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대도 트래킹 (9월)
평일인 목욜 하동의 대도(큰섬, 띠섬) 트래킹에 나섰다. 트래킹은 산행으로 흘리는 땀이 별로 없지만 가족과 동반하는 여행이라 참석하였다.
새벽 기상청 일기예보상 여행지 날씨는 흐림이나 하동으로 내려가는 버스에서 비를 만났다.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청승맞게 비를 맞으며 트래킹 해야 하나라는 귀찮은 생각이 살짝 스친다.
오늘 10시에 개통된 노량대교와 왼쪽의 남해대교가 빗물이 흐르는 차창 밖에 보인다.
하차하니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진 것 같다. 대도는 노량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한 10 몇 분 이동하는 거리이다.
흩날리는 빗방울 속에서 나이 많은 소녀는 신이 났다.
비오는 날 바다사람들에겐 귀찮은 이동일 수도 있지만 육지사람들에겐 막연한 기대감을 안겨주는 뱃길이기도 하다.
‘다시 오고 싶은 섬 대도파라다이스’ 간판이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을 차별 없이 반겨준다.
가는 비가 내리지만 이왕 방문한 섬에 그냥 맥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트래킹 지도 : 선착장 – 범선전망대 – 이상덕정원 – 빨간풍차식당 –
해안산책로 – 농섬인도교 – 아일랜드호매표소 – 선착장
대도마을은 장수이씨 집성촌이다. ‘대도’ 하면 김영삼대통령의 ‘대도무문’이 생각난다. 집성촌인 대도마을이지만 외부인이 내부를 들여다보는 차단장치는 각 집마다 설치되어 있다.
불가의 유명한 말인 대도무문은 삼라만상 모두가 문인데, 나만이 보이는 현상으로만 사물을 분석하고 판단하고 있다. 비를 실은 시원한 바람이 어리석은 나의 뺨을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고개를 돌리니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져 있다.
전망대 구조가 조금 생경하다. 내려가면서 보니 범선 모양으로 만든 ‘범선전망대’이다. 보는 시야를 멀리도 하고 가까이도 하여야 숲도 보고 나무도 본다.
이렇게 낚시장소를 여러 곳에 많이 만들어 대여하고 있다. 대도는 어업이 안 되어 한 10년 동안 관광지로 조성하여 지금은 인기가 많다고 한다. 개인이 취미생활을 즐길 정도의 낚시는 잘 되는 모양이다.
뜨거운 여름을 식혀주는 가을비를 맞으며 함초롯이 자태를 밝히는 꽃들과
명상의 언덕에 있는 ‘대도스톤헨지’는 그 규모가 작다. 중국 같으면 인해전술로 퍼부어 놓아 설치를 하였을 것 같았다.
‘빨간풍차식당’이다. 비오는 평일이라 우리 팀 외에는 탐방객이 없다. 보는 사람이 없어도 풍차는 돌고 지구도 돌아가듯이 아름다운 대도의 자연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자연을 즐기자. 내가 즐거워지는 것이 우주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아름답게 설치된 해안산책로로 내려갔다.
해외 유명 휴양지의 한 장면 같은 전경이 펼쳐진다. 이런 경치를 국내에서 본다는 것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비 오지 않는 날 다시 방문하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경치에 약간 눈에 거슬리는 복장이다.
농섬인도교 뒤로 섬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굴뚝이 보인다. 수입유연탄으로 발전하는 ‘친환경발전소’이다.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데 친환경이라는 설명문이 이해가 안된다. 대도무문이다. 분명히 내가 모르는 다른 것이 있을 터이다. 시야를 넓혀보아야 하지만 아직 이해가 안된다.
바다를 포용하고 있는 지나온 예쁜 해안산책로가 눈에 들어온다.
다시 빨간풍차식당 앞의 아일랜드매표소에 일행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선착장엔 유람선과 모터보트가 매어져 있다. 평일 비오는 날씨라 직원도 없고 다른 관광객도 없다. 인적 없는 관광지는 약간 서글퍼진다. 이런 저런 사유로 집행부도 다음 달부터 목욜 산행을 토욜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나도 비바람이 조금 덜 미친 간이의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선착장으로 이동하였다.
이곳 주민들이 이렇게 건져냈는데 지리산에서 내려온 나뭇가지와 생활 쓰레기가 해변에 또 쌓인다며 푸념을 한다. 바다지만 이곳의 행정구역은 하동군이었다. 며칠 전엔 새우 잡는 어망에 옛날 뾰빠이과자 등 비닐봉지가 가득 있는 사진이 전파를 타기도 하였다. 우리가 뿌린 환경이 돌고 돌아 다시 우리에게 오고 있는 것이다.
노량항으로 건너가서 부둣가 횟집에서 깨가 서말이라는 전어회를 먹고 대구로 돌아왔다.
첫댓글 상세한 산행기감하고 갑니다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