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송아의 바이올린을 향한 일방적인 사랑을 볼 수 있었어.
송아는 바이올린을, 음악을 사랑하지만 음악은 송아를 사랑하지 않아.
"나는 그렇게 믿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언제 음악에 위로 받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떠오르는건 오로지, 내 짝사랑이 상처받았던 순간들 뿐이었다."
재능없는 사람의 일방향적 사랑은 언제나 절망감을 줘.
음악이 위로를 줄 수 있다고 말했던 송아조차 언제 음악에게 위로를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았을만큼.
끝이 보이지않는 짝사랑에 상처받기만 했었어.
바이올린 잘하냐는 질문에
좋아한다고 밖에 하지 못하는 송아의 모습은 그의 짝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해.
송아와는 반대로 음악의 신이 택한 준영의 재능을 문 밖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송아는
10화 엔딩에서 창문 밖에서 둘의 연주를 들으며 범재인 자신의 위치를 실감하는 것 같기도 해.
이렇듯 꾸준하게 음악에 대한 송아의 짝사랑은 명확하게 그려지고 있어.
그렇다면 음악의 사랑을 받는 준영이는 어떨까?
'무대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돌아온 밤마다 그 애를 생각했고 나의 다른 친구를 생각했다.
이 감정의 이름은 우정일까 연민일까 마음의 부채감일까
생각해 볼수록 왠지 모를 겁이 나 차라리 외면해 왔는데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그 애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사실은 알고 있었다.
다만, 드러낼 수 없는 마음이란 걸 먼저 알고 있었을 뿐'
준영이의 나레이션에서도 밤마다 그 애를 생각했고,
또 자신의 다른 친구를 생각했다고 해.
정경이에 대한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있던 에피소드였지만 다시 보면 준영이는 자신의 친구인 현호에 대한 생각도 놓지 못했던거야.
준영이는 사랑을 깨닫기도 전에 드러낼 수 없다는 마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해.
우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보일 수 없는 마음이라는걸 그 감정을 정의내리기도 전에 인지하고 있었어.
결국 준영이는 혼자서 견디는걸 택하지
그래서 정경이가 자신이 현호에게 상처를 줄테니 가지말라고 하자
준영이가 그토록 사랑해왔던 정경이지만 견뎌내라고 해
정경은 본인이 나서서 현호에게 상처를 주겠다고하며 그 관계를 깨고 준영이만을 얻기 위해 행동해.
준영은 사랑의 대상으로서 정경이는 버렸지만 친구로서의 정경이는 버리지 못해 반주도 해주고,
현호에게도 미국에서의 일에 대한 오해를 풀어달라고 계속해서 말하지.
준영이는 세명의 관계를 지키고 싶어하지만 정경이는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지?
그 오랜 시간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오면서도 참고 견디며 숨겨오던 준영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
현호도 마찬가지야
이를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게 이건거 같아.
준영이가 가지고 있는 사진들은 모두 준영, 현호, 정경 셋의 사진이야.
심이어 셋의 사진을 보고 준영이는 바로 현호를 찾아가
그러나 현호의 집에 놓인 저 사진은 현호와 정경 둘만의 사진이네
현호는 정경과 헤어지고나서도 계속해서 정경과의 관계에만 집중해. 준영과의 우정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
현호는 계속해서 준영이를 탓하지.
정경이를 위해서 송아와 사귀는 것을 말하지 않길 바라고, 너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몰아세워.
현호에게 정경과의 관계에 비하면 준영과의 우정은 생각할거리도 안되는 모습으로 보여.
셋 중에 준영이를 제외한 그 누구도 우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아. 그저 자신이 욕망하는걸 얻기 위해,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상처주지.
결국 이 갈기갈기 찢긴 우정을 혼자 붙들고 사랑하고 있는건 준영이뿐이야.
이런 점에서 준영이의 캐리어는 15년동안 지켜왔던 준영이의 우정, 짝사랑을 담고 있는 곳이라고 보여
사랑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우정에 대한 미련.
준영이 지키고 싶어하는 유일한 그의 세계? 15년간 준영이의 전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던 사람들과의 관계의 보관함인 것 같아.
준영의 마음의 방이 검은색 캐리어이고 그곳에 사랑, 추억, 눈물, 그리고 미련이 담겨있는 것 같아.
그걸 견딜 자신이 없어서 마구 욱여넣고 잠궈놨다가 결국 터져버린거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갈등이 되고 망쳐버린 거야.
송아와 준영이 그들 각자의 짝사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지나버린 사람과 사랑에 안녕을 고하고 차곡차곡 잘 담아서 닫아줘야겠지.
어색한 문장이나 단어가 있겠지만 감안하고 봐줘 :)
첫댓글 맞아 나도 보면서 현호는 준영이와의 관계를 크게 생각 하지 않는거 같다고 느꼈어, 너무 흥미로운 글이다☺️
와 이 분석글 정말 좋다 나도 보면서 박준영이 혼자 지키고 싶어하는 우정 때문에 맘아팠는데...ㅠㅠ 송아가 준영이의 우정이 준영이가 송아의 음악이 되어주길...
준영이 존나 짠해ㅠㅠㅠㅠ그 수많은 밤을 홀로 지새면서 진짜 정경이 현호가 전부였겠지..아휴 그냥 다 손절하고 둘만 행복해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나도 저번주까지는 그냥 다 풀고 친구할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작감이 현실기반 드라마라는걸 강조하는거 보니까 안될거같다는 생각이 들더라..ㅠㅠ
나도 준영이가 혼자만 우정을 지키려는 것같아서 안쓰럽더라.. 송아의 바이올린에 대한 짝사랑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같아서 그게 현실이라서ㅠ 둘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어ㅠ
와 이거 ㄹㅇㄹㅇ공감...준영이 혼자만 우정을 지키려고 하는 것 같음..ㅠㅠ 진짜 준영이랑 송아 둘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우와 해석 대박
이거 진짜 격공인게... 저 캐리어에 물건들 넣고 못버리는게 준영이 성격자체가 그런것도 있지만, 애초에 우정이 먼저여서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캐릭터임ㅠ 현호랑 정경이가 생각한 셋의 우정의 크기가 준영이만큼은 아니었던거....
글 너무 잘썼다ㅠㅠ 잘 읽었어!!
준영이 세계가 송아랑 함께하게 되면서 더 넓어지고 우정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거라 믿는다 ㅜㅜㅜㅠㅠ 쭌쏭 아프지마 ㅠㅠ
현호랑 민성이 이해는 가지만...준영이랑 송아가 너무 짠해...끝까지 우정 지키려고 숨겼잖아 근데 그게 왜 다 얘들탓으로 돌리는지 모르겠어 둘이 행복해라....
글 잘 읽었어
완전 공감되는 글이다 고마워!! 어제 준영이의 우정이 정말 돌이킬 수 없는게 적나라하게 보이고, 송아는 재능의 벽이 가로막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는게 너무 마음 아픈 회차였어ㅠㅠ
와 글 너무 좋다......뭔가 눈물나. 진짜 인간관계가 그렇잖아 우정이든 사랑이든. 그 세월과 추억이 아까워서 놓아야할 때라는 걸 알면서도 억지로 붙잡고 내 속은 문드러져가는... 브람스 보면서 그냥 사랑 얘긴가? 했는데 아니었구나ㅠㅠ 진짜 글 고마워!!
이 글 너무 좋아서 또 읽으러 옴ㅠㅠ 지우지 말아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