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센타 20층 국제회의실, 신인상 시상식과 함께
예총 2006년 예술인상 수상식이 있었다.
시상식은 KBS 오유경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올해 2006년도 예술세계 문학부문 신인상은 시부문에서 딱 3명, 수필 2명,
소설과 평론은 작품이 미흡하여 아예 뽑지를 못했단다.
전국에서 온 많은 예술인들의 영광스런 자리에서 시상식을
하여 축하를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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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문 등단자 3명과 예총회장 국악인 이성림님
한상림 ( 당선작 3편 )
그림자 나무 / 한상림
플라타너스 그림자가 아파트 벽을 흔든다
어둠 안에서 제 몸을 들여다보는 나무
가지를 비틀어 가로등 불빛에 엑스레이를 찍어대며
땅 속 깊은 곳 물기를 쭉 뽑아 올린다
뿌리의 힘이 웃자랄수록 가지 끝의 흔들림은 자유롭다
흔들림에 그림자는 자라고, 한번도
관통하지 못한 햇살이 둥근 몸통을 뚫어
자꾸만 뿌리 끝을 간지럼 태우면
흑백사진속의 이파리들은 소란스럽다
건너온 비바람을 기억하는 나무
이파리들의 무수한 자맥질,
겨울이 되면 또 다른 기억들을 녹음할 것이다
무수히 이어지는 통로를 지나 더 높은 곳으로
검은 그림자를 밟고 올라가는 물줄기들
어디선가 흐르는 물소리 들려온다
거꾸로 타셨다구요 / 한상림
방화행 열차를 타셨다구요
누군가 가슴에 불을 지피고 싶은 날
방화행 열차를 타세요
그러나 어쩌나요
이왕 타신 김에 그냥 방화행으로 쭈욱, 가보세요
기억들이야 어디서든 거꾸로 잘 돌리면서
한 번쯤 잘 못 탔다고
삶이 확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사람들, 달리는 전동차 안에서는 단잠에
잘도 빠져 들어요
삶이 잠시 어긋났다고
뭐 세상, 뒤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전동차는 회로대로 달려가며
종착역에 내려 주어요
거꾸로 타셨다구요,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릴 수도 있잖아요
46kg 육신이 64kg으로 변했다고
당신이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가다보면, 즐거운 일
아니면 어느 역에서 우릴 기다릴지 몰라요
그대로 쭈욱 한 번 가보세요
고독한 전사(電使) / 한상림
산 능선 운무 사이
우뚝 치솟은 송전탑, 하늘과 나무들의 숨소리 모아
푸른 뼈로 갈무리하는 숲을 키운다
우거진 숲 속에서 우뚝 귀를 세우고
눈 아프게 빛을 발사 중인 고독한 전사에 대하여
곰곰 되씹어 본 적 있었나
그저, 스쳐가는 바람에 버거운 무게를 달고
구름이 걸쳐 놓은 옷자락 들춰 보면서
묵묵히 제 소리를 키울 뿐이라고
엄청난 힘을 줄에 담고서도 두 가닥이
한사코 한 몸 될 수 없어 따가운 빛으로 타닥거릴 뿐
바람과 구름 말고는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
뜨거운 몸이지만 결코 뜨거워질 수 없어
쉼 없이 웅웅거리는 울부짖음을
숲이 말없이 끌어안고 사는 거라고
더 높은 곳을 향해 꿈을 키우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경계선 안의 철탑일 뿐이라고,
그로 인해 세상의 서늘한 모퉁이를 밝혀줄
고독한 전사라는 것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선소감문:
억새의 질긴 뿌리처럼
명성산 늦가을 억새밭에서 당선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를 에워싼 하얀 억새꽃들이 순간,
일제히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눈이 부셨습니다.
억새밭에 앉아 억새의 질긴 뿌리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람 앞에 제 뿌리를 놓지 않는 억새를 바라보았습니다.
땅속에 발목을 깊이 묻고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 질긴 억새처럼 제 시의 뿌리가 깊었으면 합니다.
소녀 적부터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넷 낳아 기르도록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울림을 누르며 살다가 삼 년 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첫 아들을 잃었습니다.
그 당시 삶과 죽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되었지만,
역시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 받을 수 없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고백하듯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습니다.
그러다 늦깎이로 시작한 시는 죽을 만큼 힘들었던 아픔을
견디는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부족한 저를 아껴주시고 보듬어 주시던 마경덕 시인님과
나정호 작가님 고맙습니다.
함께 공부한 문우들, 격려를 보내준 남편, 저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예술세계'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첫 걸음입니다. 걷는 법부터 배우겠습니다.
첫댓글 한상림 시인님, 축하드립니다.모습까지 아름다우십니다
좋은 글 읽었습니다, 신인상 당선을 정말 축하드리고, 문운이 활짝 열리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수필도 잘 쓰시더만. 시로 상을 받게 되었군요. 글 좋습니다.
가슴 따스한 글들주신 시인님들..........추카드립니다..........좋은 글......감사합니다.........
해 냈군요..당당하신 한상림 수필가&시인님 축하합니다~~!!
네,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레나님 ^^(한상림 수필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