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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귀할미통시바위 부근에서 바라본 대야산
소백산에서 속리산까지 대체로 남서쪽으로 달리는 그 소맥산맥의 맥세(脈勢)가 유독 문경과 괴산의 경계에
와서 구불거리는 어간에, 골짜기 천석(泉石)이 빼어나기로는 대야산이 으뜸이다. 산허리에 흘립하는 암벽의
시원스러움이야 희양산에 댈까만, 골짜기 안 물과 바위가 어우러지는 그 화사스러움은 그 희양산의 오봉정골
짜기도 이 산 용추골 둘레의 천석을 못 당한다.
물론 주봉인 상대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상의 암릉들도 꽤 까다로운 편이지만, 골짜기 안의 반석들은
근 3km에 걸쳐 널찍한 한 장짜리 화강암을 아까운 줄 모르고 그대로 장판처럼 깔아놓고, 그 위를 비취빛 물줄
기가 또 구슬다발을 굴리듯이 도도하게 씻어 내리고 있으니, 이만한 계곡미는 이 언저리 산에서는 물론 국내
어느 산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백미편이라 할 것이다.
―― 김장호의 名山行脚, 「大耶山 930.7m - 계곡미 빼어난 문경 ․ 괴산의 산」(월간 산, 1995.6)
▶ 산행일시 : 2022년 6월 25일(토), 맑음, 염천
▶ 산행인원 : 4명(자연, 하운, 메아리, 악수)
▶ 산행시간 : 6시간 43분
▶ 산행거리 : 도상 13.1km
▶ 교 통 편 : 대성산악회 버스로 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20 - 복정역
10 : 07 -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농바위마을, 산행시작
10 : 49 - ┫자 갈림길, 왼쪽은 곰바위, 중대봉 가는 길, 직진은 밀재로 감
11 : 11 - 곰바위 대슬랩
11 : 30 - 중대봉 대슬랩
11 : 48 ~ 12 : 10 - 중대봉(847.7m), 점심
12 : 54 - 대야산 데크로드
13 : 02 - 대야산(大耶山, △931.0m)
13 : 40 - 밀재(밀치, 密峙)
14 : 28 - 823m봉
14 : 52 - 881m봉, Y자 갈림길, 왼쪽이 둔덕산으로 감, 오른쪽은 백두대간
15 : 00 - 마귀할미통시바위 삼거리 안부
15 : 03 - 마귀할미통시바위(892.5m)
15 : 06 - 다시 삼거리 안부
15 : 56 - 밀재 오가는 길과 만남
16 : 02 - 월영대(月影臺)
16 : 24 - 상가지역
16 : 40 - 대야산 주차장, 산행종료
17 : 14 - 버스 출발
19 : 40 - 복정역
2. 산행지도
▶ 중대봉(847.7m)
복정역에서 버스에 오를 때다. 뜻밖에 옛 악우인 반원 님과 빛샘 님을 만난다. 반갑다 말을 다할까. 17년 전인
2005년 9월 미천골 대첩(조봉, 응복산, 암산 등 산행거리 21km, 산행시간 15시간 35분)을 함께 겪은 이후 6년
전에 구미 금오산 현월봉에서 우연히 만났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강산은 변했으되 그들의 밝은 모습은 전혀 변
하지 아니하였다. 지금껏 부부산행을 계속하고 있다니 보기도 듣기도 좋다. 그들 부부는 오늘은 둔덕산만 다녀
오겠다고 한다. 아무쪼록 이 다음에도 산에서 이런 모습으로 뵙기를 소원한다.
내 그간 대야산을 몇 번 갔지만 속리산국립공원의 일원이라는 것을 이제야 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농바위
마을에서부터 비탐구간이라고 안내판을 세우고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모르긴 해도 국립공원으로서의 관리를
느슨하게 하다가 요즘 들어 바짝 조이는 게 아닌가 싶다. 대형버스가 삼송리 삼송천변의 좁은 고샅길을 지나기
에는 약간 버겁지만 조심스레 간다. 삼송리(三松里)라고 하기에 그에 걸맞은 소나무 세 그루가 있을 거라 짐작
하고 차창 밖을 내다보고 농바위 마을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다.
