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농기계수리팀 "고장 난 농기계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1년 내내 괴산군 곳곳의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농기계 순회수리를 해주고 있는 괴산군농업기술센터 농기계순회수리팀의 팀장 이상현(49), 이인우(41), 임병수(37)씨.
농기계수리팀은 취재를 위해 수차례나 찾아간 후에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올해는 괴산 관내 11읍면 95개 수리마을에서 143개 마을을 대상으로 순회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농기계수리팀은 1일 순회수리 방문시 적게는 15대에서 30대까지 수리한다. 매우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3인 1조의 한 팀만 운영 중이다.
농기계 순회수리는 농기계 사업장이나 수리센터가 없는 오지마을을 중심으로 순회수리를 하고 있다. 또한 농기계 순회수리 현장에서 주로 경운기, 예초기, 관리기 등의 소형 농기계의 조작기술, 정비 및 안전관리요령 교육을 함께 병행해, 농민들의 농기계 운용능력 향상과 수명연장에 도움을 주고 안전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괴산군 감물면 원매전마을 수리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농기계가 한 번 고장나면 뜨거운 땡볕에 수리하기 위해 괴산 읍내까지 힘들게 끌고 가야 한다"며, "이렇게 순회수리를 와 줘서, 바쁜 영농철에 농민들에게는 많은 시간과 비용 절약이 된다"며 고마워했다.
또한 농기계수리팀은 농사철에 많이 사용하는 농기계를 중심으로 기종별로 부품을 다양하게 확보하여 농가당 1회 5만원까지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고 있다.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수리 해주다 보니, 순회수리팀이 온다는 소식은 인근 마을까지 삽시간에 퍼진다.
실제 수리현장에서 경운기의 밧데리를 교체하면서 5만 7천원짜리를 공임비 없이 부품비 5만원을 제하고 7천원만 받았다. 이렇다 보니 농촌 마을에서 농기계 순회수리팀의 인기는 전국노래자랑의 송해가 왔다 울고 갈 정도로 엄청나다. 영농철의 수리팀은 오지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일부러 1년을 기다릴 정도다.
"폐기시켜야 될 기계를 고쳤을 때, 병원에서 죽어가는 사람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은 것과 같은 굉장한 쾌감이 있다"며 이상현 팀장은 농기계수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이 팀장은 "순회수리 팀원들은 모두가 기계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농촌에 대한 사랑이 있어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농기계 순회수리 특성상 근무지가 이동식이라 더울 땐 덥고 추울 땐 춥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순회수리팀은 강행군을 한다"며, "이 일에 대한 열정과 장인정신이 없으면 못 한다"고 피력한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괴산 청천면 덕평리 할아버지 댁의 농기계를 고친 일화다. 농기계의 특성상 단종되거나 부품주기가 짧고 회사가 파산하는 일이 잦다. 그래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한다. 덕평리 할아버지 댁도 그런 경우다. 부품을 구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전국의 농기계 공장, 부품 가게로 전화를 해보고, 또한 인근 청주나 천안 등의 가까운 곳은 휴일도 잊은 채 직접 방문하여 부품을 구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6개월이 걸려 덕평리 할아버지 댁의 농기계를 고쳐드렸을 때 '기계가 아주 고장 나서 못 쓰는 줄 알았다'"며 "무척 고마워 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이렇듯 "농기계 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골 어르신들의 농기계를 고쳐드렸을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농기계수리팀은 앞으로 차량과 인원이 충원돼서 농기계수리팀 한 팀이 더 운영되었으면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농기계 순회수리팀 한 팀이 더 생기길 바라는 것은 수리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의 열망이 더 컸다.
농기계수리팀의 이상현 팀장, 이인우, 임병수씨는 "우리는 똘똘 뭉친 한 팀으로 괴산군 농업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사명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