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때 수학을 약간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혹시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
미적분 과정에서 자연로그 또는 자연상수라는 이름으로 방정식에 갑자기 등장하는
e라는 기호가 있다. 일명 오일러 수라고도 부르는 자연로그 e의 값은 2.71828.......인데
대부분은 그런게 있나 보다 하고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 갔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고.
자연계를 수리적으로 설명하려면 여러가지의 고정된 값을 사용하게 된다. 이를 상수(常數)라 하는데
우리가 맨 먼저 접하는 상수는 원의 지름과 둘레와의 비율인 3.14159....로 나타내는 원주율파이다.
이에 못지않게 자연현상, 사회경제현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중요한 상수가 바로 자연상수(자연로그) e라고
하는데,
e를 수식으로 나타내 보면,
e=1 + 1 / 1! + 1 / 2! +1 / 3! ... + 1/ n! = 2.71828.......
위에서 느낌표같은 !는 팩토리얼이라 부르는 1부터 자신까지의 수를 차례로 곱하라는 기호이다.
따라서 3! 은 1x2x3이다.
그리고 라고 쓸 수도 있다.
수학을 손놓은지가 벌써 언제적인데, 저런 골치 아픈 수식은 쳐다만 봐도 머리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학생시절에는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저와 비슷한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였던 여러 개념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끔씩 궁금해질 때가 있지 않던가?
항상 나의 관심을 끄는 분야인 자연과학에 관련된 서적을 어느덧2-300권은 읽은 것 같은데
거기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면서 최근까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저 자연로그e 였다.
요즘같은 좋은 시절에 인터넷으로 조회만 해 봐도 어지간한 건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해서
두산백과사전에서 자연로그를 찾아보면 설명이 이렇게 나온다.
[네이피어 로그(Napierianlogarithm)라고도 한다. 실수 e=1+1/1!+1/2!+1/3!+…=2.71828… 을 밑으로 하는 로그log x를 간단히 ln x로 쓰고, 이것을 x의 자연 로그라고 한다. 자연로그log x와 상용 로그log10x 사이에는
인 관계가 있다. 자연 로그를 상용로그와 구별하기 위해 ln x로 쓰는 경우가 많다. 로그의 이론적 연구에는 [로그 계산은 제곱을 나타내는 지수의 계산 과정을 반대로 진행시키면 된다.
이것은 뺄셈이 덧셈의 반대이고 나눗셈이 곱셈의 반대인 것과 마찬가지다.
로그 계산에서는 지수를 숫자의 머리 위에 붙이지 않고 평범한 숫자의 자리에 놓고 계산한다.
'자연로그'에서 '자연'이란 수식어는 지수적 성장이 자연에서 벌어지는 여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관찰이 반영된 것이다.
e는 수학적으로 보아서 자연적일 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현상과도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명현상의 기본적인 과정, '생장과 사멸'을 수학적으로 가장 정밀하게 표현한다.
그 때문에 수 e는 확률, 통계, 생물학, 물리과학, 탄도학, 공학, 경제학 등 여러 가지의 응용분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일상생활에서 이 숫자는 어디에 사용될까?
우리 주변에 이 숫자에 대한 희미한 흔적이라도 있는 것일까?
있다. 실생활에, 그것도 사채업자들, 아니 더 범위를 좁히면 일수업자들은 오일러의 수를 알고 있다.
우선 일수업자란, 돈을 빌려주고 하루를 단위로 이자를 계산해서 돈을 버는 지하경제 종사자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왜 이들은 귀찮게 매일마다 카드에 ‘일수’를 찍는지 보자.
만약 연간 이자율 12%로 융자를 받았다고 하면 연이자를 기준으로 해마다 1회 (복리로) 계산하여,
빚을 10년 후에 일시불로 갚는다면, 지불해야 할 총액은 원금의 (1+0.12)^10배 (= 3.1 배)가 된다.
10년 후 이자만 원금의 2.1배다.
이제 동일한 이자율을 월별로 적용해 본다면 월이자율은 1%가 되고 10년(120개월)동안의 복리계산은,
원금의 (1+0.01)^120 = 3.3배로, 갚아야 할 이자가 2.1배에서 2.3배로 늘어난다.
더 나아가서, 이자를 일수업자들처럼 하루단위로 적용하면, 한달을 30일, 일년을 360일(10년은 3600일)로
단순화해서 보면, (1+0.01/30)^3600 = 3.32배가 된다.
갚아야 할 이자만 원금의2.32배로 약간 더 늘어난다.
매 시간 단위로 이자계산을 한다면 아주 약간 늘어날 것이다]
백과사전보다는 한결 부드럽지만 여전히 장황하고 혼란스럽다.
자연로그의 의미가 원둘레와 지름간의 비율인 상수파이처럼 선명하게 직관적으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전 어느책에서 단번에 e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설명을 들었다.
그책을 살필요까지는 없을 거 같아 서점에서 선채로 급히 읽었기 때문에 그대로 인용은 어려우나
요약을 하자면,
100원을 빌려주고 연이자는 100% 복리로 받기로 하였다 가정하자.
1년후 한번에 받으면 원금 100, 이자100 해서 200을 받을 것이고
6개월만에 이자를 받으면 6개월이자 50과 원금과 이자를 합한150에 대한 6개월이자 75해서 225를 받는다.
3개월씩 4번 이자를 받으면 첫3개월 이자 25, 두번째 3개월 이자31.25, 세번째는 39.1 마지막은 48.8이다.
그래서 원금100에 이자는 144.15이니 244.15를 받게된다.
이런식으로 이자받는 구간을 잘게 나누어 매순간마다 이자 계산을 하면 최대값은 원금의 2.71828....배
즉 e와 같은 값이 된다. 확하고 머리에 들어 오는 느낌, 물론 잇몸을 꽉 잡아준다는 그런
엉터리 잇몸약 광고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야말로 양주동선생이 "면학의 서"라는 글에서 인용한 남송시대 陸遊(육유) 시 한줄
山重水複疑無路(산중수복의무로),
柳暗花明又一村(류암화명우일촌) 이 아닌가?
첫댓글 미적분, 로그 이런거 왜 배웠는지두 잘 기억이 안납니다. e가 엑스포넨트 던가 하는넘두 있었는디 수학이 잼나긴 했는디 취미생활까지는 ㅠ
어제는 다른 모임에 가셨다고요...? ^^
깜빡잊고는 다른 모임에 갔네요.
여기가 선약인데 다른데 가서 칼총장 전화받고는 아차했슴다.
미워유
우째 이런일! ㅋㅋ 형님 엘로카드 ㅣ장 적립함다 ㅎ
이젠 머리가 돌이 다되어서 뭔 말인지...
너무 어렵네요
전 원래 수학을 싫어하거든요~
암튼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