옛날 일이다. 이 마을에 예전에 큰 소나무가 세 그루 있어서 마을 이름이 삼송리가 되었는데, 두 그루는 6.25 때
불탔고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아 있다고 한다. 높이 12.5m, 둘레 4.5m, 나이 600년으로 용송(龍松) 또는 왕소나무
로 불리며 천연기념물 제290호라고 한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인 소나무 열 그루 중 한 그루다. 마을에서 산 쪽
으로 300m쯤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하니 당장은 보기 어렵고 따로 날 잡아서 가서 볼 일이다.
농바위교 앞이 너른 공터로 대형버스를 주차하고 돌리기에 적당하다. 산행시작 지점이다. 동네 주민이라도
이곳은 국립공원 비탐구간이라고 산행을 막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조용하다. 노거수인 우람한 느티나무
를 지나 삼송천변 도로를 간다. 이곳은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 개천이 잴잴 흐른다. 갈림길이 나오면 그때마다
왼쪽의 산자락 길로 간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핀 하얀 묵밭을 지나고부터 숲속 소로가 이어진다.
후덥지근한 날이다. 금방 땀이 줄줄 흐른다. 속속들이 젖는다. 물께나 들이키게 생겼다. 중대봉 오르는 길은 두
군데 있다. 농바위 쪽과 조금 더 간 곰바위 쪽이다. 두 군데 다 금줄을 두르고 CCTV 촬영 중이다. 우리는 곰바위
쪽으로 간다. ┫자 갈림길이 나오고 직진은 밀재로, 왼쪽이 엷은 지능선을 타고 곰바위를 거쳐 중대봉으로 간
다. 센서 방송까지 한다. 멸종위기 2급인 삵과 노란목도리담비 그리고 망개나무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 출입을
단속한다며 위반 시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특히 강조한다.
3. 멀리 가운데가 둔덕산, 그 앞 잘록이는 밀재
4. 멀리 가운데가 둔덕산, 그 앞 잘록이는 밀재
5. 멀리 가운데는 조항산, 그 뒤 오른쪽은 청화산
6. 꼬리진달래, 요즘 한철이다
7. 중대봉 남쪽 대슬랩을 오르는 일행
8. 바위틈에 이끼와 섞여 핀 돌양지꽃
9. 중대봉에서 바라본 대야산
아무쪼록 삵이나 담비가 놀라지 않도록 살살 걸음한다. 차츰 큼직한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오르막이 가
팔라질 무렵 산행코스를 달리 한다. 메아리 님은 자연 님, 하운 님과 함께 둔덕산까지는 가지 못할 거라고 하며
나더러 먼저 가라고 한다. 일단 목표는 둔덕산이다. 7년 전 가을에 오지산행에서 오늘 산행코스와는 반대로 둔
덕산에서 대야산, 중대봉, 농바위 마을로 진행했었다. GPS 거리 14.8km, 산행인원 13명, 소요시간 8시간 14분
이었다.
오늘은 나 혼자이니 속도를 좀 더 낼 수 있겠지만 더운 날이 변수다. 곰바위 가기 전 슬랩을 오르는데 메아리
님이 바로 뒤쫓아 왔다. 아무래도 하운 님으로서는 중대봉을 오르는 연속되는 대슬랩이 힘들 것 같아 자연 님
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밀재, 대야산, 피아골 코스로 진행케 하였다고 한다. 그렇기도 하였겠지만 메아리 님은
내가 혼자 가는 게 마음에 퍽 걸렸으리라. 이래서도 나는 ‘나는 사랑에 빚진 자입니다’(청삼 최태섭의 삶을 기록
한 책 이름이다)이다.
오는 도중 버스 안에서 룽대장님이 중대봉 오르는 슬랩을 사족보행(四足步行)해야 할 거라고 하더니 과연 그러
하다. 암벽 만지는 손맛을 음미할 겨를 없이 달달 긴다. 슬랩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바위는 곰의 모습이 아니
라 두꺼비의 모습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마찬가지다. 슬랩 꼭대기에 오르면 조망이 훤히 트임은 물론이다.
다만 연무가 짙어 첩첩 산 원경이 흐릿하다. 엊그제 폭우가 내렸기에 오늘은 조망이 썩 좋으리라 기대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해 적이 아쉽다.
