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금)
원래는 어제 오후 배로 제주로 가려고 했는데 기상악화로 나가는 배가 결항되어 민박 '유심이감성하우스'에서 숙박했다. 보건소 바로 옆에 있는 민박인데 주인아줌마가 아주 친절하다. 아침, 저녁 두 끼를 포함해서 3인 15만원이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이 좋다. 추자도에는 제주와 해남 우수영을 오가는 쾌속선이 오전, 오후 한 차례씩 추자도를 경유하고, 제주와 완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추자도를 경유한다. 그러나 겨울철이나 태풍이 부는 철에는 기상악화로 결항을 자주하고, 가끔은 선박 기관 고장으로 수리하기 위해 한동안 결항하기도 한다. 어제 오후에는 오늘 오전에 진도 출발 선박이 오기로 되어 예약을 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오늘 모든 배가 출항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부득이 추자도에서 발이 묶이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오늘은 상추자도 올레길을 걷기로 준비하고 있는데 민박 주인이 조금 전에 항만당국의 운항정지가 해제되어 오늘 오후에 다시 배가 출항하게 되었다고 알려준다. 다시 상황이 반전되었다. 오늘 못 가게 되면 호텔숙박과 비행기 예약 연기 등 모든 일정이 꼬이게 된다. 다행히 오늘 떠날 수 있게 되어 아침 식사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상추자도 봉글레산을 올랐다.
봉글레산 정상 정자에서 상추자도 전경을 구경하고 후포해안으로 내려왔다. 후표해안은 몽돌로 이루어진 자그마한 해변으로 용등산과 바닷물이 연못처럼 고이는 용둠벙이 있다. 후포 앞바다에는 원형과 사각 테두리의 설치물이 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추자도에서 시작한 참치를 양식하는 가두리양식장이다. 후포해안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왼편으로 ‘나바론하늘길’ 안내표지가 있다. ‘용둠벙’에서 독산, 큰산 및 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다쪽 경사면을 나바론 절벽이라 부른다. 나무계단을 한참 오르니 깎아지른 절벽 위로 안전줄이 쳐져 있다. 바위 위에 올라서서 아래를 보니 시퍼런 바다가 아득히 보이고 오금이 저려온다. 나바론 절벽은 추자도에 낚시 온 외지인들이 이곳의 절벽이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절벽처럼 험하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말머리 형상의 바위와 코끼리 바위 등을 보면서 걷다 보니 언덕 위에 참조기 형상의 멋진 조형물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다. 노란 구리 참조기가 하늘 한가운데로 헤엄쳐 가는 모습이 아주 이채롭다.
나바론하늘길을 지나 언덕을 올라서니 하얀 색깔의 추자등대가 성큼 다가선다. 등대는 제주해협과 부산, 목포 등 내륙을 오가는 여객선과 화물선, 동중국해를 항해하는 선박, 남해안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부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며 안전한 밤길을 인도하고 있다고 한다. 등대 전망대에 올라서니 상추자 해안마을의 색색의 지붕과 항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등대를 뒤로 하고 계단을 따라 영흥마을로 내려와서 상추자항 선착장으로 가서 배편을 확인하고 인근 식당에서 자연산 참돔회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예정대로 다행히 오후 4시 반에 쾌속정 ‘퀸스타2’호를 타고 제주항으로 나와서 호텔에 들러 맡겨둔 배낭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행기 출발 시간에 맞추어 여유 있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애당초 계획했던 올레 마지막 코스(21코스) 걷기 끝내기는 이번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다음 기회로 남겨두게 되었다.
첫댓글 추자도의 천주교박해역사,나바론절벽 트레깅은 정말로 귀중한 추억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또 섬 여행시는 기싱변화를 고려하여 베낭을 꼭 지참해야산다는
평범한 상식도 배웠고요.
예약,또 취소,다시 예약등 궁즉통,전화위복,절망,다시 희망과정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은 민성친구,대징,총무역할까지 일인다역을 담당한 희국친구 정말로
잊지못할 여행이어습니다.
나는 3월 26일 추자도 산행 예정으로 있는데
서울 친구들이 먼저 발자욱을 찍었네요~
많은 참조가 되겠습니다
친구들 제주도 한라산 산행과 둘레길 여정에 고생도 많았겠지만 쉽지않은 여행길 ~좋은 추억 남겼네요. 축하합니다
희국아 서울친구들의 추자도 비양도 여행기 보면서 ~ 청춘은 바로지금^^ 생각났다오 사진도 잘 찍었네요 다음산행이 기대되는구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