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해도 알루미늄 교역량 변화 없을 것
미국 업계도 "캐나다 알루미늄 없인 못 산다" 인정
키티맷 제련소 1천100명 일자리, "안전하다" 선언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캐나다 알루미늄 업계는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리오 틴토 알루미늄 부문 책임자 제롬 페크레스씨는 최근 BC주 키티맷 제련소를 방문해 "침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인구 8천 명의 키티맷에서는 약 1천100명이 알루미늄 제련소에서 일하고 있다. 캐나다 철강 업계가 관세 압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과 달리, 알루미늄 업계는 차분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
무역 통계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철강은 캐나다-미국 간 교역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알루미늄은 판이하다. 미국은 캐나다에 수출하는 양보다 3배 이상 많은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수입국이며, 그 대부분이 캐나다산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구매자들도 이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미국 간 대부분의 계약에는 미국 기업이 관세를 자체 부담하기로 약속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첫 임기 때 알루미늄 관세가 부과됐을 때도 캐나다 기업들의 가치는 오히려 상승했다. 약 5억 달러의 가치가 캐나다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알루미늄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전기 비용이다. 퀘벡과 BC주는 풍부한 수력발전으로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받지만, 미국 생산업체들은 그런 혜택이 없다. 퀘벡블록당 의원들은 "댐은 접어서 가방에 넣고 국경을 넘어갈 수 없다"며 캐나다의 불변하는 경쟁력을 강조했다.
미국 알루미늄 업계도 이 현실을 인정한다. 미국 알루미늄 대기업 알코아의 빌 오플링거 CEO는 관세로 인해 미국 알루미늄 산업에서 약 2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저렴한 전기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관세를 부과해도 캐나다와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알루미늄 관세가 소비자와 기업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나 건축 자재 같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알루미늄이 국경을 여러 번 오가기 때문에, 최종 제품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알루미늄 생산 자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페크레스씨는 "일자리나 투자 계획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