곰바위 슬랩을 오르고 나서 잠시 완만한 숲속 길을 지난다. 예행연습이었다. 중대봉 대슬랩과 맞닥뜨린다. 외길
이다. 제법 길고 가파른 암벽 틈을 사족보행하고 미끈한 슬랩 위에 올라선다. 매듭진 밧줄이 드리워져 있다.
밧줄을 양다리 사이에 두고 엎드려 붙들고 오른다. 허리에 반동을 주면 힘이 덜 든다. 밧줄을 붙잡은 팔 힘으로
오르려고 해서는 안 되고 발에 힘주어 올라야 한다. 팔은 몸의 균형을 유지케 할 뿐이다. 막판이 약간 까다롭다.
밧줄이 끝나고 왼쪽으로 조금 더 가야 한다. 슬랩이 젖어 있어 엉금엉금 기어간다.
중대봉. 바위 위에 놓인 정상 표지석은 깨졌다. 휴식할 겸사로 나무숲 그늘에 들어 점심밥 먹는다. 오늘은 밥 먹
는 것도 여간 된 고역이 아니다. 워낙 더워 물만 들이켜려고 하지 입맛이 나지 않는다. 산을 가야겠기에 그저 억
지로 목에 넘긴다.
이런 바위투성이인 산을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온 사람이 있다. 연만하게 보이는데 땀을 별로 흘리지 않았고
지치지도 않았다. 우리더러 둔덕산까지 가려는지 물어 그러려고 한다고 하자, 그럼 나도 어서 가야지 하고 앞서
간다. 이후로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말할 때 ‘고무신’이라 한다.
10. 멀리 가운데는 조항산, 그 뒤 오른쪽은 청화산
11. 멀리 가운데는 조항산, 그 뒤 오른쪽은 청화산
12. 대야산 오르면서 뒤돌아 바라본 중대봉
13. 대야산
14. 멀리 가운데는 조항산, 그 뒤 오른쪽은 청화산
15. 남군자산 연릉
▶ 대야산(大耶山, △931.0m), 마귀할미통시바위(892.5m)
중대봉 내리는 길은 슬랩은 아니지만 슬랩보다 더한 험로다. 바위 섞인 흙길 내리막을 직하한다. 잡목과 그 뿌
리가 홀더다. 긴 한 피치 내려 숲속에 들고 길을 더듬거린다. 분명한 인적을 쫓아가지만 번번이 절벽에 막히고
만다. 뒤돌아 다른 인적을 쫓곤 한다. 깊은 바위절벽 중턱의 좁은 밴드를 가느다란 밧줄 잡고 지나면 어려운 데
는 없다. 비탐구간이라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요란한 센서 방송을 못 듣는 채하고 목책 넘어 대야산
데크로드에 오른다.
많은 등산객들이 대야산 정상을 오간다. 아까는 바윗길 험로라서 발걸음이 더뎠지만 이제는 줄선 등산객들 뒤
따르고 마주 오는 등산객들에게 길을 양보하느라 발걸음이 더디다. 대야산. 드문 경점인데 오늘은 심한 연무로
사방이 뿌옇게 보인다. 건너편 희양산조차 눈비비고 살펴서 알아본다. 삼각점은 ‘속리 305, 2003 재설’이다. 대
야산 북쪽의 장성봉, 악휘봉까지도 출입금지 구간이다. 백두대간 암릉 중 가장 껄끄러운 데가 이 대야산 북쪽의
암릉이다고 많은 종주꾼들은 입을 모은다.
대야산 북쪽의 버리기미재는 불란치재보다 나중에 뚫린 고개다. 고서에는 불란치재(옛 이름은 불한령 不寒嶺)
을 경계로 동쪽은 경상도(문경)이고 서쪽은 충청도(청주)였다. 김장호는 그의 「名山行脚」에서 不寒嶺, 또는 弗
寒嶺, 佛院峙 등의 기명을 한자 뜻과는 상관없이 향찰로 되새겨 ‘발한’ 즉 벌판 안쪽에 있는 고개라는 뜻이었을
것으로 보고, 국토지리정보원의 ‘불란치’에는 근거가 없다고 한다. 또한 불란치재(불한령)는 내외 선유동의 경계
이기도 했다. 우복 정경세(愚伏 鄭經世, 1563~1633)의 「동쪽 선유동의 반석에 제하다(題東仙遊洞盤石」)라는
시다.
