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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그리고 나의 보스턴 혐오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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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내용에 어울리게 바꾸었다.
이제 시계 바늘을 1년전으로 돌려본다.
내 깊숙한 보스턴 혐오에 대한 이유의 원류를 찾아서다. 중류나 하류에 있는 상수원이 오염이 되었다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그 오염원을 찾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서...,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 그냥 넘어가지만, 두번 실수는 즉결 처분감의 대상이 된다고 했던가.
그러니 단 한번의 실수를 뼈에 깊숙히 새기지 않으면 결국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라 하겠지만, 남이 되풀이한 실수때문에 빚어진 결과를 내가 뒤집어 쓰거나 아님 다른 제 3 자가 그걸 억지로 내게 뒤집어 씌우는 것도 어쩔수 없는 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걸까 ...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던 작년 9월 언젠가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였을 것이다.
마무리투수였던 김병현은 마지막 1아웃을 남겨두었지만 왼쪽타자의 몸을 맞혀 주자를 내보내 실점위기를 맞자 뭐가 그렇다는 건지는 몰라도 하여간 좀만하다는 리틀은 김병현을 강판시키고 엠브리를 올린다. 그리고 경기는 순조롭게 끝이 났다, 최소한 그리 본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은 그가 저지른 본격적인 실수 1호...,
그러나 자연은 신기하게도 실수를 하고도 그것이 심각한 실수인지 모르는 자로 하여 그 실수를 또 반복하게 하고는 언제나 그렇듯이 그 두번째엔 용서를 하는 법이 없다. 물론 두번째의 실수도 크게 각인하지 못하면 그 담번엔 더 확실한 징계를 내려주는 법이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실수란 넘은 왜 대체로 연발성인지 이해가 되려 한다, 마지막 단추를 채울 구멍을 찾아헤매기 전엔 원래 첫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사실을 알지못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둘째 단추를 첫 구멍에 끼운 경우는 대략 낭패-_ㅡ;).
연유로, 그 클리블랜드에서의 일이 있고 얼마 후,
플레이오프 디비젼 시리즈 1차전, 점수는 1점차 9회말 오클랜드의 공격, 김병현이 마운드에 오른 상태에서, 희안하게도 클리블랜드에서와 거의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을 때, 리틀이 두번째 단추를 세번째 단추 구멍에 일고의 의심도 없이 끼워 넣는 걸 보는 나는 어이없었지만 그로선 또한 너무도 당연했을 것이다.
결국, 1,2 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 남은 상황에서, 직전 타자를 빠르고 예리한 슬라이더를 꽂아넣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탄탄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었던 김병현을, 리틀은 언제나 그랬듯이 벌건 얼굴로 마운드로 올라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엠브리로 교체했다.
당연히도, 두번째 그의 실수는 용서되지 않았다. 결국 엠브리의 블론, 그리고 보스턴의 연장 역전패로 경기가 끝났으니깐...
그런데...,
펜웨이 홈으로 돌아온 3차전, 참으로 내 귀와 눈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뭐, 김병현 중지손가락 사건을 말하는가 보다... 할지 모르지만, 틀렸다, 선수소개시 김병현에게만 쏟아진 야유와 조롱사건을 이야기하는 거다, 난 김까가 아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2001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도합 3개의 홈런을 얻어맞고 경기를 말아먹은 후 급기야 마운드에 쭈그리고 말았던 김병현...그리고,
그때 내가 그 홈런을 맞은 당사자가 되기라도 한 듯 괴롭고 허탈한 마음에 위로가 될 것을 찾아 들어간 ESPN 사이트에서 발견한, 김병현이 망연자실 마운드에 쭈그린 사진이 사정없이 내 눈을 잡아끌었던 유명한 칼럼의 도입부에 있던 내용...,
'저 멀리 태평양 건너에 고향땅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이녁땅 그것도 필드에서 가장 외롭다고 하는 마운드에서 이틀연속 9회말에 경기를 날려먹는 홈런을 두드려 맞고 그대로 주저앉은 이 조그만 동양청년이 저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었을 것' 이라고 했던 그 대목을 말이다.
그 순간 보다 그를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때가 과연 존재할수 있을까...아마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외로움 측면에서만 본다면 말이다.
그러나,
날 더러, 김병현이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는 순간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작년 펜웨이에서 선수소개시 자기 홈팀의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쳐주다가 유독 그 혼자에게만 야유를 퍼부었던 그 때를 꼽을 것이다.
그 정도로 내게 그 사건과 그들을 이해할수도 이해해줄수도 없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엠브리도 아니고 리틀도 아니고, 최소한 그들과 함께도 아닌 김병현에게만 그런 충격적인 야유를 퍼부었을까?
블론은 엠브리가 한 것이지만, 그 원인제공은 김병현이 했기 때문에?
그럼 엠브리가 먼저 올라와 원인 제공을 똑 같이 하고 김병현이 블론을 했다면, 그네들은 김병현에게 박수쳐주고 엠브리에게 야유를 했을 거란 말인가??
스벌, 그럴리가...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시의 엿같던 내 기분이 결국 그들에 대한 지금의 혐오스런 감정으로 이어져 올 수 있었겠는가...
야튼 난 병현이 느낀 것 만큼엔 물론 만분의 일에도 못미칠진 몰라도 상당한 모멸감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쓰바,
정녕 부상에서 완쾌되지 못한 비 정상적인 몸으로 팀에서 요구하는대로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아서서 급할때마다 등판을 마다않고 연투의 무리까지 해 가며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더니 기껏 그런 노가다의 댓가로 돌아온 것이 홈관중으로 부터의 야유, 그것도 선수소개시간에 단독야유와 조롱이라니...,
하물며 쥐를 몰때도 도망갈 길을 열어주는 법이라고 했는데, 빙 둘러쳐진 원형경기장에 내 몰린 검투사마냥 도망갈 곳없는 그 황량한 곳에다 세워놓곤 야유의 불화살을 날리면 뭐 어쩌라구...
