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Dilemma)
마커스 워십을 통해 알게 된 찬양 중에 “믿음과 삶”이라는 노래를 접하며
가사가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믿음과 삶을 살아내는 실력이/너무나 다른 내 모습을 볼 때에
이 모습도 주가 사랑하실까 /자신없는 내 모습 그저 주님 앞에 있네
나 같은 자도 사랑하여 주시고 /한 번도 나를 떠나지 않으셨네
아픔 속에 주를 작게 여긴 날/꾸짖지 않으시고 내 손 잡아주시네
오직 주님 안에 두렴없네/고난을 통해 날 만드심을 믿네
주님만이 내 모든 것 되시네/주의 강한 손 날 붙드시네>
믿음과 삶의 간격과 괴리에 대한 물음을 근래에 실감나게 던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의 어느 주말, 영하의 추운 날씨에 어느 남자분이 자전거를 타고 교회로 오셨습니다. 6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낯선 분이었습니다.
어떻게 오셨느냐 하자, 근래에 이사를 왔으며 예전에 지나다니며 본교회를 보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추운데 차한잔 하시고 가라며 교육관에서 차를 대접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군내의 타 지역에서 사시다가 인근 마을로 이사를 왔고, 예전에 다니던 교회를 가기에는 거리가 있어 새로운 교회를 물색중이라 하셨습니다.
남루한 옷차림에 말도 좀 어눌한 편이어서 돌봄이 필요한 분 같아 보였습니다.
어느 정도 대화를 이어가던 중 이분은 대뜸 교세와 교인 현황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있는 여성분이 있느냐는 둥 여자 교우 분의 집을 알고 싶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기에 단호히 알려줄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가능하면 예전에 다니던 교회를 출석하시길 권하며 성함과 전화번호를 알려주길 요청하자 적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보는 순간 웬지 낯익은 성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하게 본당 뒤편에 주초에 여성가족부에서 보내온 안내문과 대조를 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안내문에 소개된 성 범죄 전력이 있는 분이 본 교회 관내로 이사했음을 알리는 공지문의 이름과 동일인 이었습니다.
급히 교육관으로 가서 그분에게“아저씨 저에게 하시지 않는 말씀이 있지 않나요? 하자 무슨 말이냐 며 반문하셨습니다.
그래서 아저씨에 대한 내용을 여성가족부에서 관내 단체들에게 공지로 보내오셔서 본 교회에도 게시하고 있노라 하자 몇 해 전에 술에 취해 실수한 일이라며 얼버무렸습니다.
그렇게 12월을 보내던 어느 날, 몇 몇 분의 교우 분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간의 사정을 말씀드리며, 만일 이 분이 등록을 하면 받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노라 했더니, 어느 분은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할 수 없느니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셨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은 선뜻 대답을 못하시며“글쎄요.”하셨습니다.
사실 목회자의 입장에서도 대답을 못하시던 분의 마음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우리 구주이신 예수님은 죄인들과 세리들의 친구가 되셨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즉답을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이분의 경우, 전력이 혼자 살던 여성분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강간 미수라는 꼬리표가 있기에, 교우 분들 중 혼자 사는 분들이 있는 현실에서 쉽사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가 난감한 일입니다.
주일날 한번 나오시더니 그 다음주부터 나오지 않아서 한편으로는 마음의 짐을 벗은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는 점은 고의적 전과가 있는 분이 출석하려 할 때 교회와 목회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딜레마적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