兩仙遊洞好相隣 두 선유동 서로 간에 가까이 붙어 있어
只隔中間一嶺雲 중간에는 한 고개의 흰 구름만 놓여 있네
莫把名區評甲乙 명승지를 가지고서 좋고 나쁨 논평 말라
天將水石與平分 하늘이 돌과 시내 양쪽 같게 나눠 줬네
불한령(不寒嶺) 동쪽은 문경(聞慶) 땅이고 서쪽은 청주(淸州) 땅인데, 두 곳에 모두 수석이 아름다운 곳이 있어
서 모두 선유동(仙遊洞)이라고 부른다. 서로 간의 거리는 겨우 이십 리 남짓으로, 유람하는 자들이 서로 자신들
이 있는 곳이 더 좋다고 하여 어느 곳이 더 좋다고 정할 수가 없다.(不寒嶺以東爲聞慶地。以西爲淸州地。兩處
皆有水石之勝。而俱名仙遊洞。相去僅二十里。遊賞者互有左右。卒莫能定也。)
ⓒ 한국고전번역원 | 정선용 (역) | 2003
밀재 가는 길. 슬랩과 암릉을 덮은(그래서 등산로를 재미없도록 버려 놓은) 데크로드를 간다. 밀재에서 오는 자
연 님과 하운 님을 만난다. 우리는 둔덕산을 갈 거라고 하지만 내뱉는 말에 힘이 없다. 둔덕산이 가물거린다. 대
야산을 오를 때 우리 시야에 잡힌 ‘고무신’도 둔덕산은 가지 못할 것 같다. 밀재를 오가는 많은 등산객들에 섞여
내린다. 대야산은 그가 품은 용추골 둘레의 천석으로 해서 단연 여름 산이다. 이따 그 천석에서의 탁족은 선유
의 경지일 것이다.
16. 대야산에서 바라본 조항산
17. 흰 암벽이 보이는 산이 희양산
18. 둔덕산
19. 왼쪽 멀리가 낙영산과 도명산
20. 중대봉, 멀리 왼쪽은 속리산 연릉
21. 마귀할미통시바위 부근에서 바라본 대야산
22. 앞 오른쪽은 조항산, 멀리 왼쪽은 연엽산, 그 오른쪽은 시루봉
밀재. ╋자 갈림길 안부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왼쪽 월영대로 간다. 우리는 잠시 숨 고르고 백두대간 길
823m봉을 오른다. 오르막 0.85km. 이때껏 가장 힘든 구간이다. 여섯 피치로 오른다. 각각의 피치를 오르고 나
면 얼마간 가파름이 수그러들어 가쁜 숨을 달래곤 한다. 그래도 발걸음은 무겁다. 문득 ‘사의 찬미’를 읊조린다.
경치도 둔덕산도 다 싫다. 마귀할미통시바위 ┫자 삼거리에서 탈출하기로 한다. 시간이 절대 부족해서다. 데드
라인 16시 30분, 버퍼 30분을 감안하면 17시다. 그 삼거리 탈출도 빠듯하다.
823m봉을 올라서면 백두대간은 왼쪽(동쪽)으로 직각방향 튼다. 당분간 숲속 부드러운 길이다. 간혹 능선에 부
는 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둔덕산 Y자 갈림길인 881m봉 오를 때 반원 님을 만난다. 혼자서 둔덕산을 넘어 오는
길이다. 빛샘 님은 먹은 게 탈이 나서 도중에 산행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반원 님은 밀재에서 월영대로 갈 거라
고 한다. 반원 님 역시 바쁜 걸음이다. 갈림길에서 등로 벗어나 약간 더 간 암봉이 경점이다. 조항산 너머로
청화산, 속리산 연릉이 흐릿하게 보인다.
한바탕 우르르 쏟아져 내리면 마귀할미통시바위 ┫자 삼거리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있어 바로 위의 마귀할미
통시바위나마 다니러간다. 한 피치 오르면 등로 살짝 벗어나 암반이 나오고 암벽 암릉에 막힌다. 그뿐이다.
