고 으리으리한 건물이 들어서 있다.
민자역사에 들어선 백화점의 이름은 "밀리오레".
이 곳이 또하나의 비중있는 신촌의 쇼핑몰로 자리잡고, 더불어 기차신촌역을 오가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도심 속 한복판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던 "간이역" 기차신촌역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백마 카페촌으로, 장흥유원지로 통기타를 메고 콧노래를 부르며
잔뜩 흥에 겨운 수많은 대학생들이 이 곳으로 모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곳도, 이제는 그저 대학생들의 데이트 장소로, 쇼핑 장소로 이용되는 로터리로 변하고 말았다.
신촌역 대합실 입구이다.
예전 신촌역과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이긴 하지만, 옛 역사 특유의 아기자기함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반대편에는 밀리오레 입구가 있어서, 백화점과의 연계는 굉장히 잘 되어있다.
구 신촌역에 비하면 매표업무 공간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매표업무를 하는 곳은 딱 한군데 뿐이다.
열차가 올 시간인데도 이 정도라는 것은, 역 규모에 비하면 이용객이 상당히 적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르게 말하자면, 역 규모를 쓸데없이 크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된다.
수색차량기지와 행신차량기지 덕택에 수많은 열차가 왕래하지만,
정작 이 역에 서는 열차는 시간당 한 대 꼴로 오는 통근열차만이 정차한다.
구 신촌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광판이다.
시설은 그만큼 좋아졌지만, 왠지 모를 허전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신촌역이 새로 건축되면서, 평면역사에서 선상역사로 탈바꿈하였다.
그리하여 열차를 타려면 한 층을 내려가야 한다.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내년에 전철이 개통되고 나면 이 신촌역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계단이 없이 에스컬레이터로만 왕래가 가능한 승강장 입구.
이 것도 내년 이후로는 어떤 운명에 처해질 것인지...
한 때 수많은 낭만과 추억을 향한 출발점이었던 신촌역.
이러한 신촌역이 순식간에 삭막하기 그지없는 민자역사로 탈바꿈하고,
경의선 전철 개통으로 인해 이젠 여객영업이 중지될지도 모르는 운명에 처해있다.
희망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도,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
지금의 신촌역은 앞으로도 계속 열차가 서주기만을 바라는 수준의 운명으로 전락해 버린 채,
꺼져가는 한 줄기 불빛 속에서 희망을 기다리고 있다...
첫댓글 특이하더라구요.. 신역사앞에 구역사가 있구요..그러면서 왜철거가 안될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문화재로 등록이 되었었군요;;
서울 안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고전건물이라서 그런지 겨우 살아남았죠. ㅎㅎ 서울역보다 더 오래된 역사라는게 결정적인 이유였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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