급류에 빠져 대책없이 흘러가던 넘을 죽을 힘을 다해 끌어올려 놓았더니, 뭍에 올라오자마자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자마자 그 넘이 한다는 짓거리가, 고맙다는 말은 고사하고 물에서 끌어낼때 물을 조금 먹게 했다고 귓방망이를 후려치다니...
테러...
그래 그건 테러였다...심리적 테러
원래 물리적 테러는 소수가 불특정 다수를 향해서 하는 것인데, 난 불특정다수가 특정 소수, 특히 1인을 향해 가할때는 엄청나게 심각한 테러가 될 수 있음을 그때 처음 알았다.
팀에 커다란 일조를 한다는 기분과 기백으로 받쳐져 있던 그의 정신은, 보잉 747 여객항공기로 쳐박힌 트윈 타워가 그러했 듯, 그 때 입은 엄청난 충격으로 일순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엊그제 만해도 멀쩡하던 어깨마저 더 이상 쓰지 못하게 해버렸으니, 그게 테러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튕겨져 올라간 그의 손가락 하나야 무너져내린 그의 정신이 나락으로 부딪쳐 튀면서 솟구친 파편조각 하나에 다름아닌 것이구...
겨우 2루타 한 방으로도 호투를 망가뜨리면서 무너지는 게 투수라는 것을 이미 말한바에야, 그런 집단 린치를 받고도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인간이 아닐것이다( 그럼 그네들은 병현이를 터미네이터나 사이보그 뭐 그런 걸로 봤다는 얘기아녀?)
그러니 조그만 동양청년에게 그런 집단 테러를 가한 그들을 내가 곱게 본다면 그건 오사마 빈 라덴을 곱게 보는 떨아이 미국인에 비견되어도 하등 이상할 것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 응당 난 그가 그 사건을 계기로 보스턴을 떠나길 바랬고 응당 그리될줄 알았다,
공짜로 투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집단 테러분자들을 위해서 투구한다는 것도 말이 안될 뿐만 아니라, 그런 인간들을 등에 업고 좋은 투구를 한다는 자체가, 아무리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엉터리 번역 광고카피가 티비에서 흘러다니는 시대라지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이 너무도 명백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야구는 특히 투수에겐 지극한 멘탈 스포츠일 수 밖에 없슴은 이미 2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고, 그렇담 투수 김병현의 심리를 늘 불안하게 만들 여지를 잔뜩 안고 있는 곳임을 보고서도, 그들 프런트가 홈 관중이 싫어하는 그와 계약한다는 것은 나로선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가 거기서 뜨길 바랬던 것은, 이미 벌어진 사태로 짐작컨대, 그 다음해에 입 딱 벌어질 성적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지속적으로 그에게 가해질 심리적 테러가 우려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 알다시피 그 이후에도 김병현은 보스턴에 남았고 그나마 다행히도(?)- 테러의 직격탄은 일단 피하게 되었단 소리다- 올해는 부상후유증으로 헤매 다녔다. 그리고...
내가 우려한대로, 여전히 그는 메이저나 심지어 부상으로 내려간 마이너경기에서조차 보스턴 관중들로 부터 변함없는 야유를 받았고 또한...
여전히 언론으로 부터 홀로지내기 좋아하는 성격등등의 문제를 가지고 씹힘을 당했으며...(신기하지 않은가? 그토록 밥맛인 국내 찌라시들이 하던 패턴을 그네들이 그대로 밟고 있다는 사실이...)
꾸준히 트레이드 설에 휘말렸다.
그리고 2004 포스트 시즌이 채 끝나기 전, 그러니깐 얼마전엔 한동안 시끌벅적하게 만든 일본행에 대한 언론보도까지 나돌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왜? 그런 가망성 거의 제로에 가까운 말도 안되는 트레이드설이 우리나라 신문도 아니고 그쪽 현지 언론에서 심심찮게 들먹거려 지는 걸까...
그쪽은 원래 루머의 천국이라서?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으니 당근 실제로 트레이드 협상이 진행되었을 것이라서??
겉으로야 늘 소스가 있고 소식통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실제 그런 논의들이 오갔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여지껏 그 동네에서 튀어나온 김병현 관련 트레이드 루머들의 전후를 살펴보면, 그것들이 진짜로 시사하는 바는 따로 있다.
다름아니라,
그네들은 그저 김병현에 대한 적대감을 트레이드 루머를 마구 지어내어 기사화함으로써 표현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것.
그들은 진짜 트레이드 가능성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저런 식으로 제발 그를 보스턴에서 내보내는 방안을 강구해 보라고 보스턴 프런트에 말을 하는 대신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수작이 의도한 바에 놀아나 되먹잖은 트레이드 이야기로 덩달아 김병현을 가지고 노는 글들을 이런 게시판에서조차 접해야 했을 때마다 어찌 내 속이 편안할 수 있었겠으며,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그리도 끔찍히 김병현을 싫어하는 그네들을 어찌 내가 김빠가 아니더라도 호감스런 눈길로 바라봐줄수 있고 그들이 환호작약하는 순간에 공감대 밀어넣을 여지를 만들어 볼 추호의 먼지라도 있을수 있겠는가...
여기까지 일단 자르고 마지막 4편에서 계속...해야겠다. -_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