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y kiss’d me when we met,
Jumping from the chair she sat in;
Time, you thief, who love to get
Sweets into your list, put that in!
Say I’m weary, say I’m sad,
Say that health and wealth have miss’d me,
Say I’m growing old, but add,
Jenny kiss’d me.
◈제니가 내게 키스했다
(장영희 역)
우리 만났을 때 제니가 내게 키스했다.
앉아 있던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키스했다.
달콤한 순간들을 가져가기 좋아하는
시간, 너 도둑이여, 그것도 네 목록에 넣어라!
나를 가리켜 지치고 슬프다고 말해도 좋다.
건강과 재산을 가지지 못했다고 말해도 좋고
나 이제 점점 늙어간다고 말해도 좋다. 그렇지만,
제니가 내게 키스했다는 것, 그건 꼭 기억해라.
요즘 조선일보에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가 영미시를 연재하고 있는데, 이 시는 제가 처음 본 시였지만 참 좋더군요.
어떤 책에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듯이,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사람을 신나게 합니다.
한때 사랑받았던 추억이든, 현재 아낌 받는 느낌이든 우리가 세상 뜨는 마지막 날까지 고이 간직할 귀한 감정입니다.
혹시 때가 좀 끼었거나 먼지가 덮였으면 정성껏 손질해 보세요. 다시 보석처럼 빛날 겁니다.
친정어머니께서 옛날 끼시던 자수정 반지를 주셨어요. 이젠 나이가 들어 반지 낄 일도 없고 불편하시다면서,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어머니께 해 주신 보석이라더군요.
딸들은 예쁜 도둑이라고 가끔씩 친정에서 괜찮은 책이 있으면 빌려와서 못(안)갖다 주어 제 소유가 되기도 하고, 별 것 아니어도 엄마의 추억이 있는 물건은 마음이 끌려 눈을 빛내게 되네요.
광채도 별로 없고 세팅도 거의 안 된 단출한 디자인의 반지를 아는 학부형이 하는 보석상에서 다시 세팅하고 때를 닦았더니 너무 빛이 나서 번쩍번쩍합니다. 엄마의 추억을 평생 간직하려고 약간 돈을 들였지만 들인 노력에 비해 제가 다시 받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첫댓글 은근히...눈물 짓게 하는 시군요. 세월의 뒤안길에서 마주처질 슬픔....
2005.03.21 21:25 게시. 사랑방 게시판에 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