뒤돌아 삼거리로 내린다. 여기도 월영대로 이어지리라. 줄달음한다. 한참 너덜 지나야 계류가 잴잴 거린다.
좌우사면을 번갈아 내린다. 협곡에서는 인적 쫓아 왼쪽 암릉에 붙었는데 얼마 못가 절벽에 막힌다. 뒤돌아 계곡
바닥으로 내려 건너편 뭇 산행표지기 안내에 따라 사면에 붙는다.
지능선을 잡는다. 525m봉을 오르고 급전직하하여 옥계반석이다. 물소리만으로도 시원하다. 탁족할 틈도 없다.
웃옷만이라도 벗어 계류에 담갔다가 입는다. 당장은 알탕하는 기분이다. 계류 건너 밀재에서 오는 탄탄대로와
만난다. 여태 우리가 내린 길에 비하면 신작로다. 5분 남짓 가니 월영대다. 월영대는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는
높은 대(臺)가 아니다. 밝은 달이 중천에 높이 뜨는 밤이면 반석에 흐르는 옥계에 어리는 달빛이 아름답다 하여
월영대다.
월영대는 대야산 산행교통의 요충지다. 피아골을 거슬러 대야산 정상으로 가고, 밀재는 물론 마귀할미통시바위
능선으로도 간다. 이정표에 대야산주차장은 2.3km다. 바쁘다. 계류는 피서 온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이 가득하
다. 우리는 다만 곁눈질하며 내닫는다. 상가지역에 다다르면 계류와 멀어진다. 나로서는 여기서부터 대야산주
차장 가는 농로가 오늘 산행 최고의 험로다. 농로 아닌 왼쪽의 산자락 숲속 길로 갔어야 했다. 내가 월영대에 들
러 서성거리는 사이에 메아리 님은 그리로 앞서 갔다.
산악회에서 안내방송으로 각별히 주의하시라 당부했고, 또 길바닥에 깔지를 놓았다고 하는데 자세히 살피지
못했고, 주차장이 산자락 언덕바지에 있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도로 따라 가다가 앞서가는 신사산악회 회원
에게 물어 왼쪽 농로로 꺾어 오른다. 자칫했으면 마냥 도로 따라 내려갈 뻔했다. 상가지역에서 대야산주차장까
지 달음질하다시피 하여 16분이 걸린다. 땡볕을 얼굴과 온몸에 고스란히 안고 간다. 얼굴이 까맣게 타다 못해
볶아진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집에 오니 아내가 너무 까매서 나인 줄을 얼른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이러니
험로가 아니겠는가!
버스 그늘에 앉아 뒤풀이 시간 30분을 반원 님과 메아리 님, 나 셋이 함께 자리한다. 문득 세월을 십 수 년 거슬
러 간다.
23. 백두대간 조항산
24. 오른쪽 멀리는 둔덕산, 앞의 바위는 마귀할미통시바위
25-1.구왕봉과 희양산
25-2. 7년 전에 둔덕산과 대야산, 중대봉을 산행할 때의 오지산행 신예들
26. 조항산
27. 월영대(위쪽 부분)
첫댓글 거창 가조 두무산에도 통시바위가 있는데, 여기는 마귀할멈통시바위군요... ㅎㅎㅎ
맞아요. 두무산에도 통시바위가 있지요. 거기는 통시가 분명한데, 여기는 그 모양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고무신이 의외로 암릉에 적합합니다. 앞으로 고무신 1벌 준비요~ 더울때는 바우로~~~
딴은 그렇겠네요.
그렇지만 아예 고무신으로 다니시니.
대야산을 내릴 때는 한 술 더 떠 맨발로 오는 사람과 마주쳤습니다.^^
@악수 기인열전을 보셨군요
습도 높고 더운 날씨에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가까운 낮은 산을 갔는데 공사중인 남의집 대문도 넘고 ㅋㅋ
고무신 신은분 연세도 꽤 드신분 같은데 산을 잘타더라구요.
아하, 대성 고정 멤버이군요.
대단한 분입니다.^^
염천속에서 기인들(고무신, 맨발)과 기암절벽을 다녀왔습니다...그래도 산은 좋아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준비하신 덕순주도 무척 맛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